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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대학생, 2006~2008

한 해 최고의 축제, 연고전(고연전..???)이 다가온다!!

by hyperblue 2007.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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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연고전!!!(고연전)이 불과 몇 일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연고전을 즐기기 위해 학교에 입학했다.'는 누가 들어도 말이 안되는 소리에 축제 기간에는 고개가 끄덕여질 정도로 즐기는 이들에겐 이십평생 경험해보지 못한 최고의 축제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연고전은 나름 그 역사가 깊은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양교의 축제이다. 연세대학교 응원단 홈페이지에 있는 정보에 따르면, 1956년에 첫 연고전이 열렸다고 한다. 그 보다 전에, 두 학교의 전신인 연희전문학교와 보성전문학교는 1927년에 '조선축구대회'라는 이름으로 시합을 갖기도 했다.

현재는 야구, 농구, 축구, 빙구(-_-아이스하키..), 럭비 총 5개 종목에 걸쳐 경기를 갖고 있으며 이틀 동안 진행된다. 작년에는 2승 1무 2패로 무승부를 기록했으며, 농구경기에서 연대 측의 선수명단에 불만을 제기하며 고대가 보이콧을 했다가 다시 재개하는 등 여러 사람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장면도 있었다.

연고전은 많은 사람들에게, 심지어는 소속 학교 학생들에게까지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일단, 연고전은 단순한 체육대회 성격을 갖기도 하지만 그 승패 결과에 양교 학생은 물론 교직원들도 그 당시나마 민감하게(?) 반응하는게 사실이다. 많이들 비판하듯이 연고대 양교가 '조그만 한국 안에서 2인자 싸움'을 하는 가운데 몇 십년간 지속되어온 라이벌 의식은 그리 쉽사리 청산되지 않고 대물림하여 그 깊이가 더해지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친선 스포츠행사'이지만 대내적으로는 '사활을 건 전쟁(특히 당사자인 운동부 선수들에게)'이기 때문에 경기가 상당히 거칠게 가는 경우도 허다하다. 작년의 기억을 돌이켜보면 출정식 때, 한 운동부 주장선수가 "1년 동안 준비하는 그 어떤 큰 경기보다도 연고전에 목숨을 걸고 있는게 사실입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양교는 우수한 선수들을 유치하려 갖은 애를 쓰고 있고, 프로급 선수들이 참가하여 경기를 벌이면서 애초의 취지인 '아마추어리즘의 실종'이라는 비난까지 받고 있다.

둘째로, 극도로 흥분한 양교 학생들이 가는 곳마다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는 행태가 지역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발달된 인터넷 미디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이 '아니꼬운 모습'에 분개하여 양교 학생들의 자질을 논하며 축제 자체를 질타하고 깎아내리는 모습을 여기저기서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이 부분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부분이다. 분위기에 취해 지하철에서 말뚝박기를 한다든가 하는 행위는 사회적으로 용인될 수 없는 행위임이 자명하다. 하지만 나도, 우리도 사회적 기대를 받는 대학생이기 이전에 혈기왕성한 스무살 청년들이고 극도의 흥분상태에서는 이성이 혼미해지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은 축제에 참가하는 학생들, 반과 동아리 등의 자치단위들이 좀 더 신경써서 다른 주민이나 시설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더욱더 노력해야 하지 않나 싶다.

양교의 큰 축제이면서 잠실 주 경기장이나 목동 아이스링크 등 학교 외부 시설물을 이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몇몇 네티즌이 주장하는 '니들끼리 놀려면 조용히 학교 안에서 놀아라!'는 심정은 이해하나 현실적으로 수용이 불가능한 부분이다. 이 부분은 앞으로도 해결될 수 없는 부분이니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경기장을 이동하는 학생들의 이성과 자제심, 아니꼬워도 이틀만 꾹 참아주는 지역주민들의 너그러운 마음을 바라는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분명히 양교의 축제이면서 외부의 부러움과 시샘을 받는 큰 행사이기에 비판 혹은 평가절하는 있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작년에 '신촌 거리에 걸린 연대 측 연고전 현수막' 등을 둘러싼 한 외부인의 비판은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정확한 출처는 기억나지 않으나, '오마이뉴스'였던 것으로 추정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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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신촌의 '연세로'에 걸렸던 연고전 기간 현수막이다. 누가 봐도 참 유치하다. 학교를 오고가며 친구들과 킥킥 웃었던 기억도 난다. 근데 한 기사에서는 이것을 너무 진지하게 '까고' 있었다. 저 유치한 문구들을 꼬집으며 '상대 학교에 대한 저질적 비하'라며 핏대를 세우는 그 기자를 진심으로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자기들의 '객관적(이라 주장하는)' 시각만 앞세우며 양교 관계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그 '진지했던' 비판은 나를 비롯한 대부분의 양교 학생들에게 반발심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그에 동조하는 학생들 및 외부인이 꽤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여튼, 연고전과 관련된 여러가지 사안들은 참...축제의 당사자인 나로서는 뭐라고 하기가 힘든 문제이다. '외부의 따가운 시선'은 조금씩 병폐를 개선해 나가더라도 당연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야 할 듯.


심각한 척하며 글을 써내려갔지만, 사실 매우 설렌다. 연고전 최고의 경기는 축구도, 농구도 아닌 '응원전'! 응원전까지 포함해서 양교 모두 "6전 전승,필승,압승!"을 외치는만큼 응원은 연고전을 즐기는데 있어서 필수불가결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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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아이스하키 승리 직후!

나 역시 2학년이 되어도 응원가 앞에서는 그저 미친놈일 뿐이다. 나 뿐만 아니라 모두가 미쳐버린다. 연고전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이것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내게는, 아마 많은 사람들에게도, 실제 경기결과는 그닥 중요치 않다. 우리들은 그저 응원을 통한 카타르시스 경험에 열을 올릴 뿐이다.

"무엇인가를 이유로 응원을 해야만 한다, 하고 싶다,
몸을 흔들고 싶다, 괴성을 지르고 싶다!!"

이 문장이 내가 생각하는 연고전을 즐겨야 하는 이유이며, 답이다.

어쨌든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오고야 말았다. 추석 때문에 평년보다 좀 늦춰져서 10/5(금)~10/6(토) 양일간 진행된다.

작년의 경우 잠실에서 열린 축구경기는 SBS Sports에서 생중계하고, 다른 경기들도 인터넷을 통해 고대방송국 쪽에서 생중계했던 것 같다. 혹여, 관심이 있는 분들이나 개인사정으로 현장에 있을 수 없는 학우들은 이런 매체를 활용해도 좋을 듯 싶다.

올해, 2007년 연고전 일정을 첨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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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또한 연고전과 관련한 새로운 사이트가 생겼다. '온라인 연고제'라는 사이트인데, 고대생들의 커뮤니티인 고파스 사이트 하위에 개설된 게시판이다. 둘러보니 조금 썰렁한 감은 있어도 나름 신선하다. 양교 학생들 간의 친목 도모용(?)으로 제작된 것 같은데...아무나 글을 쓸 수 있어서 디씨인사이드를 방불케하는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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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현재의 5경기 종목이 확정되어 치뤄진 1965년부터의 연고전 전적을 첨부한다.

개인적으로는 내년 군입대 전 마지막 연고전인만큼, 복학 후에는 지금처럼 '찌질하게' 놀기에는 약간 낯이 뜨거워지는 만큼, 올해 한번 죽어라고 온 몸을 불살라야겠다고 전의를 불태워본다.

응원전까지 연세의 6전 전승, 필승, 압승! 을 믿어 의심치 않으며 두서없는 글을 줄인다.

올해 연고전은 작년과 같은 불협화음 없이 연대와 고대 양교 사이의 진정한 화합의 장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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