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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의무경찰, 2008~2010

마지막 휴가.

by hyperblue 2010. 5. 1.
인생의 마지막 휴가라고도 할 수 있으려나. 그냥 젊은 날의 마지막 휴가라고 하고 싶다. 길고긴 군복무의 끝이 보인다. 사실상의 근무를 마치고 제대휴가를 나왔다. 기분은 민간인이다. 예전과 같은 부대복귀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아직 한두번 들어가서 잠을 더 자고 나와야하지만, 말그래도 잠만 자야할 뿐이다.

신도림역을 왔다갔다 했는데, 방범나온 의경들이 보인다. 뭐눈엔 뭐밖에 안보인다고, 어딜가나 눈에 띈다.

독일어학원을 등록했다. 고등학교 때 미친듯이 배운 이 언어에 대한 알 수 없는 애착이라고나 할까. 실상 쓸일은 거의 없지만, 왠지 '나 독어 좀 했어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격증을 하나 갖고 싶었다. ZD. 열심히 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겠다.

노트북이 생기니 데스크탑에 전혀 손이 가지 않는다. 진정한 유비쿼터스 라이프를 향해 다가간 느낌이다.

내가 정말 지난 2년간 뺑이친 군바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지금은 전혀 아직 군인인 내 신분에 대한 자각이 없다. 이렇게 쉽게 뇌리에서 잊혀지리라곤 생각안했는데...

어제 천안함 장병들의 장례식을 TV로 보면서 정말 오랜만에 눈물다운 눈물을 흘렸다. 그들의 그 숭고한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길게 봤을 때, 나 스스로가 부단한 자기계발 노력을 통해 사회, 경제의 국력증강에 일조하여 내,외부의 적들이 우리를 우습게 보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절실히 느꼈다.

내가 숨을 쉬는 오늘은 어제 죽은 이들이 그렇게 갈망하던 내일이기에.
전역 후에는 되도록 시간낭비를 줄이고 내 할일을 다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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