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여기에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참 부끄럽다. 여기저기에 '저는 이렇게 해서 합격했어요'란 합격수기만 잔뜩 있는 마당에, '저 불합격했어요'라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는 것 같으니깐.

 

지난 2013년 2/24(일) 제48회 공인회계사 1차 시험일이었다. 약 2년간 바라보며 준비했던 시험이다. 결과는 실패. 1차 시험조차 통과 못하는 바보같은 내 모습에 잠시동안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간절히 합격을 염원하며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신 부모님과 가채점 후 대면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평소에 날 응원해주시던 모습들을 계속 봐왔기에 충격이 얼마나 큰지 눈에 보였다. 사실 나보다 부모님이 더 힘들어하신 것 같다.

 

내 나이 이제 스물일곱. 2년을 이 공부에 투자했다. 불합격이 확실시 되는 마당에 '매진, 전력투구' 같은 단어는 차마 낯뜨거워서 못쓰겠다. 사실 그렇지도 않았던 것 같다. 적잖이 놀았고, 적잖이 즐겼다. 막판에 체력을 소진하며 스퍼트를 낸 것은 시험 전 약 6개월 정도이다.

 

하루에 순공부시간 10시간 이상을 꼬박꼬박 채우려고 노력했다. 6개월 정도 매일매일을 관리하기 위한 공부계획표를 만들어서 기록했고, 거기에 적는 나의 공부기록이 헛되지 않게 하리라 늘 다짐하면서 하루하루를 살았다. 아침 6시에 기상해서 온 몸을 옷과 목도리로 싸매고 아직 아침해의 따스한 온기를 머금지 않은 차디찬 새벽공기를 마시며 학교 중앙도서관에 등교했고, 시커먼 밤하늘이 드리운 늦은 밤에 집에 돌아오는 일상을 반복했다. 힘들었지만 행복했다. 다른 누군가는 더 고된 일상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며, 이것은 순전히 내가 선택한 길이었기에 누군가를 원망하지도 않았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복된 시간이었다.

 

2월 초에 1차시험을 약 20여일 남겨두고 모의고사를 봤다. 점수가 안좋았다. 그 때 그 충격은 뭐라 형언할 수 없었다. '모의고사는 모의고사일뿐'이라고 친구들이 위로해줬지만, 막상 내가 쌓아온 내공이 이 정도 밖에 안된다란 생각과 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 앞에 좌절했다. 그렇게 남은 3주 정도 지옥같은 나날을 보냈다. 소위 말하는 '멘탈관리'의 실패였다. 감기 한번 앓지 않고 건강관리를 하던 내게 심한 몸살 감기가 찾아왔고, 몸 여기저기에 이상신호가 왔다. 정신적 패배감이 육체에 발현되는 것 같았다. 그렇게 하루하루 침전과 회복을 반복하던 끝에 결국은 좋지않은 결말을 맞게 되었다.

 

자취방 한 켠에 가득 쌓인 수험서적과 지난 날을 회상하니 눈물이 나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남은 것은 무엇인가'라고 수 없이 자문했지만, 쉽게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냥 내가 왜 이 길을 택했었는지와 지난 수험생활 전반을 돌아보려고 노력했다.

 

#2.

 

'회계사'란 직업을 알게된 것은 대학교 입학 후 였다. 정확히 무엇을 하는 직업인지도 잘 몰랐다. 마치 졸업하면 훗날 최고경영자가 될 것만 같은 느낌때문에 경영학과를 지망했고, 합격했다.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학교에 제출하는 장래희망에 '국제변호사'등을 적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생각하면 초등학생 때 적었던 '대통령'과 같은 느낌이다.

 

우리 반은 유난히 회계사를 준비하는 선배들이 많았다. 당시 선배들 말로는 03~04학번 때 부터 유행처럼 반 내의 분위기가 번졌다는데, 어쨌든 그런 분위기 속에서 나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합격자도 꽤 많았다. 하지만 당시엔 알지 못했다. 그 정도의 합격자를 내기위해 몇 배의 수험생이 존재했었다가 지금의 나처럼 이름을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다는 사실을.

 

사실, 이 시험은 어찌보면 만만하게 생각하기 쉬웠다. 기본적으로 '준(準)고시'라고 불리며 행정고시나 사법고시 같은 악명높은 끝판왕급 시험보다는 그 진입장벽이 낮다는 인식이 형성되어 있다. 나 역시 이런 유혹(?)에 넘어갔던 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왠지 행시나 사시는 어림도 없을 것 같았고, 이 시험은 위의 고시보다는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대내외적 인식에 동의하며 수험계에 발을 들였다. 블로그의 지난 포스팅을 보면, 공부를 갓 시작했을 때의 패기넘치던 내 모습이 보인다. 마음 같아서는 부끄러워서 싹 다 지우고 싶지만, 그것도 인생의 기록이기에 남겨두었다. 그리고, 매년 1000명 정도의 최종합격자가 나온다는 것도 이 시험에 뛰어들도록 유혹하는 유인이다. '공부 깨나 했다는 사람들'에게 '저 1000명에 내가 못들리가'란 근거없는 자신감 정도는 누구나 가질 수 있지 않은가.

 

회계원리를 수강하며 전의를 다졌다. 중급회계에서 움찔했다. 세법을 공부하며 '때려칠까'란 고민을 했다. 재무관리를 공부하며 '재미는 있는데, 이걸 시험장에서 제 시간에 풀 수 있을까' 싶었다. 상법을 공부하며 '회계사는 이런 것까지 알아야하나' 생각했다.

 

회계원리는 정말 빙산의 일각이라고도 볼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시험의 시험범위는 알면 알 수록 방대했다. 동차로 일찌감치 합격하고 요즘엔 행시에 매진하는 능력자 친구는 내게 얘기했다. 난이도를 떠나서 시험범위는 행시보다 회계사가 더 방대한 것 같다고. 여튼 '합격기준 = 평균6할 득점'이라는 생각보다 넘기 쉬워보이는 이 허들을 난 넘지 못했다.

 

#3.

 

'공인회계사 최대 배출 학교'란 타이틀. 그 타이틀에 걸맞게 학교 중앙도서관에는 온통 회계사 수험서적이 펼쳐진 자리 천지였다. 이번 시험엔 얼마나 많은 같은 학교 학우들이 울고 웃었을까. 별로 의미없긴 하지만, 함께 이번 시험에 응시한 십여명의 선배, 동기, 후배들 중에 단 2명만 가채점 결과 1차시험에 합격했다. 나를 포함한 나머지 불합격자들은 대부분 시험을 접었다. 두 세살 많은 형들은 나보다 더 힘들어하는 것 같았다. 2~3년을 여기에 투자했는데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채 다시 진로를 틀어야한다는 압박감은 본인 외에는 공감하기 힘들 것이다.

 

오전 10시에 공습경보처럼 우렁차게 울리는 싸이렌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시험. 그 싸이렌 소리는 마치 '응시자 인생의 분수령'을 알리는 소리 같았다. 그래서 더더욱 그 위협적인 소리가 싫었다. 계산기 두드리는 소리와 시험지 넘어가는 소리만 가득했던 시험장. 시험이 끝나는 오후6시까지 다들 자기들이 선택한 인생길의 교차로에서 그간 쌓아온 모든 것을 쏟아냈다. 1교시, 2교시가 종료되면서 중도 결시자가 늘어났다. 마지막 3교시에는 80명이 지정된 시험장에서 10명이 훌쩍 넘게 도중에 포기했다. 나 역시 '이번에도 힘들겠구나'란 생각이 들었지만, 최소한 중도에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당락을 떠나서 그간 힘겹게나마 여기까지 달려온 나 스스로에게 떳떳하고 싶었다.

 

#4.

 

가채점 후 절망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며칠을 고민했다. '한번 더?'란 생각이 잠시 뇌리를 스쳤다. 하지만 심신이 지칠대로 지쳤고, 두번의 불합격은 '이젠 이 시험 외에 다른 길을 찾는 게 어떠냐'고 내게 말하는 것 같았다. 고민 끝에 이 시험을 접고, 다른 길을 찾기로 결정했다. 이젠 쓸모없어진 필기가 빼곡한, 허리까지 오는 수험서적들을 버릴 때의 그 기분은 뭐라 말할 수 없었다. 독서실과 학교 도서관 열람실에서 보낸 지옥같던 혹은 보람찼던 하루하루가 스쳐갔다. 2년짜리 군대를 한번 더 다녀온 기분. 하지만 손에 쥐어진 전역증은 없었다. 일종의 '불명예 전역'이랄까.

 

가장 힘든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신뢰의 상실이다. 이렇게 자존감이 낮았던 적이 지금까지 살면서 있었나 싶다. 정말 쓸모없는 잉여인간이 된 것만 같았다. '이것도 못하는데, 다른 것이라고 잘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자꾸 괴롭힌다. 이젠 예전의 자신감 넘치던 날 다시 찾고 싶은데 지금은 요원하기만 하다. 세상 무서울 것 없던 20대 초반의 그 패기가 그립다.

 

2년의 락밴드 활동으로 점철된 대학생활, 2년간의 군생활, 그리고 2년간의 수험생활. 돌이켜보니 이렇게 내 20대의 대부분은 지나갔다. 이제 남은 20대는 채 3년도 되지 않는다. 슬프다. 하루빨리 이 패배감과 좌절감을 극복하고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겠다.

 

시험장에서 쉬는 시간에 찍은 사진 한 장으로 블로그에 내 인생의 한 페이지를 남긴다.

비록 생각하면 할 수록 쓰디쓰지만, 이 감정을 훗날에도 상기시킬 수 있도록.

 

2013년 2월 24일(일) 경희대 청운관.

 

마지막으로, 날 응원해준 우리 가족과 친구들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을 전하고 싶다. 사실, 마지막까지 버틸 수 있던 것은 이들의 힘이 가장 컸다. 과연 이 사람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따뜻한 말 한마디와 초콜릿 하나가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든 그 때 그 순간을 기억하며 나도 이들을 위해 꼭 무언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리라 다짐한다.

 

이 세상에 '후회없는 선택'이 있을까. 솔직히 후회한다. 결과를 알았다면 누구나 그랬듯이 이 시간에 다른 것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다는 것도 안다. 내가 선택한 것이고, 결과도 나의 것이다. 성인이 된 후 마주한 가장 큰 인생의 이벤트였다. 난 이 시험을 통해 인생의 엄청난 무게와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배웠다.

 

나는 비록 이 곳에서 실패의 쓰라림을 안고 떠나지만, 더 열심히 노력한 사람들은 꼭 그 노력의 열매를 맺고 웃으면서 수험계를 떠날 수 있기를 기도한다. 또한, 지금의 아픔과 좌절이 미래의 성공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이 글을 마지막으로 블로그의 '수험생'이란 카테고리를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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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3.04 16:15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6.03.14 10:51 신고

      요즘엔 언급하신 그 '열정'이 무뎌져서 현실에 안주하고 있어서 조금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늦었지만 장문의 댓글 감사합니다!

  • 2016.06.03 18:05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6.06.05 09:54 신고

      안녕하세요- 댓글을 읽고 나니깐 마음이 아프네요. 예전 제 모습같기도 합니다. 사실 댓글 말미에 적혀있기도 하지만, 답은 본인만 아는 것이겠죠.

      저 역시 '제 길이 아니다'란 답을 내리고 지금 평범한 회사원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이게 맞는지 틀린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그냥 제 삶을 제 힘으로 열어가고 있다는 것만 확실하죠.

      '옳고/그르다'의 가치판단, 혹은 지난 일에 대한 '만약~ 그랬더라면'류의 가정은 인생에 큰 도움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젠 시험과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고 있는 저는 시험에 대한 조언을 드릴 수는 없지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어떤 선택을 하든 그것에 대한 책임을 본인이 지겠다는 각오만 있으면 됩니다.

      우리네 인생은 짧지 않습니다. '100세 시대'가 도래한 마당에 1~2년 늦어진다고 '인생의 패배자'라고 낙인찍히지도 않습니다. 회계사라는 직업에 대한 본인의 절실함을 다시 돌아보시고, '꼭 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면 몇년이 걸리든 도전하는게 맞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다른 선택도 고려해봐야 하는 시점이 된 것 같네요.

      날도 더워지고, 여러모로 힘든 시기일텐데 몸과 마음 잘 추스리시고 후회없는 선택 하시길 응원합니다.

    • 2016.06.13 19:55

      비밀댓글입니다

  • 2016.08.17 01:26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6.08.18 18:05 신고

      안녕하세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최종 관문 통과를 기다리고 계시는군요. 한 때 라이센스를 갈망했던 사람으로서 무척이나 부럽습니다.

      요즘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진득허니 앉아서 새로운 글을 쓰진 못하고 있습니다만, 종종 들러서 확인은 하고 있습니다. 저는 꽤 만족스런 회사생활을 하며 지금은 자금 관련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수험생 시절 공부했던 것들이 미약하나마 회사생활에 여러모로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을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정말 너무나도 더웠던 2016년 여름인데, 이번에는 꼭 합격하셔서 멋진 세무사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2016.10.06 04:40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6.10.12 23:38 신고

      안녕하세요, 확인이 늦었습니다. 읽고 있자니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무슨 말로 위로해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직 군문제도 해결이 안된 상태이신가본데, 다시 한번 시험에 도전하실 생각이 없으시다면 무조건 군문제부터 바로 해결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마저도 요즘 병역자원이 넘쳐나서 빠른 입대가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취업도, 입대도 그 무엇도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긴 하네요.

      시험을 뒤로 한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고 있는지도 어느덧 3년이 훌쩍 넘었네요. 사실 이젠 시험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돌이켜보면 독서실과 도서관에서 허송세월한 것 같아 시간이 아깝기는 한데, 그 때의 고통은 희미해졌습니다. 우리에겐 '망각'이란 큰 무기가 있잖아요. 이젠 수험공부에 대한 아픈 기억보다는 그 때 그 학생이란 신분이 너무 그립네요.

      일단 시험에 더 도전하실지 여부를 심사숙고 하시고, 다시한번 전력투구를 하시거나 군입대를 하시길 추천합니다. 저는 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생각하고 느꼈습니다. 분명 '효율'이 떨어지는 시간이지만, 국가가 보장하고 사회가 용인하는 '공백기'입니다. 다시 한번 인생을 설계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하는 데에는 더 없는 기간이 될겁니다. 게다가 이건 건강한 대한민국 남자라면 대부분 거쳐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생각했던 것 보다 좋은 직장에서,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거든요. 시험합격이 인생의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도 않으며, 저처럼 취업하는 것이 인생의 정답도 아닙니다. 저는 감히 이래라저래라 조언할 위치도, 상황도 아닙니다.

      하지만, 단순히 '인생을 바꾸리라'고 도전했던 시험을 미련없이 접고 돌아선 인생의 선배로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시험을 준비한 시간은 우리의 기나긴 인생에서 너무나 짧으며, 수험생활 실패가 인생의 실패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약전 졸업 후 약사 라이센스를 취득하여 도전하고 싶은, 혹은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으신가요? 그럼 몇번이고 또 도전하세요. 절박함과 간절함은 생각보다 큰 원동력이 되어 합격의 길로 이끌어줄 수 있습니다.

      혹은 저처럼 자격증에 대한 열망이 그렇게 간절하지도 않고 망설여진다면, 과감하게 뒤로 하고 다른 길을 찾으세요. 흥청망청 놀며 다른 짓을 하며 보내지 않았다면, 수험생활 기간은 결코 남들에게 뒤쳐진 시간이 아닙니다. 자기자신을 존재하지 않는 장기판 위의 말로 만들어서 경쟁에서 도태되었다고 자책하지도 마세요.

      보다 근원적인 고민을 할 때 입니다. 여행도 좋고, 하루종일 혼자 침대에 누워서 멍때려도 좋습니다. 자기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보세요. 저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음악이고, 딱히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지금의 회사원이 되었고, 취미로 음악을 듣고 연주하며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 지금 행복합니다.

      음악을 좋아한다고 다 뮤지션이 되어야 하고, 게임을 좋아한다고 다 프로게이머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닌 것 처럼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꼰대처럼 중언부언 횡설수설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저도 잘 모르겠지만,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을 끄적여봤습니다.

      좌절도 하시고, 눈물도 흘리시고, 후회도 하시고, 세상도 원망하세요. 마음껏 감정을 쏟아낸 후에 하얀 도화지에 무언가를 다시 그리셨으면 합니다.

      얼굴도, 이름도 모르지만 멀리서나마 응원하겠습니다. 부디 '실패'라는 단어로 자기자신을 너무 장기간 핍박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p.s. 다시보니 지금 22살이시네요. 전 무슨 20대 후반이신줄 알았습니다. 아무것도 늦은게 없는데 무엇이 늦으셨다는 것인지 이해가 안됩니다.

      그냥 인생을 즐기세요~

  • 53 2016.11.05 03:35 신고

    위에 세무사2차치고 기다린다고 댓글썼던사람입니다. 이번에 53기세무사합격하였는데 이 사이트가 문득 떠올라서 글남겨요. 주인장님 글들보면서 많은생각을 했었습니다.저는 4년간의 긴 여정을 거쳐 합격했습니다 발표기다리는동안 마음의안정을 찾게해주신 주인장님께 감사의말씀 전합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6.11.06 15:23 신고

      우와...정말 축하드립니다. 제가 도와드린 것도 없는데 이렇게 말씀해주시니 부끄럽네요. 이제는 세무사로서 사회에 당찬 첫걸음 내딛으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2016.11.21 21:59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6.11.24 22:49 신고

      우연히 인터넷 신문기사를 통해 고대가 완전히 1등을 거머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젠 전~혀 상관없는 사람이지만 기분이 그닥 좋지만은 않더군요(?)

      농담이고, 고민하는 부분에 대한 제 생각을 말씀드리자면요- 꼭 돼야한다는 절박함이 없고 모의고사나 여타 준비지표가 본인이 생각하는 수준 이하라면 하루빨리 접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극단적인 선택에 대해 단언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댓글을 남겨주신 분은 이 쪽이 아닌 것 같아서인지도 모르겠네요.

      위와 달리 '절박함'에는 물음표이지만 여타 시험준비 상황이 나쁘지 않다면, 무조건 합격하는게 우선이고, 합격 후에 나머지 것을 고민해봐야 합니다. 회계사 합격한 후에 평생 장부보고 감사(audit)하면서 사는 회계사가 몇이나 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도 회계사 업계에 몸담지 않기에 이에 대해 정확한 수치로 답을 드릴 수는 없지만, 회계사와 감사시즌에 이따금씩 접하고 주변에 '제 살길 찾은' 회계사들이 더러 있는 입장에서 보면 '평생 장부보며 감사하는 회계사'는 그닥 많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회계사 라이센스는 해당분야의 전문가라는 증표입니다. 최소한 '돈'과 관련된 일을 하는 데에 업계 외 어디에서나 인정받는 고급 전문자격증이구요. 무슨 일을 하든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요즘 자격증 값어치(?)가 떨어졌다고 한들, 저처럼 없는 사람과 라이센스 있는 사람의 차이는 굉장히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풋 대비 아웃풋'이라는 효율의 문제입니다. 저는 이 부분을 고민해봤을 때 자신이 없어서 포기하고 지금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최소한 시험을 접었던 당시에는 저 자신을 100%, 200% 죽어라 밀어붙여야 합격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고 그만큼 이 시험에 대한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사라졌기에 관뒀습니다. 만약에 본인이 조금만 더 채찍질해서 체감상 잠재된 본인 능력의 80%정도까지만 끌어올려도 충분히 합격가능하다는 자신감이 있으면 회계사 시험 외의 인생진로 고민은 뒤로 미루는게 맞습니다. 적어도 이미 발을 뺄 수 없을만큼 깊이 담궜다면요.

      그리고 '남들은 참고 이겨냈다'고 표현하셨지만, 그 '못이겨낸 이'들이 대다수인 것은 잘 아시죠? 불합격 혹은 포기가 인생의 실패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전 다 까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몇년전 수험생 때의 공부가 회사업무에 꽤 유용하게 쓰여서 후회하지 않고 있습니다.

      본인의 마음, 객관적인 상황을 잠시 시간을 갖고 점검해보세요. 당연한 것이지만, 이 시험은 2년만 주어지면 아무나 합격할만큼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으니깐요.

  • 2017.02.27 21:02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7.03.04 23:11 신고

      안녕하세요! 역시나 회계사시험이 끝난지 얼마 안된지라 이렇게 댓글이 달려있네요:)

      남겨주신 댓글 중에 '돼야만하는 절박한 이유가 있었는데 불타오르지 않았다'는 말은 확실히 거짓말입니다. 절박한 이유가 있으면 불타오르지 않을 수 없잖아요~ 저 역시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막연히 일반적인
      취직이란 plan B를 생각했고 지금 그 plan B대로 평범한 회사원의 삶을 살고 있네요.

      뭔가 길을 잃은 느낌이라고 하셨는데, 제가 수험생활을 접으며 그 생각을 계속한지 정확히 4년이 됐네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 죽을 때 까지 계속하게 될 것 같아요. 남들과의 비교는 본인 삶만 좀먹을 뿐입니다. 노력으로 극복가능한 부분이면 노력을 하시고, 그게 아니라면 내려놓으세요.

      전 이와 같은 자세로 현재의 제 삶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 2017.03.01 01:46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7.03.04 23:28 신고

      별것도 아닌 똥글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으셨다니... 제가 더 감사합니다. 제가 학교다닐 때와는 다른 모습의 백양로에서 인생 최고의 황금기를 보내고 있겠네요.

      '다시 그런 행복한 시간들이 찾아올거라 믿는다'고 이야기 하셨는데, 역설적이게도 그 순간은 바로 지금이 아닐까싶어요. 가끔 수업시간에 교수님이 '돌아갈 수 있다면 대학생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셨을 때 별로 공감을 못했는데 저도 매일 출근할 때 마다 대학생이 되어서 신촌역에서 내리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독서실이나 도서관에서 고군분투하는 그 시간도 저처럼 사회에 나오면 더이상 누리기 힘든 호사(?)입니다. 저는 이런 소리는 꼰대들만 하는줄 알았는데 새삼스레 스스로 꼰망주가 된걸 느끼네요..ㅠㅠ

      끝으로 후배님의 남은 학창생활에도 시험합격과 여러가지 크나큰 행복이 함께 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진생 2017.03.11 15:43 신고

    뭐라 말하기 힘든 복잡한 감정들이 느껴지네요
    진솔한 글에 많이 공감하고 갑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7.03.17 22:24 신고

      이제 아픈기억도 막 만4년이 넘었네요~ 그저 대학생시절의 추억 하나가 되었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 2017.03.18 21:55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7.04.05 20:43 신고

      맞아요. 다 저마다의 쓰임새가 있더라구요. '주어진 운명'을 믿지는 않지만, 그것을 우리가 매일 만들어 간다는 것은 믿습니다. 돌이켜보면 출구가 없을 것만 같았던 군생활도 그랬고, 수험생활도 그랬고 다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분명히 합격/불합격이란 두가지 기로만 나뉘어졌기에 잔인하지만, 그걸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더라구요. 다른 관점에서 보면 나약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비록 타인의 눈에는 나약해보일지라도 저는 지금 행복합니다. 지금 하고 계신 2차 시험공부가 헛된 것이 아니리라 믿습니다. 멋진 회계사가 되길 기원할게요. 감사합니다.

  • 2017.04.01 11:40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7.04.05 20:40 신고

      25살이면 뭐 늦은 것도 아니네요. 가능하다면 주변에 회계사로서 혹은 회계사 라이센스를 취득하고 일을 하고 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아주 간간히... 회계사 시험에 다시 도전해서 합격하지 않은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올 때가 있지만, 그닥 생각은 안납니다. 지금 충분히 만족스럽게 살고 있거든요. 앞으로 후회할 일이 생길지 모를 일이지만,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벌써부터 걱정하면서 전전긍긍하는 것 만큼 비생산적인 일이 없습니다.

      결론은, 돌아가더라도 다시 도전하진 않았을 것 같아요. 그 당시엔 그만큼 힘들어서 수험계를 떠났으니깐요.

      너무 도서관에, 독서실에 홀로 있지 말고 여유를 가지세요. 그리고 1년동안 했으면 아직 '후회없이 했다'고 말하기엔 조금 이른 것 같습니다.

  • 갓외대 HUFS 2017.05.21 21:40 신고

    솔직한 후기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외대 상경계열 학생인데 주변에서 자꾸 CPA준비생들이 많아지고, 그 친구들이 회계사만 따면 인생이 달라진다고 계속 저보고 하라해서 지금 일주일째 정보 찾고 있었습니다. 사실 3년전, 수능끝나고부터도 약간 생각있었는데 시험에 대해 질려버린 제가 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치 않아 그냥 나중에 기회 되면 봐야지 했는데...군대때도 약간 생각있었는데....

    일주일째 진지하게 정보찾고 후기 읽어본 결과. 님의 후기 보고 시험 안보고 다른길을 찾겠노라 확정을 했습니다. 연세대 친구들이 그렇게 많이 붙는 이유가 있었구나! 단순히 학벌이 좋아서 붙는게 아니라 그 학벌 좋은 친구들, 고등학교때부터 날고 기었던 친구들이 다 CPA 에 몸을 바치는데도 실패자들이 엄청 많구나.. 를 느꼈습니다.

    일주일 전만해도 처음 정보찾을때는 SKY 출신들이 똑똑하니까 합격 비율이 높아서 많이 붙는거겠지. 나도 그들의 노력 이상으로 하면 붙을 수 있지 않을까 였는데 연세대에서도 이렇게 실패자가 많은지 처음알았고 비율보고 충격먹었습니다. 님의 솔직한 후기 덕분에 여러사람을 고시의 패단에서 건져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재수하면서 수능에 올인 못하고 끄적거리며 대충대충 살았던 경험으로 비춰볼 때 저는 한번 하면 5년 이상 할거같습니다.
    아무리 구글링해도 네이버로 검색해도 솔직한 실패후기가 없고 성공자들의 수기만 있어서 진짜 해볼까 하고 50퍼센트 이상 마음먹었었는데 굉장히 현실적인 글에 제 자신을 반추해가며 시작하지 않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님의 다른 글 보니까 선배가 그런 말을 했다고.."너도 이제 본전 생각나서 절대빠져나오지 못할걸."
    이 말도 정말 와닿네요.

    용기있는 실패후기 감사드립니다! 저는 다른 길을 찾겠습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7.05.22 14:40 신고

      안녕하세요, 일단 장문의 답글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감사하다고 하고 넘기기에는 말씀드려야 할 부분이 더 있어서 덧붙여봅니다.

      '저의 글 덕분에 CPA시험에 진입하지 않아서 감사하다'는 부분이 저는 영 마음에 걸립니다. 제가 떨어졌기에 본인도 떨어질 확률이 높다는 논리적 비약이 만들어낸 결론 같기도 하고요.

      소위 말하는 학교 '간판'은 cpa합격의 절대적 잣대가 되지 않습니다. 연고대에 합격자수가 많은 것은 그들이 더 똑똑해서라기 보다는 타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이 준비하기에, 확률로 따지자면 분모의 숫자가 크기에, 그리고 그 중에서도 열심히 한 사람이 많아서라고 생각합니다. '연고대 학생이라서 합격했다'가 아닌, '합격했는데 알고보니 연고대생이네.'가 더 맞겠네요.

      이 시험에 대한 진입여부는 자신의 학교간판이나 본인의 지적수준에 대한 주관적 평가결과가 아닌, 자격증에 대한 절박함이 우선시되어야 합니다. 회계사 자격증이 절박하지 않다면 굳이 진입하지 않으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사람일이란게 다 그렇듯이 정답은 없습니다. 정말 똑똑해서 남들에 비해 정량적 노력이 부족해도 쉽게 패스하는 사람도 있고, 누가봐도 엄청난 노력을 했지만 여타의 이유로 패스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20대 이후에 머리가 굵은 뒤에 응시하는 대부분의 전문직 시험은 일종의 종합예술이기 때문에 여러가지 요소가 잘 맞아야 합격의 영광을 누릴 수 있습니다. 대입은 내 또래 모두가 함께 하기에 그나마 덜 힘들지만, 전문직 준비는 오로지 준비하고 싶은 자만 준비하는 시험이기에 본인 컨트롤이 몇배는 힘들기도 하고요.

      제 글만 보고, 혹은 누군가의 말만 듣고 미래를 쉽게 정하진 마세요~ 간접경험으로서 충분한 의미를 가지기에 이 글은 너무나 짧고, 주관적입니다.

      어떤식으로든 제 글이 좋은 쪽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너무 간단하게 본인의 한계와 목표를 정하지 마시고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다시한번 고민해보시면 좋을듯 합니다.

      저는 지금 평범한 회사원으로서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이것이 정녕 제가 학창시절에 원한 미래였냐고 묻는다면... 물음표이긴 합니다.

  • 갓외대 HUFS 2017.05.22 22:36 신고

    네! 더 좋은 말씀 덧붙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수능 끝난 직후에도 군대 복무 중에도 CPA 또는 다른 고시 (특히 관세사를 CPA보다 더 많이) 등을 할까말까 생각이상으로 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재수생활과 중고등학교때의 저의 학습 태도로 곰곰이 생각해봤을 때 혼자 무작정 파고드는 시험에 합격 못할 것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는 있었어요.

    물론 열심히 하면 언젠가는 합격할 수도 있고, 또 사람일은 모르는 거라 2년안에 갑자기 합격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확률상으로 고민해봤을때 제가 고시로 매몰되는 년도가 많을 것이라는 계산을 가슴속으로는 늘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평소에 늘 하는데 하도 주위에서 CPA하라는 부체질을 해대니...

    또 사실 제가 외대에 간 것도 무역 쪽에서 일하고 싶고 지금도 간절하게 그쪽에서 일하고 싶은데.. 주위 분들이 안정적인 전문직을 추천하니 잠깐 혹했나 봅니다.
    사람이 아무리 꿈을 확립해놓고 노력하려해도 지금은 학생신분으로 막연한 상태라, 미래의 두려움 때문에 안정직이 문득문득 생각나긴 하거든요...
    또 무역시장이 안좋다, 무역 정규직은 언제짤려도 이상하지 않다 등등의 말을 들으니 더욱 더....

    님이 댓글에 "원했던 미래, 절실함"을 말씀하시니까 생각나네요. KBS 다큐3일 신촌대학가편(2013년 방영)에서 회계사 학원에서 공부한 분들 인터뷰 한적이 있었습니다. 이거 회계사 공부 ,적성에 맞아서 하시는 거죠? 라고 기자가 물으니 어떤 분이 "아니오. 저는 정말 적성에 맞지도 하나도 안맞다. 근데 가족들과 주위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게 많아서(안정적과 고수입)참고 한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분의 합격 여부는 모르고 꼭 틀린 말은 아니지만 저도 근 일주일동안 저렇게 생각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역쪽이 불안하고 언제든지 짤릴 위험이 있으니, 안정적이고 고수입의 달콤한 CPA가 갑자기 하고싶었던 것 같습니다.

    고수입의 자격증에 잠깐 혹해 '진짜 이제 마지막으로 본격적으로 전문직 찾아봐야겠다. 이 문제로 더 이상 고민하지 말자'라고 나름 열심히 찾아본 일주일인데 님의 실패후기를 발견하고 저 글을 썼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실패후기보다 님의 댓글 말씀이 지금 참 와닿네요.....
    정말 하고싶은게 무엇인가를 제 스스로에게 물어보니 회계사는 절대 아닌, 무역쪽 일이 계속 생각납니다.

    감사합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7.05.23 08:13 신고

      네~ 잘 알겠습니다. 요즘 한창 힘들고 복잡한 시기일텐데 현명한 결정하시길 바랄게요! 감사합니다.

  • 회개하라 2017.11.01 11:40 신고

    필력 장난 아니시네요. 글 정말 잘보았습니다. 최근 회계원리를 듣는데 대차평균의 원리가 너무 재미있고 흥미가 생겨서 cpa시험에 관심이 생겼네요.(물론 빙산의 일각도 되지 않지만) 합격 후기들만 보다가 실패 후기를 보니 뭔가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생각했던 진로, 꿈이 무참히 짓밟히는 느낌이네요.(나쁜 의미는 아닙니다.) 요즘 진로를 고민하는 시기인데 많이 고민해야 될 것 같네요. 현실이 정말 녹록치 않군요. cpa 시험 포기 할 때 가장 큰 단점은 나이는 먹고 취업하기 그때되면 취업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cpa로 눈이 높아져서 평범한 직장에 과연 만족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문제도 있을 것 같네요. 그래도 지금은 인생이 잘 풀리셔서 다행이네요. 부럽습니다. 저는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거든요. 어쨌든 항상 행운이 깃들기를 바랄게요.

  • 회개하라 2017.11.01 21:20 신고

    그리고 저는 대충대충 하면서 실패하는 후기들은 저러면 안되겠다 웃으며 볼 수 있는데 이렇게 열심히(본인은 열심히 아니라고 하시지만 아마 제 생각은 많이 놀지 않고 나름 열심히 한 것 같아요. 6개월 동안은 10시간이나 하시고) 오랫동안 하고 실패한 후기를 봐서 마음이 철렁하네요.

    • BlogIcon hyperblue 2017.11.24 22:23 신고

      제가 회계사가 아니기에 함부로 말할 수는 없지만, 직장생활을 4년여간 하면서 만난 회계사 분들의 모습을 떠올려봤을 때 그 분들이 뭔가 일반 직장인과는 다른 대단한 삶을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가장 큰 것은 '기회'의 차이입니다. 회계사들은 해당 분야의 국가공인 전문가이기 때문에 일반직장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이 미래에 대한 운신의 폭이 큽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다 멋지고 특별한 사회인으로서의 삶을 영위하는 것은 아니더라구요.

      제 인생이 잘 풀렸다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요즘 워낙 취업이 어렵다보니 그냥 회사만 다니고 있어도 잘 풀렸나..싶기는 하지만, 왜 저 때 공부를 더 열심히 안했었나 싶은 생각은 종종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 2017.11.21 16:13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7.11.24 22:30 신고

      후배님, 안녕하세요. 글에서 몇년 전 제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 뭔가 정겹..다 싶으면서도 바스라진 멘탈이 보여서 씁쓸합니다.

      이미 '고참' 수험생이라면 알고 있겠지만, 그 목표가 희미해지는 것이 저도 가장 힘들었습니다. 남들은 '목표는 합격아니냐'라고 쉽게 이야기하지만, 한 치의 흔들림도 없이 몇년동안 그것만 바라보고 달려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죠.

      무조건 합격을 기원하지만, 이런 말을 하면 안되는 것 같지만, 꼭 자격증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인재의 증명은 아닙니다. 제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회에 나와보니 이 자격증 없이도 멋지게 사는 사람들이 엄청 많더라구요. 물론 전 아직 아닙니다...

      그래도 1차시험 앞둔 수험생에게 할 말은 아니다싶기도 하네요. 가장 초조하고 힘든 시간일텐데 부디 잘 이겨내서 합격하시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저는 떨어졌지만, 붙은 친구들도 이 맘때 멘탈은 크게 다르지 않더라구요. 결국 누가 잘 다스리냐의 싸움 같습니다.

      나중에 합격소식 남겨주시길 바라며 이름모를 후배님께 늦었지만 조그마한 응원 보태봅니다. 감사합니다.

  • 2017.12.17 17:33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8.02.08 21:05 신고

      한 달이 넘어서 댓글을 남깁니다.
      곧 1차 시험이 다가오네요. 언급하신 퍼센테이지의 뛰어난 대입성적이라면 조금만 마음 다 잡으시면 너끈히 합격하실 겁니다.

      제 아무리 회계사가 예전보다 값어치가 떨어졌어도 저같은 일반 직장인보다는 억만배 낫습니다. 인생 길게 보고 열심히 해보세요!

  • 2018.02.13 01:44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8.03.18 16:49 신고

      군시절 잠깐 고민했던 경간부후보생 시험을 준비하시는군요. 사람들은 가끔 욕하고 짭새라고 폄하하지만, 내부에서 군생활을 했던 이로서 경찰간부는 생각보다 꽤 괜찮아보였습니다.

      말씀하신대로 시원하게 달리신 후 어깨에 멋진 무궁화 1개 달며 사회생활 시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가짜계산기 2018.03.13 17:37 신고

    안녕하세요, 시험에 불합격 하고나서 마음에 큰 공백이 생겨서 이것저것 검색해보다가 방문하여 글을 읽고 댓글 몇자 적습니다.

    여러가지 생각이 드네요.
    예전에 합격수기를 본 적이 있는데, 사연이 많은사람이 되지말자는 문구가 기억에 남더라구요.
    그래, 나도 이런저런 핑계대지말자 라고 다짐하고
    재시에 도전하였으나 낙방하였습니다.

    시험을 시작하기전에 강사들이 아니다 싶을때 다른 선택을 하는것은 도망이 아니라 또 다른 도전이자 시작이라고 말씀하셨던게 초시때는 납득이 되지않았는데..
    지금은 이해가 가네요.

    물론 저는 이번 3년을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올 한해 다시한번 달려볼 생각입니다만, 후회없이 한다는것에 자신이 없어서인지 불안감이 정말 크게 느껴집니다.

    무작정 공부를 하려고 해서인지, 계획이 부족해서 인지, 작년과 재작년만큼의 열의가 없어서 고민입니다.

    정신적, 신체적으로 힘이 없어요.

    뭔가를 하려고해도 무기력하고 어떻게 회복 극복해야할지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올해로 나이가 28입니다.
    글쓴이께서 적으셨듯이 이 얘기를 할 사람도 할 용기도 없어요.
    여자친구는 직장인상태로 저에게 아낌없이 응원을 하고있고
    부모님께서도 적극지원을 하시겠노라 말씀은 해주시지만
    시간뿐만아니라 금전적으로도 계속 지원받는 제 입장에서는 죄송스런마음에 입도 못열고 속에만 담고있는데 정말 미치겠습니다.

    인간이 참으로 간사한 동물이라는 말이 정확하다고 느낄만큼 식욕과 수면욕만큼은 정말 더러우리만큼 강합니다.
    가채점 할때는 세상 무너지는것처럼 가슴아프고 괴롭더니
    무기력한 와중에도 피곤하고 배고파하는 제 자신이 정말 견디기 어렵습니다.

    시험 끝나고 한달동안 쉬면 또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쉬지도 못하겠습니다.

    가슴이 답답해서 댓글로 몇자적어봅니다.

    이 답답한 마음이 어떤방법을 통해서 조금이나마 해소될지 방법을 모르겠네요.

    그래도 글쓴이님의 글을 읽고
    나만 겪는 감정과 시간이 아니라는점에 위로를 받고 물러갑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8.03.18 16:46 신고

      답글이 늦었습니다.

      말씀하신 것들에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벌써 이 글을 쓴지도 5년이 넘었네요. 그 사이에 회사에 입사하고, 승진도 하고, 업무상 시즌 때 마다 회계사들과 이런저런 연락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내가 몇년전에 그토록 되고 싶어했던 그들과 잠깐이나마 함께 연락을 주고받는다는 것은 꽤 미묘한 감정의 파장을 가져다줍니다. 사실, 사무실에 있는 동안은 한 치 앞도 안보이니 그런 순간이 거의 없긴 하지만요.

      너무 제 얘기만 한 것 같은데... 지금은 그냥 아무것도 안하는게, 혹은 어딘가로 여행을 가서 사색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틀에 박힌 조언이지만, 다시 수험서를 들여다본다고 달라질 것이 없는 시점이니깐요.

      인생은 길고, 생각보다 가변적입니다. 이 글을 적을 때만 해도 제 인생은 여기서 끝나는줄 알았는데, 엄청 많지는 않아도 적당히 월급도 받고, 사고싶은 것도 사고, 하고싶은 것도 하고 뭐 남들처럼 평범하게는 살고 있더라구요.

      '평범함'이 인생의 목표이거나 자랑은 아니지만, 시험 낙방이 나만의 문제인 것도, 인생의 실패인 것도 아니라는 점을 인생의 선배로서 이야기해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마음 잘 추스린 후 다시 한번 스퍼트내서 멋진 회계사가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부스러진 내 멘탈은 가족과 친구들이 아닌 제 자신이 다시 주워담을 수 밖에 없습니다. 힘내세요...!

  • 2018.05.16 17:32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8.05.20 20:03 신고

      안녕하세요, 정말 반갑습니다.
      회계사 유예까지 가셨다가 접은 것이면 저랑은 비교도 할 수 없이 아쉽네요. 제 보잘 것 없는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아래에 써주신 내용은 제가 제 감회를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엔 좀 조심스럽습니다만... 저의 지금까지의 시간을 되돌아봤을 때, 후회없는 선택이 될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제가 소위 말하는 '똥글'을 이렇게 공개적인 곳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써온 보람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괜히 생각해봅니다.

      좋은 결과 기대하겠습니다!
      혹시 나중에 더 공유하실 수 있는 내용이 있으면 전해주세요.

      따뜻한 마음이 담긴 댓글 정말 감사합니다. :)

    • 2018.05.28 19:41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8.06.02 08:54 신고

      놀랍습니다. 정말 끝까지 올라오셨네요.
      꼭 뵐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사실 채용형 인턴에서 여기까지 온 케이스라 굉장히 덤덤하게 면접관문을 통과했습니다. 일종의 클리셰같지만 '솔직하게' 느낌과 생각을 차분하게 피력하시면 다들 좋아하시리라 믿습니다.

      사무실에서 만날 수 있길 기도하겠습니다. 우리 회사에 지원해주시고 여기까지 올라와주셨음에 임직원의 한 사람으로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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