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급수는 취업준비를 생각하며 취득하겠다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격증 취득한다고 아둥바둥했던 것 중에서 가장 고생을 한 것 같다. 취득에 소요된 시간은 에누리없이 딱 4일이었다. 왜 힘들었는지 짐작가능하다.

 

64회 시험은 신청해놓고 이틀 전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한자700자'를 펴놓고 도서관에 앉아있다가 멘붕이 크게 와서 시험장에 아예 가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매우 부끄러운 사건이었는데, 결국 정신 못차리고 또 짧고 굵게 준비했다가 기절할 뻔 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한자' 과목을 이수했다는 것에 대한 쓸데없는 오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2급 한자의 수준을 솔직히 좀 얕잡아봤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한자 2급 필수 700자를 모두 편하게 쓰고 읽을 수준이 된다고 합격의 안정권은 아닌 것 같다.

 

시험 전 날, '이대로는 또 떨어진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결국 학교다니면서도 잘 안샜던 밤을 학교 도서관에서 새하얗게 불태웠다. 역시 뭐든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초인적 집중력이 발현한다. 진흥회 시험준비의 가장 큰 요소라는 '기출문제 풀이'를 이 날 새벽에 파이널(?)로 6개 정도 풀었는데 결과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처음 푼게 49점, 두번째가 52점...뭐 이런식이었다. 점수가 조금씩 오르긴 했지만 합격엔 턱도 없는 점수였다. 결국 6개 중 단 한개만 합격점수에 턱걸이 하고 좀 우울한 마음으로 반 포기상태에서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집으로 향했다.

 

운명의 시험당일, 서강대학교에서 시험을 치렀는데 역시 인간의 두뇌는 시험이라는 위기상황 속에서 잠재능력을 이끌어낸다. 결과가 말해준다. 나만의 모의고사(?)에서는 단 한번도 근처에 가본적 없는 80점대를 맞았다.

 

나의 짧디 짧은 시험준비는 아래와 같았다.

 

1. 700자 암기.(쓰기, 읽기 모두 가능하도록)

2. 기출문제 6회분.

 

시험에는 사자성어와 여타의 것들이 꽤 큰 배점이 차지하지만 그 부분들은 운과 자신의 기본적 언어센스에 맡긴다. 기출문제를 내가 한 것보다 많이 풀면 풀 수록 이 부분은 커버가 될 것 같다.

 

시험 때문에 밤을 새는 건 꽤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내겐 결코 쉽지 않았기에 흔한 자격증이지만 괜시리 뿌듯하다. 한자자격을 취득해서 뿌듯하다기 보다는 시험을 목전에 두고 터진 나의 포텐(?)을 스스로 느낄 수 있어서 짜릿했다.

 

- 결론 : '벼락치기'는 위대하다.

  • 경찰병원에서만낫던의경 2013.08.30 18:30 신고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들려봣어요 이번에 9급지방직 필기합격했네요.
    붙으면 일하면서 틈틈이 7급준비하려고 경제학,헌법, 그리고 한자하려고하는데
    공부량이 느니까 쉽지가 않네요. 어렸을때 저도 공부좀 열심히할걸 그랬어요ㅜㅜ
    고졸이라 취업을못하니까 공무원밖에 답이없어서ㅠ 캬~ 짧은기간에
    한자급수도 따시고 머리도 좋으신가보네요. 노력도하시는편이시구,
    ㅋㅋ 머리좋다는말 많이들으셔서 지겨우실듯하네요 종종 블로그 잘보고 갑니다,

    • BlogIcon hyperblue 2013.09.01 12:46 신고

      우와.... 대단하시네요. 뭔가를 이뤄가고 있는 시점이군요. 저는 이제 다시 복학하고 늦깎이 대학생 생활을 시작하려 합니다.

      요즘은 글을 잘 안올리는데 이따금씩 찾아와주셔서 감사해요. 고졸, 대졸이 중요한가요. 아직 그 대학교 졸업도 안보이는 나이 많은 아저씨가 바로 저랍니다ㅠㅠ

      꼭 붙으셔서 안정된 직장을 갖길 빌어요. 이러나 저러나 파리목숨인 저로서는 그저 부러울 뿐입니다.

  • 최성호 2013.11.29 11:54 신고

    안녕하세요 우연히 찾아와서 재미있게 읽다가 글 하나 남기고 갑니다. 저는 미국에 평범한 대학 나오고 올해 취업할려구 했는데.. 나이도 많고 하다보니 취업문이 상당히 좁게만 느껴지네요.. 우연히 재경관리사 자격증 시험을 보게되서 그 글따라서 여기까지 오게 됬습니다. 저도 지금 3주 완성으로 공부하려고 했는데.. 혼자 하기가 힘들어서 인강까지 하고 있네요 .. 아무쪼록 저의 합격을 기도해 주세요 ㅎ 혹 답글을 다신다면 여기로 보내주세요 csh8427@hotmail.com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

    • BlogIcon hyperblue 2013.11.30 16:56 신고

      시기가 시기인지라...스펙이니 뭐니 갖출만큼 갖춰도 취업시장이 좁으니 뚫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직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지 않았지만 몸소 느끼는 요즘입니다.

      기초없이 3주완성으로 재경관리사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힘들 것 같네요ㅠㅠ 좋은 성적으로 합격하시길 기원합니다.

티스토리 툴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