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소속 팀이 외환 담당부서이다보니 외환관련 자격증 취득을 팀내에서 장려하고 있어서 나도 팀 선배들에 이어 외환관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취득 전 외환관리사에 대한 정보를 이곳저곳 찾아보았으나 원하는 정보를 한 곳에 모아놓은 정보글이 없어서 '그럼 내가'란 마음으로 쭈욱 정리해본다.


- 자격시험 개요


외환관리사는 기업의 환위험관리 및 파생금융상품 실무전문가 양성을 위해 한국무역협회 무역아카데미가 1999년부터 시행해 온 자격시험이다. 외환관리사 자격 취득과정(54시간) 수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며, 이후 각 수강과목별 평가시험을 최종 합격한 사람에게 자격증이 수여된다.


외환관리 관련한 자격증은 외환관리사 외에 '외환전문역'도 있는데, 외환전문역은 기업고객 대상 외환업무를 하는 은행권 종사자에게 더 특화된 자격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에 반해 '외환관리사'는 나와 같은 일반 회사 실무자에게 더 적합한 시험이다.



이 자격증 취득과정이 다른 일반적인 자격증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의무적으로 무역아카데미의 현장강의를 이수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같은 직장인들은 주말 외에는 사실상 대안이 없으며, 직장인 응시자가 많아서인지 내가 이수한 과정도 주말에 수업이 있었다. 나는 외환관리사 자격취득과정 57기(2017년 3/25~4/29)였으며, 약 한 달동안 위 시간을 다 채우기때문에 4주간 마음 편히 쉬는 주말은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 



- 시험준비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는 오프라인 취득과정을 등록해야 하는데, 이 비용이 무려 80만원에 달한다.(무역협회 회원사 임직원은 60만원) 우리 회사는 회원사이기 때문에 60만원을 지불했으며, 나는 전액 회사 지원을 받아서 등록했다.


4월 한 달 동안 과정 이수를 위해 매 주말마다 삼성역 코엑스로 출근했는데, 이게 매우매우 괴로웠다. 따로 같이 수강하는 친구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식사시간 1시간을 제외한 토,일요일 강행군이기 때문에 집중해서 수업듣기가 쉽지 않았다. 무려 '오픈북'이라는 이 시험 특성상 무언가를 달달 외우는 공부는 하지 않았고, 할 필요도 없었다. 수업 때 담당과목 교수님 말씀만 잘 들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취득과정기간 절반 즈음에 하루, 마지막 날 하루를 평가시험으로 빼놓고 있는데 이것을 1,2차 평가시험이라고 한다. 1차를 합격해야 2차를 응시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고, 단지 과목별로 쪼개놓은 것이다. 과목별 포인트 혹은 느낌?을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① 외환관리기초 : 일종의 오리엔테이션 과목이다. 이 과목은 평가시험에 포함되지 않으며, 수업 말미에 교수님께서 당일 배운 것 중 몇개 개념에 대한 문제를 제시해주신다. 그에 대한 답을 교재에서 찾아서 교수님 메일주소로 기한 내에 보내기만 하면 끝. 교수님께서 답장으로 pass/fail 여부를 알려주신다. 말그대로 본게임 전 몸풀기.


② 선물 : 교수님이 하루동안 강의해주시지만, 파생상품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는 사람에게는 소화하기 꽤나 힘들 것 같다. 시험문항 수준 자체는 높지 않으며, 개념에 대한 이해여부가 중요하다. 괜히 오픈북이 아니다.


③ 선물환스왑 : 역시나 개념 이해여부가 중요했다. 오픈북이기 때문에 단순히 책 내용만 베껴서는 맞힐 수 없는 문제들이 출제된다.


④ 옵션 : 개인적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과목. 교수님께서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오래 근무하셨기도 해서 관련 경험을 이야기해주시는게 흥미로웠다. 외환관리사 취득과정 과목의 백미가 아닐까 싶다. '옵션' 자체가 선물 개념에서 조금 더 나아간 것이어서 선물을 이해 못하면 매우 힘든 과목이리라 짐작된다. 교수님께서는 매우 친절하게 알려주시지만, 제로베이스인 수강생에게 하루는 너무 짧다. 출제된 시험문제도 모든 과목 중 가장 이해력 측정에 부합했다고 생각한다.


⑤ 외환회계 : 회계사이신 교수님께서 강의하시며, 차변/대변, B/S I/S 개념이 없는 수강생에게는 답답한 과목일 것으로 보인다. 회계원리만 잘 이해해도 시험에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면 이 과목 역시 '오픈북'으로 커버되는 과목이 아니다.


⑥ 외환법규 : '법'이기에 이해라기 보다는 교수님이 알려주시는 부분만 체크해놓고 시험 때 그대로 받아적으면 된다.


⑦ 환리스크관리 : 수업 때 교수님이 알려주는 부분을 잘 이해하면 시험 또한 무난하다.


오픈북이다보니 도서관 등에서 따로 암기를 위한 공부를 하지는 않았고, 수업 중간에 있는 점심시간에 당일 혹은 전일 수업내용을 싹 훑어보거나 예제를 풀어봤다. 이 시험 자체가 '취득과정'의 일부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과정 중에 있는 평가시험은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 아닌 '수강, 이해여부 확인'을 위한 시험이다. 회계, 파생상품 기초소양이 있는 사람이면 과정 중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을 것 같다.



- 취득 후


이 시험은 특이하게도 합격생 개인에게 과목별 세부점수까지 공개한다. 내 점수는 아래와 같다. 참고로 '딜링실습'은 아예 취득과정에서 제외됐다.



회계/재무 베이스가 전혀 없는 사람은 한 달간의 취득과정이 꽤 힘들 것 같다. 가르치는 교수님들 문제라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생소한 많은 개념을 이해하는 데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보인다. 그런 이들은 수업시간 외에 혼자 공부하여 체득하는 시간이 일정량 필요한 시험인 것이 틀림없다.


앞서 누차 언급했듯이 평소에 파생상품과 조금이라도 친숙한 사람에게는 그닥 어려울만한 부분이 없다. 따로 시간내서 공부하지 않아도 수업들으면서 교수님들이 중간중간 알려주시는 시험출제 개념 정도만 체크하면 충분하다. '외환'관리사이긴 하지만 수업내용은 선물/옵션 등의 파생상품 이해여부가 중요하다. 단지 이 파생상품들의 기초자산이 외화인 것일뿐.


'80만원'이라는 취득비용을 볼 때 대학생 신분인 취업준비생이 단지 취업스펙용으로 써먹기위해 접근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시험이다. 취득과정 출석부에 대학생들이 종종 보이긴 했는데, 그 외 수강생 대부분은 나처럼 회사에서 비용을 보조해주는 직장인들이었다. 또 하나의 아쉬운 점은 외환관리사 자격취득과정이 코엑스 무역아카데미에서 진행되는 오프라인 과정이라는 점이다. 취득과정을 이수하지 않으면 자격증 취득이 불가능하기에 엄청난 외환전문가라고 하더라도 지방에 살아서 과정 출석이 불가능하면 외환관리사 시험에 응시를 할 수도, 자격증을 얻을 수도 없다.


다행히 이번 자격시험에는 합격했지만, 합격 후 느낌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것이 더 강했다. 외환관리사 자격증은 내가 회사의 외환관리 전문가라는 뜻이 아닌, 외환업무에 접근가능하다는 시그널에 가깝다. 취득과정 교수님 한 분도 '외환관리사 자격증은 외환관리에 관심갖고 공부하는 출발점'이라고 수강생들에게 조언해주셨다.


회사를 다니지 않았다면 비용때문에라도 굳이 딸 엄두도 안냈을 자격증인데 고맙게도 회사 덕분에 취득할 수 있었다.

비록 4월의 주말이 '순삭'되긴 했지만, 취득과정 자체는 매우 유익했다.


어차피 외환관리사 자격증에 전문직 자격증과 같은 공신력을 기대하는 사람은 없을테니... 

평소에 접근이 힘든 외환과 파생상품에 대한 이해증진을 원하는 이에게 적극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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