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의경? 전경? 니들 대체 뭐냐?1. 의경? 전경? 니들 대체 뭐냐?

Posted at 2010/10/26 18:55 | Posted in 의경, 의무경찰/의경 블루스



[의경 블루스 - 1] 의경? 전경? 니들 대체 뭐냐?

Q. 의경? 전경? 너희들은 대체 누구냐.


사람들은 우리에 대해 잘 모른다. 물론, 알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2008년 중순에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는 "대체 우리 앞을 막아서는 저 X놈새끼들이 뭐하는것들이냐?"라는 궁금증을 많은 사람들에게 불러일으켰다.

보통 사람들은 '의경은 현역과 무엇이 다르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한다. 근데, 엄밀히 말하면 의경도 현역이다. '현역'이란 단어는 징집·소집 및 지원 등에 의하여 상비군(常備軍)에 편입되어 실제로 군에 복무하는 일 또는 복무 중인 인원을 의미한다. 엄연히 부대라는 울타리 안에서 숙영생활을 하고, 전쟁이 발발하면 총을 들고 뛰어나가며 외박과 휴가 등을 바라보면서 살아가므로 행정안전부 소속이지만 일반적인 국방부 소속 군인들과 큰틀에서는 동일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병무청에서 이루어지는 신체검사 급수로 1~3급이 보통 현역입영대상이다. 의경조직 또한 신검 1~3급이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근데 일반 현역과 다른 점은 공익근무로 빠지는 4급 또한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보통 이것때문에 '의경 = 공익'이라며 타군에서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 난 근데 아직까지 4급은 주변에서 한번도 못봤다. 찾아보면 있긴 있겠지만, 누가 4급 판정 받았는데 신의 축복(?)을 져버리고 험난한 2년 가시밭길을 택할까...뭐 굳이 '난 예비역병장이 되고 싶다'며 지원할 수도 있지만, 극히 소수일 것이다.

전의경은 전환복무제도에 속한다. 현역병으로 입영되어 기초군사교육을 수료한 사람들을 선발하여 경찰의 치안업무보조에 활용하는 것이다.

일단, 의경의무전투경찰순경의 약어이다. 보통 사람들에겐 의무경찰, 의경 등의 준말로 통용된다. 1982년 12월31일에 경찰치안업무의 보조를 목적으로 공식창설되었으며 지금까지 약간의 인원감축이 이루어지긴 했지만 잘 운용되고 있다.

전경작전전투경찰순경의 약어이다. 보통 사람들에겐 전투경찰, 작전전경, 전경 등의 준말로 통용된다. 이들은 논산육군훈련소에서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차출된다. 쉽게 말하면 경찰청에서 충원할 인원을 국방부에 통보하고 빌려온다고 보면 된다(전역할 때는 다시 육군 예비역병장이 되므로).1967년 9월1일에 대간첩각전을 주요 임무로 하여 창설되었다. 지금은 그 임무가 많이 변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루겠다.

일단 짚고 넘어갈 부분은 전의경이라고 통용되는 의경전경이라는 어휘의 선택이다. 기본적으로 두 조직은 전투경찰순경이므로 전경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지원제인 의무경찰의경, 차출된 작전전경전경이라고 얘기한다. 머리아프면 싸잡아서 전의경, 전경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인터넷에서는 의경 전역자들이 "시위막는 애들은 전경보다 의경이 훨씬 많다."며 언론과 사람들의 '전경'어휘 사용에 답답해했지만 넓은 마음으로 보면 틀린 것은 아니라는 것.
쳇, 별것도 아닌게 써놓고보니 은근히 복잡하다.

지금부터는 내가 속한 의무전투경찰순경의경, 작전전투경찰순경전경이라고 통일하겠다.

의경은 온라인 홍보사이트를 통한 인터넷지원과 가까운 경찰서 전경관리계 방문지원으로 입대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지구대나 파출소에서는 지원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나같은 경우에는 학교 근처인 서울서대문경찰서에 직접방문하여 지원했다.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그 융숭한 환대를....경찰서 정문에서 타격대 소속 자경대원에게 의경지원 하러 왔다고 하니 마치 황제를 대접하듯이 나를 전경관리계로 안내했다. 당시엔 몰랐지만, 지금은 누군지 알고 있는 직원인 전경관리계장 또한 '용감한 선택을 하셨다'며 환대했다. 그 후 며칠동안 마음이 안바뀌었냐며 핸드폰으로 전화오고 난리가 아니었는데, 입대하고 나서야 알았다. 왜 그들이 그렇게 한 사람이라도 붙잡으려고 했는지를....-_-;

서울을 기준으로 자대배치까지의 과정을 설명하자면, <<지원서 접수 → 동대문 기동본부에서 체력검사, 신체검사와 면접 → 논산육군훈련소 입소 후 4주 기초군사훈련 → 충주중앙경찰학교 1주 기본교육 →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신병교육대 → 자대배치>> 이러하다.

충주중앙경찰학교에서, 동기들과 :)


확실한 것은 의경은 병X이 아니면 다 입대가능하다는 것이다. 병무청의 신체검사와 별도로 또 체력검사와 중복신체검사가 이루어져서 '난 못가는 것 아니냐'고 공포에 떠는 사람이 많은데, 항상 전의경인력부족에 시달리는 경찰이 쉽사리 제발로 걸어와서 데려가달라고 하는 사람들을 내칠리가 없다. 내가 기동본부에서 면접볼 때는 한 자리에 약 500명이 있었는데, 최종탈락한 사람이 다섯손가락 안에 들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렇다면 이 포스트의 메인테마 :

Q. 의경과 전경은 하는 일이 어떻게 다른가.


1. 의경


일단  의경의 경우, 크게 방범순찰대(줄여서 방순대), 기동대로 분류할 수 있다. 방범순찰대는 1급서로 분류되는 전국의 경찰서에서 숙영하는 부대로서 중대(약 100명 내외)규모로 운용된다. 요즘엔 전체적인 의경정원을 줄이는 추세여서 내가 속한 중대의 경우에 총원이 80명 정도이다. 주요 업무로는 소속 경찰서 관내 방범근무(도보순찰), 집회관리(시위진압), 시설경비, 교통근무, 기타 경찰의 잡무가 있다. 한 마디로 멀티플레이어다. 좀 나쁘게 말하면 이것저것 얕게 맛만 본다고 할 수 있다.

방범근무전 교양중(우리중대)


기동대는 어감에서 느껴지듯이 시위진압, 시설경비 등에 특화된 부대이다. 방순대와 같이 중대단위로 운용되며 방순대에 비해서 진압훈련의 시간 및 강도가 높고, 대형집회가 있을 시에 일선에서 시위대와 대치한다. 굳이 따지자면 대형집회의 전방에는 기동대와 전경대(추후 설명), 후방에는 방순대가 위치한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것도 2008년 촛불시위와 같은 초대형 집회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일반적인 규모의 시위'에서의 기본법칙일 뿐.

기동대와 연합훈련중(우리중대)


이 외에는 경찰서 교통계 소속으로 일하는 자서교통, 기동대는 맞는데 각 경찰서에 배치되어 교통업무만 전담하는 교기대(교통기동대), 자서운전대원 등이 있다. 이들은 시위진압에 동원되지 않는다. 방순대와 기동대, 전경대 등 집회관리에 동원되는 부대는 상설진압중대라고 칭한다.

보통 의경은 서울과 지방으로 구분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구분은 집회의 강도와 빈도에 따라 근무강도가 달라지는 것에 기인한 것이다. 상설진압중대는 경비업무(대표적으로, 집회관리)가 최우선이기 때문에 시위가 잦을 때는 방순대, 기동대 구분없이 시위진압에 주로 동원된다. 서울은 사시사철 크고 작은 시위가 끊이지 않는다. 몇십명 규모의 소규모 집회부터 몇만명 규모의 대형집회까지, 엥간한 집회는 서울에서 벌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시내에 이러한 집회가 단 하나도 없는 날은 거의 손에 꼽을 수 있을 정도. 또한 서울은 집회와 별개로 고정적으로 근무해야 하는 근무지가 많다. 미대사관, 용산 미8군과 같은 중요시설과 청와대 길목 등 경찰로서는 한시도 긴장을 늦추면 안되는 곳이 대표적이다. 이런 곳은 집회와 상관없이 고정적인 경비인력을 필요로 한다. 지방의 경우에는 이러한 면에서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기 때문에 전의경 중대가 좀더 여유있게 움직일 수 있다. 서울시내 경찰서 소속 방범순찰대는 겨울과 같이 집회가 없는 시즌에 방범근무 등의 생활치안업무 동원이 잦으며 나머지 계절에는 갖가지 집회관리와 시설경비에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의 내 경험상 방범 對 나머지 근무의 비율은 작년의 경우 대략 3:7(다분히 주관적)정도? 노무현 前대통령 서거, 촛불시위 1주년, 용산참사 등 여러 사건이 많았던 2009년을 돌이켜보면 거의 6개월 정도는 방범근무가 단 한번도 없었던 것 같다.

미대사관 앞 우발대비중인 의경중대.


지방은 집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방범근무와 같은 생활치안업무의 비율이 월등히 높다. 시위진압이 주업무인 기동대 또한 방범과 교통관리 등 생활치안에 동원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서울에 큰 시위가 있으면 서울중대와 함께 집회관리에 동원된다. 내가 있는 곳이 서울이라서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이들도 나름의 애환이 많다고 한다. :)

방순대와 기동대의 배치는 중앙경찰학교에서의 성적순으로 이루어진다.[각주:1] 상대적으로 편하다고 알려진 방순대부터 힘들다고 알려진 기동대까지 성적과 티오에 따라 연고지, 자대를 무작위 배치한다. 서울지원자의 경우 상위 5등까지는 TO가 있을 경우 원하는 자대까지 선택할 수 있게 해준다. 난 태어나서 가장 열심히 공부한 끝에 1등으로 당당히 지금의 자대를 선택했다. 장문의 이 글을 써내려가는 지금, 난 내 선택에 감사하며 후회하지 않는다.

※ 서울지방경찰청의 신병 자대배치 관련 수정사항

서울의 경우 기존에는 성적순으로 배치를 하다가 '10.8.27자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지시에 의거하여 군번순 배치로 변경되었다. 다만, 중앙경찰학교에서 지방청까지로의 발령은 기존대로 성적순으로 진행되며 이후 서울지방경찰청내의 발령에 있어서는 군번순에 의거하여 경찰서→기동본부 순으로 배치된다.

▶ 근거자료 :  서울지방경찰청 국민광장 > 소통광장 > 글번호 32789번 질의응답

다른 지방경찰청의 경우,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자대배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나, 서울의 경우 이와 같이 바뀌었으므로 의경지원을 고려하고 있으신 지원자나 부모님들께서는 이 점 꼭 참고하시길.

성적순의 자대배치가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의견에 따라 위와 같이 변경되었다고 하며, 혹시 이외에도 모두가 알아야 할 중요한 정보나 제 포스팅의 틀린 점이 있다면 언제든지 댓글을 이용해서 피드백을 부탁드린다.

많은 분들이 내 블로그의 글들을 참고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앞으로도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현재 전역한지 6개월이 넘은 상태이고, 아직 부대에 있는 친한 후임들도 하루하루 전역하고 있는 시점이라서 뉴스로 알 수 있는 전의경 관련 소식 외에는 조직 내부사정을 알 길이 거의 없다. 부디 방문자들 께서는 이런 것을 참고하시길 바라며, 가치있는 추가정보는 언제든 포스팅에 추가하겠으니 댓글 등을 통한 많은 피드백 부탁드린다.

또한 이 정보를 댓글로 주신 한 현역의경의 어머니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싶다. :)

- '10.10.26 글쓴이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방청은 전의경 인력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에 지방이 자신의 연고지인 경우, 연고지로 가는 것이 쉽지 않다. TO가 잘 나지 않기 때문에 성적이 조금만 삐끗하면 대부분 서울로 배치된다고 보면 된다. 서울은 국방부식으로 따졌을 때 전의경의 전방이지만, 내가 보기엔 그리 나쁘진 않다.

참고로 시위진압에 동원되는 전의경 인력의 경우 의경이 훨씬 더 많다. 의경은 기동대와 방순대가 전부 동원되고, 전경은 전경대 몇개가 유일하기 때문이다.

2. 전경

전경의 경우에는 크게 112타격대전투경찰대(줄여서, 전경대)로 나눌 수 있다. 112타격대는 전국의 경찰서에 배치되는 소규모 단위의 부대이다. 우리 경찰서 타격대의 경우 정원이 10명도 안된다. 이들은 주로 경찰서 정문을 지킨다. 민원인을 안내하고, 경찰서를 외부위해세력으로부터 1차적으로 방어한다. 관내의 소규모 소요사태나 지구대습격 등에도 동원되지만 이런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경찰서 소속 타격대의 경우, 정문경비와 민원인 안내가 주 업무라고 보면 된다. 이들 중 일부는 경찰서 내 부서(상황실, 경비계 등)에서 행정업무보조를 하기도 한다.

112 타격대 지원근무중인 나.


전경대는 의경의 기동대와 거의 흡사하다고 보면된다. 시위진압이 주 임무이고, 시설경비 전담중대 또한 존재한다. 역시 서울과 지방의 차이가 존재한다. 지방의 경우에는 집회시위가 적기 때문에 평소에 전경대가 방범도 나가고, 다양한 생활치안업무를 수행하는 비율이 높다.

전경의 경우 의경과 달리 자대배치가 군번순으로 이루어지는게 특징이다. 의경식으로 하자면 성적순으로 상대적으로 편한 타격대~전경대 순으로 줄세워서 자대배치 하는게 옳겠지만, 그렇지 않다. 최근에 내가 접한 소식에 의하면 전경도 앞으로 경찰학교 성적을 반영하여 원하는 연고지 등에 배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간다고 했다. 굉장히 옳은 방향인듯. 제아무리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차출된 전경이라고 해도 자신의 집근처, 혹은 원하는 곳에서 군생활을 하고 싶은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 

사실 내가 전경이 아닌고로 전경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전경에 관한 위의 정보는 틀린 정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참고하길.

확실한 것은 본래의 창설목적인 대간첩작전 부분이 매우 희미해졌다는 것이다. 한창 전의경제도 폐지에 열을 올리던 사람들은 특히 이 부분을 크게 질타한 것으로 알고 있다.

Q. 계급구분은 어떻게 하냐.

전의경은 공통적으로 전투경찰대설치법에 따라 이경 5개월, 일경 6개월, 상경 7개월, 수경 나머지 등으로 진급제도가 마련돼있다. 같은 복무기간을 가진 육군의 진급제도(일반적으로 6,6,7,나머지)와는 약간 다르다. 원래의 복무기간 24개월에서 계속해서 줄고 있기 때문에 수경은 갈수록 짧아지는 중이다(난 총 복무기간이 약 22.5개월). 복무기간 단축은 전군 공통사항.

1. 의경

광화문과 종로에서 자주 만날 수 있는 의경의 경우 계급장으로는 계급을 구분할 수 없다. 이경부터 수경까지 모두 꽃봉오리 하나이다. 짬밥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두가지. 분대장의 상징인 '녹색견장(녹견장)을 했느냐''느껴지는 포스'. 전의경중대의 경우 1개 중대가 3개 소대로 구성되어 있고, 1개 소대는 4개 분대로 이루어져있다. 고로 4 X 3 = 12명의 분대장이 존재하고, 각 소대의 왕고급인 소대무전병 3명과 중대를 대표하는 중대왕고급 중대무전병 1명까지, 총 16명의 녹견장을 찬 대원(?)이 있는게 일반적이다. 고참이어도 분대장이 아니라면, 눈썰미로 알 수 밖에 없다. 녹견장 착용도 중대마다 조금씩 다른데, 우리 중대의 경우에는 녹견장을 잘 차지 않는다.

느껴지는 포스로의 구분방법은....그냥 딱 봐도 알 수 있다. 정신나간 신병이 짝다리 짚고 담배를 피지 않는 이상 일반인은 모여있는 의경 두세사람 사이의 상대적인 짬밥 정도는 쉽게 구분 가능하다.

자체훈련중에. 후임과 나.


 녹견장은 분대장, 무전조끼는 그 소대의 무전병임을 의미한다.

2. 전경

전경은 친절하게도 계급장이 육해공군과 흡사하게 마련되어 있다. 꽃봉오리 아래의 작대기 개수로 계급을 쉽게 구분 가능하다. 계급이 궁금하다면 좋은 시력만 있으면 된다.

아래는 인터넷에서 웹서핑중에 발견한 개념정리사진!(문제가 있을시에 삭제하겠음.)

은신초님 블로그(http://haebaek.naezip.net/tc/18?category=2)

Q. 의경에 지원하는 이유가 뭐냐.

1. 의경은 빠른입대가 가능하다. : 갑자기 군대가 가고 싶다거나-_-; 최대한 빠른 입대를 원할 경우, 의경은 가장 확실한 대안을 제시한다. 입대제한나이 또한 가장 낮아서 어린 친구들도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입대하곤 한다. 난 군대를 좀 늦게 왔는데, 후임도 선임도 나보다 어린 사람이 굉장히 많았다.

2. 사회와 격리되지 않는다. : 물론 부대에서 숙영생활을 하지만, 근무 자체가 사회 속에서 이루어진다. 오히려 입대 전보다 더 자주 밖에 돌아다닌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쁜 여자를 보면 눈돌아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사회와 멀어졌다는 느낌은 별로 없다.
난 용산과 종로, 광화문, 시청광장 등은 생각할 수록 이가 갈려서 전역하면 되도록 피해다닐 예정.

3. 전의경특채 : 전의경전역자를 대상으로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서 한번 더 기회를 준다. 순경을 목표로 입대한 이들이 내 주위엔 엄청 많다. 시험을 한번 더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것은 분명 엄청 큰 어드벤티지이다.

4. 잦은 외박, 특박, 외출제도 : 일반적으로 2달에 한번 3박4일의 정기외박이 보장되어 있다. 중대에 따라 재량으로 개별외박에 1박을 붙여주거나 하기도 한다. 휴가 또한 9박10일 2회, 제대휴가 1회가 육군과 동일하게 존재하고, 큰 시위를 잘 막으면 수고했다며 보통 2박3일 정도의 특박(특별외박)을 보내준다. 참고로 난 2009년 한해 동안 외박과 특박, 휴가를 포함해서 횟수로만 총 11번 나왔다. 중대에 따라 훨씬 더 많이 나올 수도 있다. 목욕외출 또한 중대장 재량으로 가능하다. 이것이 애인이 있는 사람들이 의경을 지원하는 가장 큰 이유. 하지만, 나도 그렇고 주변도 그렇고 90%이상 헤어진다.

Q. 의경은 어떤 점이 별로인가.

1. 휴일이 없다. : 물론 단 하루도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일반적으로 주5일제로 돌아가는 국방부 군대와 달리 정해진 휴일이 없다. 의경의 경우 해당 지방청에서 매일의 치안상황에 따라 근무를 배정, 통보하기 때문에 시위가 잦은 시즌에는 잘 때 까지도 그 다음날 무엇을 할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또한 민간인의 공휴일에 격무를 할 확률이 높다. 서울의 경우 시위시즌에는 철야가 잦아서 생활리듬 또한 엉망이 되기 일쑤이다. 의경들이 가장 많은 후회를 하는게 바로 시위시즌의 피크인 여름. 난 작년 여름에 '내가 왜 여기서 하루종일 이러고 있어야하나' 생각하면서 속으로 땅을 수백, 수천번 쳤더랬다.

2. 잡군기가 많다. : 이것은 중대마다 차이가 있다. 내가 알기론, 대체적으로 예전의 섬뜩할 때에 비해서 내무실 분위기나 잡군기 등이 많이 개선됐지만 그렇지 않은 곳도 허다하다. 보통 '사회 속에 있기 때문에 군기를 잡지 않으면 고삐가 풀려서 부대가 안돌아간다.', 혹은 '시위진압 등이 항상 실전이기 때문에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다친다.'란 명목으로 일반인은 이해할 수 없는 갖가지 잡군기와 가혹행위가 존재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은 노코멘트. 이게 많은 사람들이 의경지원을 기피하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다.

3. 사회의 부정적 인식 : 내가 보기엔 촛불시위 때 절정을 찍었다. 이 때 까지는 의경은 군것질하면서 동네 방범순찰 도는 애들, 전경은 시위막는 애들이라는게 일반적 사회인식이었지만 촛불시위를 기점으로 관심있는 일반인은 그나마 전의경 조직에 대해 약간의 개념을 갖게 되었다. 더불어 부정적 인식이 심화되어 '전의경출신은 기업 인사고과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도 안되는 소리가 떠도는 지경이 됐다. 의경이라고 하면 '군대가기 싫어서 간 비겁한 놈들', '군인도 아닌 것들이 군인인척 하는 놈들'이란 인식 또한 존재한다. 근데, 의경도 K-2소총 쏜다. 물론 분기별로 1년에 4번 밖에 안쏘지만...전쟁나면 총들고 나가는 것은 확실하다.
어쨌든, 갖은 가혹행위를 견디며 살인적인 강도의 근무를 하며 의경생활 하다가 전역한 이들은 이런 소리 들으면 술자리에서 욱하는 경우가 많다고 :(

Q. 전의경 전역자는 어떻게 구분하냐.

일단 전의경은 전환복무이기 때문에 전역과 동시에 다시 육군예비역병장으로 신분이 변경된다. 행안부에서 다시 국방부로 넘어가는 것이다. 훈련소에서 받는 군번줄에도 육군이라고 적혀있다. 전역증의 주특기번호는 소총수인 1111. 전의경 전역자가 이력서에 육군예비역병장이라고 기록하고 전의경이었다고 굳이 말하지 않는다면 딱히 알 수 있는 방법은 없다. 하지만, 전역증 뒷면에는 '전역당시부대 : ○○지방경찰청'이라고 소속부대가 속한 지방청이 명시되어 있다.

또한, 개구리옷이라고 일컫는 육군군복에도 부대마크, 심지어는 계급장 오버로크도 없다(예비역 계급장 오버로크는 개인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음). 예비군훈련가면 다들 '공익이었구나' 라고 생각한다고. 이게 싫어서 육군출신 친구의 군복을 빌려있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고 한다. 전의경 전역자들은 처음에는 공익과의 동일시에 짜증내다가도 몇번가면 '그러려니' 한다고.


이 정도면 관심있는 일반인에게는 큰 도움이 될듯.
의경 입대를 앞두고 있거나, 관심있는 사람들도 이 글을 읽고 유용한 정보를 얻었으면 좋겠다.

p.s. 그 밖에 궁금한게 있으면 댓글이나 방명록 등으로 질문할것. 아는 한도 내에서 답을 주겠음.

※ 댓글 수가 생각외로 너무 많아졌네요. 댓글만 봐도 궁금증을 많이 해결할 수 있을거라 사료됩니다. 앞으로는 다른 댓글에 답이 있거나, 제가 답변이 곤란하거나 한 것은 답변을 피하겠습니다. 입대를 앞둔 분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닌데, 전의경부대도 다 사람사는 곳이고 굳이 알지 않아도 되는 것들이 많습니다.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말고, 맘편히 입대하세요^-^;
  1. 서울의 경우 기존에는 성적순으로 배치를 하다가 '10.8.27자 서울지방경찰청장의 지시에 의거하여 군번순 배치로 변경되었다. 다만, 중앙경찰학교에서 지방청까지로의 발령은 기존대로 성적순으로 진행되며 이후 서울지방경찰청내의 발령에 있어서는 군번순에 의거하여 경찰서→기동본부 순으로 배치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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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괴로운 시선11. 괴로운 시선

Posted at 2010/04/23 08:29 | Posted in 의경, 의무경찰/의경 블루스


[의경블루스 - 11] 괴로운 시선

의경은 사회속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다보니 여러가지 장점과 단점이 있다. 늘 민간인을 마주 하며 그들의 일상을 지켜본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장점이겠지만, 이게 가장 큰 아픔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차라리 눈을 감았으면 싶지만, 짬밥이 안되면 안된다고 눈에 힘주고 정면을 주시해야하는(소위 '앞을 뚫다'라고 표현) 쫄병도, 짬이 차서 사람구경 하느라, 이쁜 여자들 구경하느라 눈을 마구 돌리는 고참도 이런 봉변의 예외가 될 수 없다.

긴 말 필요없다. 아래의 사진이 근무중의 그 짜증과 고통을 잘 말해준다.


이 사진은 서울 전의경중대가 늘상가서 '뻗치기 근무'(각잡고 장시간 서있는 근무를 지칭)를 하는 근무지 중의 하나인 경복궁 동문쪽, 동십자각 사거리에서 거점근무중인 의경들과 앞에서 있는 힘껏 염장질을 하는 한 커플의 모습을 잘 담아냈다. 이 근무지는 외국인 관광객이 같이 사진을 찍자고 하거나 길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아서, '아, 내가 대한민국의 국위선양과 경찰 이미지 제고에 일조하고 있구나.'란 뿌듯한 마음을 종종 갖게 만드는 곳이지만, 눈에 콩깍지가 씌여서 자신들 외에는 아무것도 개의치 않는 커플들의 염장질이 극에 달하는 분노의 근무지이기도 하다.

그래, 우리를 남자로, 사람으로 안보는 것은 이해하겠지만... 불쌍한 군바리 처지 생각해서라도 눈앞에서, 코앞에서 저런 짓은 좀 자제하는게 최소한의 양식을 갖춘 인간의 도리가 아닌가. 정녕 저들은, 아니 저 남자는 아무것도 모르는 군미필자인가. 혹은, 불쌍한 현역들에게 자비심이라고는 눈꼽만치도 없는 예비역인가. 왜 그 많은 으슥한 곳, 아늑하고 쾌적한 모텔방 놔두고 하필 늠름한 자세로 근무중인 경력이 떡하니 각잡고 서있는 저 곳인가. 가끔 저런 분들을 보면 단봉뽑고 달려가서 마구 혼내주고 싶은, 무전기로 예비대 경력을 하차시켜서 고착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그래도 어디까지나 '해소불가능한 욕구'일뿐. 누구 말마따나 '현실은 시궁창'이다.


이 사진의 커플 또한 마찬가지이다. 저 행동은 경력을 자극하기 위한 다분히 의도적인 시위대의 행동이라고 판단된다. 정말 경력을 개의치 않고 순수하게 사랑에 빠져 저러고 있었던 것이라면.....그래도 이런 물불 안가리는 심리전은 너무한다. 차라리 경력에게 욕을 하라. 이건 정말 잔인한 고문이다.

그리고 근무중에 갖게되는 전의경의 시선에 대해 매우 잘 묘사한 그림 한 컷이 있다.


정말 이러하다. 난 교복입은 중고등학생들만 봐도, '쟤들은 언제쯤 군대갈까? 어디로 갈까? 복무기간은 얼마나 단축될까?' 이런 생각을 계속 한다. 가끔 지나가는 육군 개구리복 복장의 현역아저씨들을 보면서도 계급장 짝대기 수를 세어보며 '아직 앞이 안보이는 짬밥이구나', '나랑 비슷하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 남자는 전역자, 현역, 미필자(입대예정자), 공익, 면제자로 이루어져있을 뿐이다.

얼마 후에 전역하고도 내 눈이 이럴까, 요즘 좀 무섭다. 말년이 되어도 전혀 사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놈의 군바리티.............퓨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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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한겨울 미대사관 철야10. 한겨울 미대사관 철야

Posted at 2010/03/16 08:43 | Posted in 의경, 의무경찰/의경 블루스



[의경블루스 - 10] 한겨울 미대사관 철야



보는 이를 소름끼치게 만드는 한 장의 그림. 광화문 광장 쪽 대로 쪽에서 바라보는 미대사관 근무중대 경찰버스의 배치 모습이다.(물론 여기 말고 다른 곳에도 버스가 주차된다.) 그림 좌측(북측)엔 미대사관, 사진의 가운데에 보이는 종로소방서, 그림 우측(남측)에는 KT건물이 있다. 그리고 그림에 보이지 않는 왼쪽 미대사관 본 건물 외벽주위에는 전의경들이 코너마다, 길목마다 배치되어 있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 곳은 서울의 전의경이 마주하는 가장 최악의 근무지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365일 24시간, 단 1초도 경비경찰이 자리를 비우면 안되는 곳. 요즘에는 '전담중대' 개념이 생겨서 모든 상설진압중대가 골고루 돌아가면서 근무를 하지는 않는다. 청에서 지정한 기동대와 전경대 몇개가 돌아가면서 근무를 서는게 요즘의 패턴.('시설전담'의 개념에 대해서는 추후에 소개)

내 기억에는 작년에 주상용 前 서울청장님이 부임하면서 근무가 위와 같이 전담 개념으로 바뀌었다.  아마도 중요한 경비근무지인만큼 중대를 몇개 지정해 근무돌려서 그들의 현장대응역량을 강화하는게 낫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것 같다. 그 전까지는 서울의 상설중대가 모두 돌아가면서 시설경비를 했더랬다.

그렇게 서울 모든 상설중대가 돌아가면서 근무를 설 때, 잊을 수 없는 하루가 찾아왔다.

2008년 12월 말, 크리스마스 즈음의 유난히 추운 겨울 어느 날이었던 것 같다. 재수없게도 미대사관 철야가 걸렸다. 복장은 근무복. 짬밥은 안될 때 였지만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고참들 몰래 양말을 여러겹 신었다. 그렇게 근무지에 배치됐다. 그 날 나의 두번째 근무였나? 새벽 2시~4시, 대로를 바라보고 부동자세로 홀로 앞을 뚫고 근무에 임했다. 광활한 광화문 벌판의 미친듯한 칼바람이 엄습했다. 목토시로 아무리 얼굴을 가리려고 노력해도 눈에서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콧물도 마구 흘렀다. 너무 추워서 손을 움직여 닦을 엄두도 안났다. 발은 깨질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추위가 아니라 통증 수준이었다. 얼어버린 얇은 경찰단화 가죽을 뚫고, 한기가 마구 들어왔다. 양말을 여러겹 신은게 오히려 독이 되었는지 감각도 없어지고 너무 아팠다. 왜 이런날 얇은 경찰단화를 신고 근무를 하게 했는지 상부가 야속했다. 하긴, 밖에서 실제로 근무를 서지 않는 그들이 이런걸 신경이나 쓸까. 길 건너편에 보이는 세종문화회관 전광판 시계를 아무리 쳐다봐도 1분, 1분이 힘겹게 흘러갔다.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았다.

'이러다 죽겠구나' 생각하면서 오만 생각을 다 하며 2시간을 버티다보니 어느덧 근무교대시간. 추워서 졸 수도 없었다. 졸다가 정신잃으면 죽겠구나 싶어서 정신은 깨어 있었다. 다시 버스 안에 들어가서 내가 살아있는지 자가점검을 하자 코와 입을 덮고 있던 검은 목토시 쪽에 콧물과 입김이 고드름이 되어 맺혀있었다. 태어나서 처음 보는 광경이었다. 죽어도 잊지못할 한겨울 미대사관 철야의 악몽.

전방의 육군이야 오죽하겠냐만은, 혹한기 미대사관 철야근무는 서울의 전의경이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근무가 아닐까 싶다. 게다가 새벽 한가운데 근무를 서야하는 짬밥안되는 쫄병급이라면 더더욱.

지금 이 시간도 열심히 미대사관을 지키고 있는 동료들이 떠오른다. 우리가 한미외교의 최전방을 수비한다고 생각하면 아무 이유없다고 느껴지는 이 근무도 조금은 할만하다.

아래는 엊그제 광화문에서 철야를 하고나서 이른 아침에 찍은 사진. 맨 위의 그 종로소방서가 우뚝 서있다. 그림의 오른쪽에 보이는 경찰버스가 우리중대의 버스였다. 근무는 미대사관 시설경비가 아니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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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그 많던 '닭장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9. 그 많던 '닭장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Posted at 2010/03/05 22:44 | Posted in 의경, 의무경찰/의경 블루스


[의경블루스 - 9] 그 많던 '닭장차'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서울광장 옆.

서울시내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는 경찰버스. 사람들은 '전경버스', '닭장차' 등으로 많이 부른다. 하지만 요즘에는 '닭장차'를 찾기 힘들 것이다. 아니, '닭장차'는 더 이상 없다. 대신 왼쪽과 같이 새것으로 보이는 깔끔한 버스들이 많이 보일 것이다.

이렇기 때문인지 몇몇 사람들이 착각하는게, '경찰청에서 엄청난 예산을 들여서 닭장차를 죄다 새것으로 바꾸었다'라는 루머이다. 뭐, 관심도 별로 없고, 생각 없는 사람들이나 이런 생각을 하겠지만, 이렇게 버스들이 하나하나씩 교체되던 과도기에 나도 똑같은 생각을 했더랬다. 또, 약간의 '두근거림'도 있었다.

'우리 부대 버스도 곧 바뀌는 건가?!'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아니, 역시나 그랬다. 일단, 저 깔끔한 버스들은 거의 다 '도색된' 차량이다. 물론, 새것으로 교체된 버스도 더러 있었지만, 대부분이 도색된 것이었다. 아래에 볼 수 있듯이 경찰청의 계획에 따라 전국 모든 경력수송버스의 도색이 이루어졌다. 내가 짬밥이 안됐기 때문일까..한창 광화문과 종로로 출동을 나가던 시절 꿈꿨던 '신형 버스의 꿈'은 그렇게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촛불시위 때.

어쨌든, 많은 사람들이 봐오던 오른쪽과 같은 닭장차들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내가 부대에 전입한 2008년 8월 초에는 모든 버스들이 다 이러한 형태였다. 우리 부대의 버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도 그 닭장차 안에서 바깥세상을, 두꺼운 철망이 달린 창을 통해 힐끗힐끗 봐야했다. 
 
얼마간 시간이 흐르고 촛불시위가 사실상 종료되면서 우리 부대 버스도 철망을 벗었다. 어찌나 무겁던지, 운전대원이던 고참의 명령에 따라 그 쇳덩이를 떼어서 나르던게 아직도 기억난다. 더 열받는 사실은, 그런 상태로 있다가 또 큰 시위가 있으면 철망을 옮겨와서 다시 부착했다는 것. 정말 말그대로 짜증났다. 그러던 때에 갑자기 방송뉴스와 신문 등에 경찰버스와 관련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 동아일보기사 링크 : 경찰버스, 철망 대신 쇠파이프 견디는 ´PC창문´ 교체

두꺼운 철망이 없어졌다.


간단하게 말하면 '닭장차라는 오명 탈피 및 대민이미지 제고'를 위해 기존의 철망을 제거하고 위와 같은 특수 창문으로 교체한 것이다. 근데, 난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 있다. '왜 모든 부대의 버스에 적용하지 않았나'하는 점이다. 이런 창문교체는 시위진압전담인 기동대와 전투경찰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내가 속한 방범순찰대는 아직도 그냥 일반버스와 같은 유리창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어찌보면 일의 순서를 따졌을 때 당연한 일이다. 방범순찰대 보다는 기동대와 전경대가 집회관리 및 시위진압에 동원되는 빈도나 정도가 높기 때문에 우선적인 교체가 필요한 것이다. 문제는 일부 부대의 경우, 1년이 훨씬 넘은 지금도 그대로라는 것이다. 철망을 제거한 뒤 아직도 '강화창문'으로 교체되지 않았다. 그냥 일반버스와 같은 유리창에 외부에서 내부를 볼 수 없도록 선팅만 되어 있는 상태이다. 우리부대 버스의 모습은 아래와 같다.

평택쌍용차공장 지원 때, 우리부대 버스.


현재 서울시내의 방범순찰대 중에는 위와 같은 상태로 운행되는 버스가 많다. 강화창문으로 교체된 버스가 있어도 부대의 버스 3대중에 일부만 그러한 경우가 많다.(c.f. 일반적인 의경중대는 출동시에 3개 소대로 운용되며, 각 소대가 1대의 버스에 나눠 탑승한다.)

난 굉장히 황당했다. 내가 지금도 타는 이 버스는 돌이나 기타 시위용품, 화염병 등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어떠한 자기방어기제도 갖추지 않았다. 물론, 요즘의 시위양상을 볼 때, 화염병이나 기타 극렬시위용품이 쉽게 등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절대 그럴 일이 없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나? 정말 최악의 경우, 철야근무를 위해 정차되어 있는 경찰버스에 누군가가 나쁜 마음을 먹고 창문 안쪽으로 인화성 물질을 투척하면 부대원 모두가 다 죽을 수 있다.

특히 2009년 여름, 용산참사의 후폭풍으로 참사현장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근무를 하며 밤을 지새울 때 나는 이런 위협을 많이 느꼈다. 여름에는 너무나 덥기 때문에 버스의 창문을 조금씩 열어놓고 철야하는 경우가 많다. 에어컨이 있지만, 주민들의 민원문제가 있기 때문에 항상 틀어놓고 있을 수가 없다. 고로, 어쩔 수 없이 창문을 조금이나마 열어야 한다. 모든 소대원이 다 자고, 나 혼자 버스에 깨어있을 때, 버스 옆쪽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면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었다. 차라리 철망이 있는 기존의 '닭장차'였다면, 이런 안전문제에 대한 걱정은 좀 덜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경찰의 이미지 제고'라는 명목 하에 전의경들의 생명을 위험으로 내몰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시민들의 경찰에 대한 악감정이 충분히 고조되어 있었으므로, 더더욱 그랬다. 윗분들이 이 글을 볼리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 버스를 타고 군생활을 오랫동안 해나가야할 내 후임들을 위해서라도 제발 미교체된 버스들에 대해서도 신속한 조치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일반시민들에게 버스는 단순한 운송수단이겠지만, 우리 전의경들에게는 이 버스는 '또 하나의 집'이다. 출동 시에 부대의 이동을 비롯한 숙식 등이 모두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로와 광화문 등지에서 철제 식판을 들고 있거나 도시락을 집단배식중인 전의경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특수한 경우가 아니면, 이 식사는 모두 버스 안에서 이루어진다. 또한, 기본적인 휴식도 마찬가지이다. 창문이나 등받이에 머리를 기대고 잠깐 잠을 자면서 근무의 피로를 푸는 것도 모두 이 버스 안이다. 철야를 하면서 잠을 자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시위시즌에는 부대보다 이 버스 안에서 더 오래있게 된다.

평택쌍용차공장 지원 때, 우리소대 버스 안.


우리소대 '닭장차'의 내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버스에는 하이바와 방패, 진압봉, 방독면을 비롯한 부대의 모든 진압용품이 있고, 우리의 땀냄새와 숨결이 배어있다. 예전에는 가혹행위도 이 버스 안에서 많이 이루어졌다. 아무래도..이 폐쇄적인 공간에 20명 남짓한 남자들끼리 부대끼다보면..여러가지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아, 또 이 경찰버스의 중요한 역할이 있다. 바로 '차벽'기능이다. 말그대로 '차로 만든 벽'이다. 수많은 시위대를 수적으로 열세인 전의경진압부대가 몸으로 다 막아낼 수는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전술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바로 이 버스이다. 말 그대로 '벽'이 되어 시위대의 진로를 차단하는데 유용한 기능을 한다. 이런 차벽기능 때문에 경찰버스에 구조적으로 특별히 존재하는 것이 바로 '비상문'이다. 이 비상문은 버스 가장 뒷좌석 왼편에 일반 승용차처럼 여닫을 수 있게 되어 있다. 평소에는 전혀 쓰지 않지만, 위급한 상황에서 차벽으로 쓰이던 버스가 고립되어 앞과 중간에 위치한 일반적인 출입문이 봉쇄된 경우 비상탈출하기 위해 있는 것이다. 아래와 같은 '故노무현前대통령 추모'때의 차벽은 촛불시위나 여타 큰 시위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 촘촘함과 정교함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이렇게 다양한 기능을 하는 이 버스를 대부분의 시민들은 애물단지로 취급하며 온갖 민원을 제기한다. '시위가 없는 때에도 종로와 광화문에 늘상있는 전경버스들이 교통불편을 야기하며 흉물스럽다.'라는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종로와 광화문에는 미대사관과 청와대길목 등 경찰이 365일 24시간 단 한시도 그 자리를 비우면 안되는 곳이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이 곳에는 언제나 전의경이 있다. 버스는 이런 많은 부대들의 운송수단이자 유일한 휴식처인데, 그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책없이 무조건 '까기'만 하는 시민들을 보면 좀 많이 야속하다. 당연히 매연과 같이 부정적인 요소가 많지만,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으니 조금만 너그러운 시선으로 봐주면 안되나 싶다. 아직까지는 전의경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많아서인지 이 버스 밖을 나서면 난 항상 긴장하게 된다. 나는 분명히 자랑스러운 군복무를 하는 것인데, 시민들의 눈치를 봐야한다는 현실이 괜시리 서글플 때도 많다.

어쨌든, 경찰버스는 나에게 있어 악몽이요, 추억이요, 내 군생활의 모든 것이다. 이 버스 없이는 의경생활을 논할 수도 없다. 부디 앞으로는 아래와 같은 경찰버스들이 더 이상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촛불시위의 희생양.



전의경들에게는 '경찰버스'나 '전경버스'보다는 그것을 뜻하는 무전음어인 '기X마'라는 호칭이 더 친숙한 이것. 경찰청에서는 하루빨리 모든 부대의 버스를 개선해서 전의경들의 안전을 비롯한 제반 문제에 신경을 좀 더 써줬으면 좋겠다.

p.s. 서울의 경우, 전의경중대의 버스는 대부분 직원(간부)이 아닌 대원(병사)이 운행한다. 부대에서 '1종 보통 면허취득이 1년 이상'인 대원들을 자체적으로 뽑아서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운전교육대에서 입교시킨 후, 소정의 운전교육을 이수하게끔 하고, 1종 대형면허를 취득한 후(물론, 공짜) 부대로 돌아온 대원들을 운전대원으로 운용한다. 지방은 직원들이 한다고 알고 있는데, 요즘에 '운전특기병'을 입대 전에 따로 뽑는 것 같아서 어떻게 될지 잘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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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남자라면, 결론은 의무경찰...?!8. 남자라면, 결론은 의무경찰...?!

Posted at 2010/02/26 20:47 | Posted in 의경, 의무경찰/의경 블루스



[의경블루스 - 8] 남자라면, 결론은 의무경찰...?!

요즘 여기저기에 의경지원 홍보포스터가 나붙기(?) 시작했다. 며칠전에 특별외박을 나가면서 지하철을 타려는데 붙어있어서 일단 카메라에 대충 담아봤다.

부대근처 지하철역의 홍보게시판.

이 포스터는 지하철역, 지구대 및 파출소 등 경찰관련기관과 여러 공공기관의 홍보게시판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얼마 전에 강민경, 박가희가 전의경홍보대사가 되면서 상부에서 본격적으로 전의경인력확보에 나섰다는건 알았는데, 그렇다면 과연 이 포스터에 있는 '남자라면, 결론은 의무경찰!'이라는 강렬한 문구는 사실인가.

1. 포스터 왼쪽을 크게 채우고 있는 경찰홍보대사, 탤런트 최원준씨가 입고 있는 정복. 일반적인 전의경은 당연히 보급도 안되고, 입을 일도 없다. 특별한 곳에 근무(ex. 서울지방경찰청 호루라기 연극단)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정복은 직원이 아닌 대원들하고는 거리가 먼 피복류이다.

2. '지켜야 할 사람 곁을 지킨다.' -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의경이 되어 직면하게 될 현실은 보통 아래와 같다. 난 철야하면서 서울광장을 지켰다. 물론, 결과적으로 동이 틀 무렵에 끝까지 지키진 못했다.

2009년 6월10일 아침, 서울광장 - 가장 오른쪽, 내콧구멍 출연.


3. '함께 해온 우정을 지킨다.' - 이 부분은 맞는 말이다. 보통 함께 손잡고 진압부대인 기동대로 배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4. '미래를 위한 경험을 쌓는다.' - 하지만 많은 이들이 의경이 되어 쌓을 경험은 보통 아래와 같다. 대학교 다니면서 술먹고 신촌 등지에서 노숙하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이다. 광화문에서 밤새면서 왜 의경왔는지 이 갈았던거 생각하면.. 뭐, 이것도 다 미래를 위한 경험이라고 한다면 굳이 태클걸고 싶진 않다.

故노무현대통령 서거 직후, 우리중대가 있던 곳.

이런 홍보문구들 다 제외하고, 그래도 의무경찰이 참 괜찮은 이유?

난 조심스레 나의 정기외박, 특별외박, 정기휴가 일정을 아래에 첨부한다.

- 2008年

2008년 6월 26일 - 입대
2008년 8월 7일 - 자대전입

10/07 ~ 10/10(3박4일) - 1st 정기외박
11/16 ~ 11/18(2박3일) - 서울청 노고치하 특박
12/07 ~ 12/10(3박4일) - 2nd 정기외박
12/23 ~ 12/25(2박3일) - 친구추천 특박(thx to. 나의 사탕발림에 넘어간 친구, 배모군)

- 2009年

02/08 ~ 02/11(3박4일) - 3rd 정기외박
03/13 ~ 03/22(9박10일) - 1st 정기휴가
03/29 ~ 03/31(2박3일) - 본청 노고치하 특박
05/14 ~ 05/17(3박4일) - 4th 정기외박
06/01 ~ 06/03(2박3일) - 본청 '노동절' 관련 노고치하 특박
07/23 ~ 07/27(4박5일) - 5th 정기외박(모범대원추천, 1박+)
09/02 ~ 09/04(2박3일) - 본청 '故노무현 서거' 관련 노고치하 특박
09/22 ~ 09/26(4박5일) - 6th 정기외박(중대 장기자랑 은상, 1박+)
10/16 ~ 10/18(2박3일) - 본청 '추석절' 관련 노고치하 특박
11/20 ~ 11/29(9박10일) - 2nd 정기휴가
12/13 ~ 12/15(2박3일) - 본청 '농민대회' 관련 노고치하 특박

- 2010年

01/10 ~ 01/13(3박4일) - 7th 정기외박
02/20 ~ 02/24(4박5일) - 본청 노고치하 특박(중대장 재량, 1박+)
03/27 ~ 03/31(4박5일) - 8th 정기외박(중대수인, 1박+)
- 04/25 근무 끝 -
04/26 ~ 04/28(2박3일) - 2010년 상반기 본청 노고치하 특박
04/29 ~ 05/01(2박3일) - 중대수인 노고치하 특박
05/02 - 전역임박자 근무열외(중대별 재량)
05/03 ~ 05/11(8박9일) - 3rd 정기휴가(= 제대휴가)
2010년 5월 12일 - 전역

※ 글을 쓴 현 시점에서 보라색 글씨 부분은 미래의 것이지만, 사실상 확정된 부분.

이제 간단한 계산을 해보자. 입대일과 전역일을 모두 포함한 나의 총 군생활 일수는 685일이다. 여기서 위에 명시한 외박, 특박, 휴가일수는(출대, 귀대일 포함) 총 96일. {(외박+특박+휴가) ÷ 총 군생활일수}X 100(%) 을 하면, 약 14%가 나온다. 군생활의 14%를 밖에서 보내는 셈이다. 또한 내 군생활의 메인이라고 할 수 있는 2009년 한 해동안 정확히 11번을 나왔다. 조금 부풀리면 한달에 한번꼴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 부분은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이것 보다 더 밖에 많이 나갈 수도 있고, 덜 나갈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나의 경우이기 때문에 하나의 표본(sample)일 뿐이다. 의경은 부대마다 기본틀인 '두달에 한번 3박4일, 정기외박'과 '정기휴가' 부분을 제외하고는 많이 다르다.

여기다가 민간인들과 부대끼며 사회 한복판에서 이루어지는 근무, 보통 사회 한복판에 위치한 부대의 특성상 잦은 외출제도까지.........사회와의 끈을 놓기 싫은 사람에게 의무경찰은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어디에나 장(長)과 단(短)이 있는 법이다. 그것을 저울질해서 선택하는 것은 개개인의 몫이다.

신병 때는 너무 소중한 시간들이었기에 차곡차곡 집의 서랍 안에 모으던 외박, 특박증. 하지만 난 아래와 같은 특박증을 더이상 모으지 않는다.

며칠전에 다녀온 4박5일짜리 특별외박 :)



☞ 나의 결론 : 남자라면, 결론은 의무경찰!(X)
                   사회와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결론은 의무경찰!(○)

추가)
최근에 발견한 강민경이 모델인 포스터.


사실은 사실인데 사실이 아닌 문구들......................-_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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