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못할 밤, 그리고 다짐.잊지못할 밤, 그리고 다짐.
Posted at 2012/02/16 01:31 | Posted in Miscellanies/한량, 2010~아마 평생을 가도 잊지 못할 끔찍한 밤이었다. 다신 이런 경험을 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내가 하기 싫다고 안할 수 없다는 걸 잘 알기에 마냥 두렵다.
왜 이제야 해보는 걸까. 예전에는 군복무 중이어서 하지 못했던 그 일을 이제와서 직접 해보니 정말 끔찍하다. 혼자 살다보니 자꾸 쓸데없는 청승만 늘어가는 것 같기도...
'청승'이라고 치부하기엔 참 아팠다. 이래서 인간은 홀로 살면, 홀로 있으면 안되는가 싶기도 하다. 내가 선택한 길이고, 내가 감수한 리스크인데 바보같이 난 참 쿨하지 못하다.
쿨하지 못해 미안하다. 애써 쿨한 척 하려하지만 쿨하지 못해 정말 미안하다.
10일 후 또 의미없이 지나가는 올해 시험이 끝나면 나머지 것들도 어서 정리해야겠다. 그렇게 의미없이 쳐박아두었던 모든 것들이 모두 내가 상상하는 그 이상의 괴물이 되어버린 것 같다.
공부도 공부이지만, 인생은 여러모로 참 쓰라리다. 오버스럽게 '내 인생만 쓰라리다'라고 하진 않겠다. 누군가는 이 추운 밤 머물 곳조차 찾지 못해서 아파하고 있을텐데, 난 따뜻한 방안에서 가슴이 아프다고 여기에 징징대고 있다. 매슬로우의 욕구이론이 현실에도 은근히 잘 맞는듯. 등따시고 배부르니 난 그저 이런 것에 아파하고 괴로워한다. 더 높은 차원의 갖고싶은 그 어떤 것을 갈망하면서. 여튼, 귀를 닫고, 앞만 보고 달리면 참 별 것 아닐 것 같은 일들이 결국은 그렇지 못하다, 내겐.
'아픈만큼 성숙해진다'는 이미 성숙해진 자들이 개구리 올챙잇적 생각 못하듯이 내뱉는 위로 아닌 위로요, 궤변이다. 성숙해졌는데 되돌이켜 보면 아팠던 기억이 더러 있었던 것이지, 성숙해지기위해 아파야하는 것은 아니니깐.
화제를 돌려서, 내가 스스로 연장했...다기엔 비루하지만, 놓아버린 이번 시험. 이런저런 핑계도 많지만 결국 그 문제는 옆에서 다른 선택을 부추기는 친구도, 혀를 끌끌차는 친구도, 시간을 공유한 타인도 아닌 바로 '나'. 그 누구보다 잘 알고있다.
하지만, 방황은 이따금씩 할 지언정 포기는 안하련다. 뒤에서 묵묵히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아직은 이른 것 같다. 내 나이 스물여섯, '올 때는 순서 있어도, 갈 때는 순서없다'는 재수없는 말이 좀 신경쓰이긴 하지만, 대한민국 남성 평균 수명을 따져봐도 그렇게 빠듯한 시간은 아니다. 남들보다 좀 늦을 수도 있고, 결국 지쳐서 완전히 포기할 수도 있지만 그걸 '인생의 낙오'라고 하기엔 수 많은 선택의 길이 열려있지 않나. 이것도 결국 수틀리면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기위한 치졸한 자기위안인가.
대단한 감투를 쓰고 싶지도 않고, 가끔은 그냥 좋아하는 음악이나 원없이 듣고 기타줄이나 튕기며 한량같이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내가 던져진 이 현실은 내가 무언가에 도전하기를 원하고, 난 그 도전을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난 잡기에 능...하지는 않아도 살아오면서 비슷한 소리를 여러번 들었다. 물론, 모두가 감탄할만큼 뛰어난 것은 하나도 없다. 그냥 언젠가는, 내가 훗날 무슨 일을 어디서 누군가와 하고 있든, 그 소소한 잡기들이 좋은 방향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있다. 이 '근자감'은 오만함이라기 보다는 내가 가슴속에 늘 품고 있는 낙관적인 미래관의 발로이다. 가끔 pessimist인척 하게 되지만, 그건 단지 내가 상황과 감정에 많이 휘둘리기 때문인듯.
근래에 다시 신앙생활을 하면서 여러 기도도 하게 된다. 수 많은 가톨릭 신자중 한 사람으로서 일종의 소명의식도 갖고 있다. '선교의지'와 같은 종교적 색채가 짙은 것이라기보다는, '나'라는 하찮은 그릇이 내가 가질 직업이나 여러 활동을 통해 이 세상과 사회, 국가를 보다 옳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하나의 톱니바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되어야 한다는 굳은 믿음, 이런 것이 항상 마음 속에 있다.
좋아하는 밴드 Chevelle의 앨범 중 하나는 'Wonder What's Next'다. 내가 나 스스로를 밀어넣어버린 쳇바퀴같은 수험생활의 굴레 안에서 난 매너리즘에 빠져 'Wonder What's Next'의 의미를 잃어버렸던 것 같다. 내게 항상 내일 할 일은 '늘 똑같은 그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기'였으니깐. 결국 그것도 제대로 못했기에 이렇게 되긴했지만.
지금 당장은, 앞으로 얼마간은, 미래를 궁금해하기 보다는 지나간 순간을 곱씹으며 암기사항을 자꾸만 까먹는 나를 타박해야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과거지향적 활동'이 모여서 어떤 식으로든 '미래의 꽃'을 피우리라 믿는다. 그것이 '합격증'이라면 참 좋겠지만,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내가 선택한 이 텁텁한 수험생활은 앞으로 살아갈 내 삶의 훌륭한 자양분이 되리라 생각한다.
돌이켜보면 난 항상 도전적인 삶을 살았다. 실패보다는 성공이 월등히 많아서 그간 높은 자존감을 갖고 있었는데, 지난 1년의 생활과 내가 마주한 지금의 실패를 되돌아보면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홀로서기'란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그리고 그것을 해낸 이들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내 인생에서 가장 우울하다고 손꼽을 정도의 어두운 터널 속을 홀로 걷고 있지만, 함께 웃어주는 친구들과 응원해주는 가족들이 있기에 염치없지만, 올해 한번 더 달려보기로 다짐한다.
지난 1년의 시원찮았던 수험생활에서 비롯된 아픔과 여타 다른 관계의 시련. 얼굴만 웃는 것이 아닌, 마음이 웃을 수 있는 바로 그 날이 꼭 다시 오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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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보고싶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Posted at 2012/01/10 10:58 | Posted in Miscellanies/한량, 2010~이러면 안되지만, 이럴 때가 아니지만,
보고싶은 사람들이 정말 너무 많다. 단순히 사람이 그리워서..는 아닌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은 내가 보고 싶을까? 잊혀진다는 것은 정말 무서운 일이다.
함께 추억을 나누었던 그들이 미친듯이 그리운 밤이다. 교복과 군복 등 함께 유니폼을 입고 집단생활을 했던 이들도, 음악으로 똘똘 뭉쳤던 밴드 동료들도, 밤새도록 일렉기타로 컴퓨터에 허접한 레코딩을 하던 내 모습도 그립다.
그리운 그 모든 사람들을 동시에 한 곳에서 다 만났으면 좋겠다.
갑자기 2006년 대학교 1학년 3월에 신촌 더블더블에서 했던 첫 미팅 때 내게 '고등학교 때 싫어하던 선배랑 똑같이 생겼다'며 크나큰 내상을 안겨준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06학번 모 여자애도 생각난다. 그 땐 동갑인 풋풋한 신입생이었는데, 여자이니 졸업해서 어딘가에서 일하고 있겠지? 세월 빠르다. 이름도, 얼굴도,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아직도 그 문장이 생생한걸 보면 내심 충격이 크긴 컸나보다.............슈ㅣㅂ 엊그제 같은데 벌써 6년 전이다.
2008년 7월, 논산육군훈련소 사격장에서 사격 후에 "노리쇠 후퇴고정! 탄알제거! 약실확인! 노리쇠 전진! 격발!" 복명복창하는데, 혼자 뻥! 격발돼서 중대장한테 죽일놈 살릴놈 개차반으로 쳐발렸던 그 놈도 어디선가 잘 살고 있겠지. 열받아서 마이크에 고함을 내지르던 중대장과 웃긴데 못웃었던 내 모습도 기억난다.
살아있다는 그 자체에 감사할 수 있는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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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묘하다.기분이 묘하다.
Posted at 2011/11/28 00:36 | Posted in Miscellanies/한량, 2010~
많이들 변했구나. 신형 진압복과 하이바가 방순대까지 서울 모든 중대에 보급된 것 같고, 운명을 같이 하는(?) 격대도 구성하는 중대가 여럿 변한 것 같고... 직원기동대가 많이 창설돼서 '51기동대'라는 현역 때는 못봤던 중대명을 보고 어색하기도 하고...(원래 51중대라는 의경중대도 있다. 일반인은 '51기동대'와 '51중대'의 차이점을 모를듯)
부대깃발에 'XX기동대'라고 되어있으면 그 부대는 정규경찰로 이루어진 직원기동대다. 아무런 한글표식 없이 숫자만 적혀있는 것은 전의경 중대. 내가 시위대라면 난 직원기동대가 더 무서울 것 같다-_-; 가끔, 오마이뉴스같은 인터넷 언론매체에서 'XX기동대', 'XX기동단'의 개념을 혼동하고 오기하는 것을 보면 이해도 된다.
옆길로 새서, 현재와 과거의 차이점에 대해 설명을 하자면... 예전에는 '기동단'이라는 큰 틀 안에'1기동대, 2기동대, 3기동대, 4기동대, 특수기동대'가 있었고, 이 '기동대' 안에 여러개의 중대가 소속되어 있었다. 예를들어 표기를 하자면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단 1기동대 1중대'와 같다. 이 당시에는 직원기동대는 거의 없고 전의경으로 구성된 중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를 거치면서 조직 편제가 개편된다. '기동단'이 '기동본부'로 ,'기동대'가 '기동단'으로 이름이 변하고(승격이라고 봐도 무방할듯?), 특수기동대는 '5기동단'으로 다른 기동단과 같이 숫자명으로 바뀐다. 아마, 다른 기동단과 큰 차이가 없는 데도 불구하고 '특수기동대'라는 어감이 대중에 왜곡되어 전달되기 때문에 변경한 것 같다. 여하튼, 이런 '기동단' 안에 'XX기동대'라는 여러 직원기동대 중대가 창설된다. 전의경 중대의 중대장 계급이 경감(무궁화 2개)인 반면에, 직원기동대장은 중대장이면서 계급이 경정(무궁화 3개)이다. 보통 전의경 중대와 함께 행동할 때 전의경 중대도 함께 지휘하게 된다. 따라서, 예를 들어 부대명을 표기하자면, '서울지방경찰청 기동본부 제1기동단 11중대'와 같이 변한다.
'제1기동단' 안에 '1기동대'라는 직원기동대가 속해있다. 또한, 서두의 사례와 같이 '제5기동단'에는 의경중대인 '51중대'와 직원기동대인 '51기동대'가 각각 존재한다.
어쨌든, 예전부터 그래왔다시피 전투경찰대는 많이 해체된 것 같다. 간간히 809중대의 깃발이 보였을 뿐, 예전에 큰 시위 때 근처에서 자주 보던 801과 같은 다른 2기동단 소속 전경대는 보이지 않았다.
장비는 좋아졌지만, 더욱 더 힘들어진 것 같다.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개개인의 정보전달력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이 발달되면서 시위진압시에도 다들 조심스러워진 모습이 눈에 보인다. 물론, 내가 있을 때도 그랬지만 가면 갈 수록 이 부분은 더 그러한듯.
몇몇 경력수송버스에는 결국 또 'fta...'이런 비방문구로 페인트 스프레이에 유린됐다. 'Again 2008'을 원하는 걸까. 자신들의, 혹은 부모님의 세금을 쓸데 없이 낭비하게 된다는 사실을 모르니깐 그러겠지. 제 아무리 '민심'이라고 포장해도 아닌 것은 아닌 것.
지금 고생하는 대원들은 또 특별외박의 꿈에 부풀어 지금의 고통을 참아내리라 생각한다. 나도 그랬으니깐. 그나마 직원기동대가 많이 창설된 것이 다행이지 않나 싶다. 옛 기억을 돌이켜볼 때, 간단한 훈련만 해봐도 무슨 예비군 아저씨들 나가리 부대마냥 보였는데, 실전에서는 직원기동대가 더 쓸모(?)있다. 최소한 '힘'의 측면에서는 그렇다. 배나온 아저씨들만 있다고 생각했지만, 줄다리기 같은 번외 게임을 하면 웬만한 전의경 중대는 못당해낸다. 요즘 시위진압은 '인내진압'이라고 하는 소위 '몸빵'식 진압이 많아서 직원기동대를 1선에 세우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또한, 그들은 전의경 같은 애매모호한 경찰이 아닌 제대로 된 '경찰공무원'이기 때문에 보다 강력한 대응과 조치가 가능하다. 단점이라면...군인이 아니기 때문인지 몸을 많이 사린다-_-; 정말 위험한 순간에는 뒤로 내빼는 모습을 현역 때 많이 봤다. 동료들과 마구 욕하곤 했지만, 집에 처자식이 딸린, 단순히 근무의 일환인 직업경찰관들에게는 당연한 모습일 수도 있다. 그에 반해, 같은 상황에서 전의경들은 군인이기 때문에 무식하지만 용감하다(?).
직원들과 대원 등 고생하는 많은 이들에게, 시청광장과 광화문광장에도 하루빨리 다시 안식이 찾아왔으면 싶다. 간간히 들리는 익숙한 무전을 보면, 음어도 내가 전역한 후에 바뀌지 않은듯 싶다. 근무 시에 마주치면 덜덜 떨었던 종로경찰서장님도 시위대 사이에 들어가서 봉변당하는 것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제 나에게도 그 분은 옆집아저씨같은 존재일 뿐인데, 왜 아직도 내 가슴이 철렁하는 걸까.
현역 때의 기억을 되돌이켜보면, 종로경찰서장이란 자리는 승진과 직결되는 매우 중요한 자리였다. 서울시내 31개 서장 간에 굳이 서열을 세우자면 거의 1, 2등을 넘나드는 요직. 종로경찰서 관내에 미대사관과 청와대, 서울지방경찰청, 각 국의 외교공관 등 중요시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경비경찰로서의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 가끔 무전망에 직접 송출하시는 것 들으면 긴장하곤 했는데...
여기서 무슨 정치적인 입장을 세우거나, 평가하고 싶지는 않고, 시위를 위해 이 추운 겨울에 거리로 뛰쳐나온 분들이나, 그 분들과 대치하며 서있는 경찰이나...참 슬프디 슬픈 연말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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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2/07 09:28 [Edit/Del]그 부분 확인 후 삭제했습니다. 확인해보신 후 또 찝찝한 부분있으시면 댓글주세요. 본의 아니게 죄송하게 됐습니다..지금은 전역하셨죠? 다 잊고 살아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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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 거짓말 - 의무경찰 홍보 동영상새빨간 거짓말 - 의무경찰 홍보 동영상
Posted at 2011/03/17 16:09 | Posted in Miscellanies/한량, 2010~
생각해보니 꽤 오래전에 본 것 같기도 하고...
내가 겪은 현실에 의거,
1. 동반입대 엉뚱하게 했다가 빡센 기동대에 자대배치되어 서로 원망함.
2. 제복 간지안남. '사람에 따라 다르다'라고 합리화하지만, 머리 빡빡 밀고 제복입혀놓으면 185cm 간지남 내 후임도 불쌍한 군바리. 제복입을 때의 설렘은 경찰학교에서 동기들과 사진찍을 때 뿐. 그 후론 하루빨리 벗고 싶은 족쇄가 됨.
현실은 그저 광화문 미대사관 무한 뻗치기 고정근무 철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게 다 사실이라면, 다 시행된다면 누가 안갈까....좀 웃기는게 근무 이야기하면서 시위진압 이야기는 하나도 없음..
새빨간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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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자안녕하세요. 어쩌다가 의무경찰관련내용을 보게되어 들어오게되었습니다
저도 09년 2월에 제대한 의무경찰출신입니다 ㅋㅋㅋ
필력이 너무 좋으셔서 여러글들을 읽었더니 벌써 시간이이렇게되었네요 ㅋㅋㅋ
노병가도 오랜만에 replay 했습니다 ㅋㅋ
회계사 준비하시고 계신가보군요
저도 자격사 준비하고 있답니다.
그럼 하는일 모두 잘되시길 바랄게요~ ^^-
2011/09/08 20:15 [Edit/Del]이미 공부한답시고 오래전부터 포스팅이 중단된 블로그에 이렇게 긴 댓글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09년 2월에 제대하셨으면..제 기억에는 의경기수로 800대 후반 기수이시겠네요. 또 아련한 기억이 스쳐가네요.
제 허접한 글들 재밌게 읽어주셨다고하니 다시 한번 감사드리고, 준비하시는 자격사 시험도 합격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인터넷이지만 의무경찰 출신을 만나니 괜시리 반갑네요^^ 저도 입대 전에도, 군생활 중에도, 전역 후에도 가끔 보곤 하는 노병가입니다. 그냥 그림에 묘사된 여러 부대 기물이나 주변환경 보는 것만으로도 추억을 되새김질 하는 데에는 최고이죠.
날이 쌀쌀해지는데 건강유의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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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
Posted at 2011/02/21 00:56 | Posted in Miscellanies/한량, 2010~정말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 이따금씩 생각나는 옛 기억들, 장소.
어떤 것들은 총천연색이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그냥 흑백처럼 희미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게 무엇이든 그 때의 느낌만은 선명하다.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전의경 제도를 파헤치는 여러 TV프로그램을 보면서는 가장 최근의 총천연색 기억이라고 할 수 있는 군대의 추억이 마구 떠올랐다.
눈을 감고 손만 뻗으면 만날 수 있을 것 같던 예전의 동료들, 선임도 후임도, 끔찍이 싫어했던 지휘관들도 어느덧 추억의 한 켠에서는 아름다운 내 인생의 동료가 되어 내게 손짓하고 있다. 그리고 큰 시위현장에서의 강렬한 기억들도, 평생 잊지못할 나의 인생의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의무경찰은 그것만으로도 정말 큰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싶지만, 정말 처음 겪을 때 그 신선하면서도 엄청난 충격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다. 누가 뭐라고 하든, 아무나 하기 힘든 값진 경험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입대 전에 있던 여러가지 일들. 아름다웠던 학교 캠퍼스도, 내가 가르쳤던 여러 과외학생들도(아직 이름도 다 기억나는 것 같다), 밴드'질'을 하며 기타를 등에 업고 내집처럼 오가던 홍대의 그 특유의 분위기와 풍경도 아직도 눈에 선하다. 사람은 죽을 때가 되면 그간 인생의 강렬한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간다고들 하던데 위의 것들은 정말 꼭 나올 것만 같다.
책과 씨름하다보면 딴 생각을 할 때가 꽤나 많다. 그리고는 옛날 사진들을 찾아보며 회상에 잠긴다. 정말 그 때가 너무 행복하고 좋다. '현실은 시궁창'이지만, 아름다웠던, 독특했던, 짜릿했던 그 수많은 기억들은 나를 그 시궁창에서 침전하지 않게 지탱해주는 엄청난 힘이다. 그닥 좋지 못한 나의 머리에서 오랫동안 남아주는 나의 소중한 추억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추억을 만들어주는 모든 사람들.
나를 갈구고 괴롭혔던 못된 고참이었던 당신, 나에게 "씨발새끼"라고 외치며 시위대의 역할을 충실히 했던 당신, 나와 노래방에서 신나게 놀았던 당신, 함께 캠퍼스의 풀밭에 누워서 떠가는 구름을 보며 청운의 꿈을 한껏 품었던 당신, 나릉 사랑했던 당신, 내가 힘들 때 내게 음료수 한 캔을 쥐어주며 "인생 별거 있냐"며 등을 토닥여준 당신, 교통정리를 하던 내게 고생한다며 초코파이를 하나 쥐어주고 유유히 사라진 당신, 알게 모르게 여러번 스쳐지나간 당신들 모두에게, 모두에게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사랑합니다.
꼭 그 대상이 특정지어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 글을 보는 당신, 이 세상을, 그리고 내 인생을 풍요롭게 해주는, 해줬던 당신에게 나의 고마움을 전한다.
p.s. 혹시 이 글을 볼지 모르는 나의 동료들! 다들 열심히 살고 있지? 함께 했던 그 시간을 추억하는 나를 보며 너희들이 얼마나 내게 큰 의미었는지 알게 된다. 은색 참수리를 모자에 하나씩 달고 가끔은 동네 양아치마냥, 가끔은 멋진 군인의 모습으로 서울 방방곡곡을 폭풍처럼 누비던 그 때의 자부심과 깡으로 더욱더 열심히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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