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역자2

후유증, 그리고 잡소리 제대한지 3일째.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왔다갔다하는데 나름 슬슬 군바리티도 벗고 민간인 스멜이 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정말 그저께 제대한게 맞냐?', '제대한지 오래된 사람같다.' 등의 입에 발린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역시 '민간인 짬밥'이 미천한 것은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나니...그건 바로 대화를 할 때 툭툭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경찰무전음어이다. 의경의 특징 중 하나가, 늘 사용하는 경찰무전기로 인해 무전음어가 부대내의 일상적인 생활회화에도 통용된다는 것. 뭐, 취사반이나 행정반 등 무전과는 거리가 먼 보직이라면 다르지만, 방범, 교통, 시위진압 등 '필드'에서 뛰는 대원들은 무전기가 곧 총이요, 생명이다. 고로, 옛날에는 신병이 들어오면 두드려패서 수백개의 무전음.. 2010. 5. 16.
11. 괴로운 시선 [의경블루스 - 11] 괴로운 시선 의경은 사회속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다보니 여러가지 장점과 단점이 있다. 늘 민간인을 마주 하며 그들의 일상을 지켜본다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장점이겠지만, 이게 가장 큰 아픔이 되어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차라리 눈을 감았으면 싶지만, 짬밥이 안되면 안된다고 눈에 힘주고 정면을 주시해야하는(소위 '앞을 뚫다'라고 표현) 쫄병도, 짬이 차서 사람구경 하느라, 이쁜 여자들 구경하느라 눈을 마구 돌리는 고참도 이런 봉변의 예외가 될 수 없다. 긴 말 필요없다. 아래의 사진이 근무중의 그 짜증과 고통을 잘 말해준다. 이 사진은 서울 전의경중대가 늘상가서 '뻗치기 근무'(각잡고 장시간 서있는 근무를 지칭)를 하는 근무지 중의 하나인 경복궁 동문쪽, 동십자각 사거리에서 거점근.. 2010. 4.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