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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의무경찰, 2008~201065

군에서 맞는 생일도 외롭지 않아! 보통 대부분의 사람은 군에서 2번의 생일을 보내는게 보통이다. 뭐, 휴가나 외박이 겹쳐서 부대 밖에서 보내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런 경우도 희박하거니와 휴가나 외박중에도 군인은 군인. 나도 작년 생일을 부대에서 보냈고, 군에서 맞는 두번째 생일을 두달여 앞두고 있다. 생일, 이거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누군가가 안챙겨주면 괜시리 섭섭하고, 쓸쓸해진다. 특히 남자들끼리 서열놀이하며 살아가는 군대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군복무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 우리 중대는 자체적으로 '생일자 휴무제'를 실시하고 있다. 생일 당일 하루, 면회를 할 사람은 면회를 하고, 사정이 안되는 사람은 부대에서 맘편히 휴게를 취할 수 있게 배려해주는 것이다. 군생활중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는 부분이다. 난 .. 2010. 2. 5.
이렇게 난 악마가 되어간다. 난 조금씩 악마가 되어간다. 내 안에서 자라나는, 꿈틀거리는 그 사악한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내가 왜 이렇게까지 마음고생하고, 스트레스 받아야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나고보면 별것도 아닌 일, 제대하면 다 추억처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은 일들인데..일이 하나둘씩 터질 때마다 내 깊은 곳에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낄 수 있다. 내가 우스운 걸까. 매일 웃는 모습으로 세상을 살려고 노력하는 내가 바보인 걸까. 난 또 왜 이렇게 신경써야 하는걸까. 내가 할 수 있는, 사태에 상응한 조치는 널려있다. 힘들게 할 수 있는 방법도 많다. 근데 하기 싫다. 자꾸 트라우마처럼 옛날기억들이 날 괴롭힌다. 그들과 똑같이 함으로써 난 내가 저주하던, 내가 싫어하던 사람들의 모습과 닮아갈 것이다. 맘 편히 다 모.. 2010. 2. 4.
서울지방경찰청 제4기동단 41중대 해체... 엊그제 느닷없이 서울지방경찰청 제4기동단에 속한 41중대가 해체됐다. 더 이상 매일의 서울중대 근무배치를 보여주는 경력일보에서 '41중대'라는 글자를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다. 41중대는 의경으로 이루어진 의경 기동대로서 그동안 집회관리, 시위진압의 일선에서 막중한 임무를 수행해온 정예 기동대중 하나이다. 이런 중대가 내부의 자체사고로 인해 해체됐다. 이번에 새로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부임하신 조현오 청장님께서 전임지인 경기청에서 재직하실 때도 전의경 자체사고에 민감하시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순식간에 서울청 소속 중대가 해체되는 것을 본 것은 군생활을 하면서 처음이다. 이제는 위와 같은 4기동단 조직도에서 '41중대'란 글자가 지워진다. 일종의 '본보기'로 중대자체를 해체시켰다는데, 같은 서울하늘 아.. 2010. 2. 4.
훈련의 기억들. 육해공군이 여러가지 훈련을 하듯이, 전의경 중대도 훈련을 한다. 갖가지 집회관리, 시위진압에 동원되는 상설진압중대의 경우에는 훈련은 진압훈련, 검열훈련이 주를 이룬다. 진압검열이란 지휘부 앞에서 '우리가 이 정도다.'라는 것을 검열받는 것을 뜻하는 전의경들의 가장 큰 행사이다. 굳이 육군에 비유하자면, 전의경들에겐 '유격'과 비슷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이벤트라고 보면 되겠다(어디까지나 다가오는 느낌상). 이거 하나 준비하는데 오랫동안 온갖 열을 쏟는다. 그 검열이 어떤 사람들 앞에서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준비할 때 압박정도가 달라지는데, 최악의 경우 청장과 같은 높은 계급 지휘관 앞에서 할 수도 있다. 시위진압의 일선에서 활약하는 기동대가 이런 고위급(?) 검열에 동원되는게 보통인데, 재수가 없으면 소수의 .. 2010. 2. 3.
이고그램 자아상태 분석표 지난 18일, 경찰서 강당에서 우리 경찰서에서 숙영하는 전의경을 대상으로 인권교양이 있었다. 교양의 메인테마는 자아상태 분석이었다. 그렇게 접하게 된 이고그램 자아상태 분석표. 아래는 결과분석, 난 M자형으로 나왔다. 강사님은 일반적으론 한 특징이 강조되어 나온다던데...역시 난 일반적인 사람이 아닌건가.... 난 양육적 어버이(NP)와 자유스런어린이(FC)가 많이 강조되어 나왔다. 간단한 강사님의 요약을 빌리자면, NP가 높은 사람은 굉장히 관대한 사람이란 것. 그것은 타인뿐만 아니라 자기자신에게도...좀 뜨끔했다. FC가 높은 사람은 노는걸 좋아하는, 끼가 많은 사람일 확률이 높다고 했다. 뭐 자유분방하고 놀기 좋아하는 건 누구나 그렇지 않나? 배우자는 반대의 그래프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좋다고 했다.. 2010. 1. 23.
전역일 관리,계산프로그램(MiliDay) 군인의 관심사는 뭐? 바로 전역. 오로지 이 날만을 위해 하루하루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후임이 웹서핑중에 발견한 대단한 프로그램, MiliDay. 프로그램 정보를 찾아보니 2004년에 어느 개인이 만든 프로그램이다. 굉장히 자세하고 전역일과 진급에 관련한 세세한 정보까지 다루고 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만 선택할 수 있다는 점. 하지만 나머지 병역의무도 전역일과 진급기간을 잘 조절하면 맞춰서 쓸 수 있다. 내가 복무중인 의무경찰은 육군과 총 복무일수는 동일하면서 진급이 :: 이경 5개월, 일경 6개월, 상경 7개월, 나머지 수경 :: 이렇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프로그램상에서 약간 조정하면 계급 또한 얼추 맞출 수 있다. 군바리 본인, 혹은 군복무중인 애인, 아들 등 .. 2010. 1. 23.
원클릭 사진합성의 세계 우와, 정말 컴퓨터 관련 기술은 날이 다르게 진보한다는걸 새삼 느낀다. 포토샵과 같은 그래픽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합성을 하던게 엊그제 같은데(물론, 아직도 그러하지만) 이젠 클릭 한번으로 인터넷상에서 합성을 한다. 대표적인 곳이 바로 photofunia란 곳. 얼굴자동인식기술을 사용한다고 웹페이지에 명시해놓았는데, 실제로 그러하다. 깜짝 놀랐다. 심심하다면 각자 자기 사진갖고 싱크로율 한번 비교해보길. 참고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이런 이미지합성사이트로는 안습닷컴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photofunia가 더 고급스러운듯. 아래는 내 사진이 만들어낸 결과물. 2010. 1. 23.
티스토리 초대장 배포합니다~ [마감] 나도 예전에 초대받아서 시작한 티스토리인데, 다른 필요한 사람들을 초대하는걸 깜빡한듯. 아직 전역이 94일 남은 군인이니깐, 대민봉사 차원-_-에서 좋은 분들께 나눠드리고 싶다. 블로그 운영목적과 이메일주소를 비밀댓글로 남겨주길-! 스팸블로그 운영을 목적으로 하거나 이름을 바꾸어서 여러번 댓글 남기시는 분들은 거절합니다. p.s. 선착순은 아니고, 댓글보고 마음가는대로(?) 초대할게요. 못받으신 분은 섭섭해하지마시길. ※ 초대장 배포 마감됐습니다 :) 2010. 1. 22.
다섯살 꼬마에게...'키쯔'란? 부대에 소대장님 아들, 다섯살 현서가 놀러왔다. 여기가 엄연한 군인들의 서식처인걸 아는지 모르는지 녀석은 여기저기 들쑤시면서 뛰어다니기 일쑤이다. 밤이 늦었다. 일석점호가 끝나고 모두가 조용히 취침하는 시간, 소대장님께서는 현서에게 "저 형 따라가서 놀아~"라고 말씀하셨고, 녀석은 날 졸래졸래 따라오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좋아한다는 녀석. 난 우리 내무실 컴퓨터에 현서를 앉혔다. 많이 해본듯이 능숙하게 쥬니어네이버를 접속한 녀석. 여차저차하다가 무슨 애니를 틀었다. 한 10분쯤 됐을까, 살짝 민망스럽게도(?) 갑자기 남녀의 키스신이 잠깐 스쳐지나갔다. 난 현서에게, "우와, 쟤네들 뽀뽀하네~" 그러자 현서는, "아니야~형, 쟤네 키쯔하는거야." 키쯔 키쯔 키쯔 키쯔 키쯔 잠시 내 귀를 의심. 키쯔? "응.. 2010. 1. 18.
군대에서 받는 어머니의 편지. 오랜만에 관물함 정리하다가, 지저분하게 한쪽에 가득 쌓아둔 편지들을 발견했다. 나중에 반갑게 볼, 지금은 소원해진, 혹은 전역 후에도 다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의 이름이 발신인으로 되어있는 많은 편지들.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이게 편지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인 것 같다. 이 기분을 가끔씩 느끼고 싶어서. 추억을 반추할 수 있어서. 아픈 기억도, 좋은 기억도 모두 훗날 추억이라는 단어로 가슴 한켠에 넣어둘 수 있으니깐. 그런 와중에 손에 잡힌 꼬깃꼬깃한 A4용지. 어머니의 편지였다. 무수히 많은 편지를 내게 쓰셨지만, 이 편지는 지난 2009년 여름에 내게 보낸 과자박스 한켠에 쪽지처럼 접혀져서 있던 것이라서 나의 편지함 한켠에 변변한 편지봉투의 보호도 받지 못하고(?) 구겨진 채로 방치되어 있었.. 2010. 1. 8.
수경 정식진급, 그리고 전역의 해가 왔다! 아..나에게 2010년이 오다니. 그저 소망에 불과했던 이 해가 실제로 다가오다니. 이렇게 생각하면 시간은 생각보다 빠른 것 같다. 자대에 전입한 2008년 8월 중순 어느날, 출동나가기 전 중대 전체가 교양을 받기 위해 출동 전 집합을 했다. 옆에 있던 지금은 제대한 고참이 조용히, "야, 여기 한번 쭈욱~ 훑어봐. 여기 있는 사람 다~집에 가야 너 집에 가." 그 때 그 절망감이란....이것 말고도, "야, 2009년도 안보이는데 2010년이 올것 같냐? 안와." "눈을 한번 지긋이 감아봐. 그게 바로 네 군생활이야." "2010년엔 기X마(경찰버스, 소위 '닭장차')가 날아다닐껄?" "2010년 오기 전에 아마 전쟁날껄..." 이와 같은 갖가지 언어폭력(?)에 시달렸다. 하지만 어느덧 그 때 정신없.. 2010. 1. 2.
용산참사해결이 서울의 전의경에게 갖는 의미. 아...방금전이었다. 아직 해결안된 몸살로 죽는 소리를 내며 잠을 자고 있던 나를 고참이 깨웠다. "야, 대박이야! 용산참사가 사실상 해결됐대!" "에이.....구라...뜬금없이 그게 왜 해결됩니까.." 그렇게 컴퓨터에 앉아 기사를 검색한 순간, 우와. 이거 진짜다. 그 '용산참사'가, 나의 군생활을 가득 채웠던 그 사건이 드디어 끝이 보인다. 용산참사가 터졌을 때 난 일경이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끝이 보이는 수경이 되어있다. 시간은 참 잘도 간다. 아직도 신기하다. 뭐, 요즘은 소위 '특별방범기간'이라서 내가 소속된 중대와 같은 방범순찰대는 특별한 큰 집회 등이 없는 이상 각 경찰서 관내 방범근무와 교통근무 등 생활치안쪽에 전력투입되고 있어서 용산에 안간지 꽤 됐지만 그 전까지는 내집처럼 오가던게 용산.. 2009. 12.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