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ic/rock

서태지에게 다시금 빠져들다.

by hyperblue 2006. 4. 3.
흠...서태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그 이름. 밴드 합주를 준비하고, 선곡하다보니 서태지의 곡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어릴 때 그는 내 우상이었다. 언제인지 기억도 안난다...'필승'과 'Come Back Home'이 들어있는 그 앨범... 정말 테이프가 늘어지게 들었다. 초등학교 때 일껄. 정말 늘어지게 들었다. 그 어린 나이에 파워풀하면서 이모셔널한 멜로디를 음미하고, 뜻을 알듯 모를듯한 가사를 수없이 되새김질 했다... 아무때나 이 음악들 틀어 놓으면 외우거나 하지 않았어도 가사가 입에서 저절로 흘러나오는 건 그 때문이겠지...

'필승'은 가히 충격적이다. 지금 들어도...장구 소리가 인트로를 잠시나마 들어갔다는 것 만으로도 내겐 충분히 혁명적이다. 지금 들어도 모던한 이 음악이...내가 초등학교 코흘리개였던 시절에 나왔단말인가. 역시 서태지는 위대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된다.

하지만, 난 서태지 숭배자는 아니다. 어릴 때 잠시나마 그런적이 있지만 매스컴과 주위 여러사람들이 '돈에 눈이 먼 자식'으로 그를 매도하는 경향이 있었기에, 귀얇은 나는 바로 넘어갔다. 그 이후로는 그의 음반을 사지 않았다. 아마..'Take 1, 2 ..."이거 들어 있는 앨범을 테이프로 구입한게 마지막일꺼다.

'울트라맨이야'가 들어있는 앨범을 들고나와서 한반도를 흔들었던 서태지. 난 한창 그 때 KoRn과 Limp Bizkit 등을 음미하고 있었을 시기이기에 큰 감흥은 없었다. 그냥 '아, 서태지가 이제 미국 사운드로 완전히 가는구나' 생각했는데, 그 당시 다른 사람들에게는 신선했든, 아니든..'충격'이었나보다. 연일 매스컴이 그를 강타하고, 'Pimp Rock'같은 용어가 TV에서 매일 쏟아져나왔다.

솔직히 기분은 별로였다. 마치 새로운 음악의 전도사인양 서태지를 치켜세우는 매스컴과 그의 골수팬들의 모습을 지켜보며 그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감정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그의 음악이 다시는 내 가슴을 울리지 못했다. 나는 내 귀를 막아버렸다.

그렇게..또 몇 년이 흘렀고, 현재에 이르렀다. 밴드 멤버들과의 선곡논의를 할 때면 항상 '서태지'가 언급됐다. 그리고 난 다시금 그의 음악을 들어야(?) 했다. 그리고 다시금 찾아온 신선한 충격...'울트라맨이야'는 내 귀로 대충 짐작해보건데..튜닝이 Drop A 이하다. 정말 超(초) LOW 튜닝... Taproot 같은 헤비한 뉴메탈 밴드정도 쯤 되어야 Drop A를 간간히 쓰는데...기타 사운드는 거의 베이스 기타 수준이었다. 또한, 그의 자본력(?)이 만들어 낸 깔끔한 음질. 그 다음 앨범도 느낌이 괜찮았다. Live Wire가 들어있는 그 앨범. 내 스타일이라고는 못해도 확실히 괜찮았다.

역시...그는 '재능있는 사람'이다. 돈이니 뭐니 사람들이 그를 욕하긴 하지만, 내가 만약 서태지라면 어땠을까 생각해보면..더 하면 더 했지, 덜 하진 않았을 듯 하다. 뛰어난 음악적 재능과 자본력을 가진게 죄라면 죄 아닐까.

그의 음악을 카피하기엔..돈이 너무 많이 필요하다-_-. 사운드 자체가...돈을 쏟아부어야 나오는..;
'울트라맨이야' 전에 나온 앨범들은 그나마 양호한 편. 요즘 들으면서 열광하는 것들이기도 하다.

가장 좋아하는 트랙은 Take Six, 시대유감, Free Style 등이다. 꼭 제대로 카피해서 공연하고 싶다. 둘 다 분위기 죽여준다. 리듬과 멜로디가 살아있는..-

P.S. 정말..'Take ...'들어있는 앨범은 놀라울 따름이다. 이것도 꽤 옛날 것 같은데... 이런 사운드를 생각해내고 담아냈다니...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