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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의무경찰, 2008~2010

날 좋은 오후의 주간방범, 그리고 캐논 EOS 500D

by hyperblue 2010. 3. 16.

우리 부대의 카메라와 캠코더는 매우 노후됐다. 딱 봐도 몇년 전 것인데, 이젠 작동조차 간신히 되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경리계에서 새 채증용 카메라와 캠코더가 보급나왔다. 근데 깜짝 놀랐다. 둘다 초고가의 물건이었다. 카메라는 DSLR인 캐논의 EOS 500D이다. 나는 사회에서도 이 카메라에 대해 들어만봤지, 만져본 적도 없다. 그런 카메라를 부대에서 만져볼줄이야......

이런 고가의 카메라, 캠코더 보급은 집회시위현장에서 일선 부대의 채증능력강화의 일환으로 실시됐다고 한다. 특히나 절체절명의 국가적 행사인 G20 정상회의가 다가오고 있고, 모든 경찰의 역량이 그 부분에 집중되어 있어서 이런 파격적인(?) 보급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사실 이 카메라를 제대로 다룰줄 아는 대원도 부대에 딱히 없다. 그 전에 쓰던 똑딱이 디카(컴팩트 디카)랑 다른 부분이 많아서 공부를 많이 해야하는데, 이런 점 때문에 추후에 채증대원에 대해 교육까지 이루어진다고 하니 '우와~'란 소리가 입에서 절로 나왔다.

행정반 대원인 동기가 시험차 여기저기를 마구 찍어댔다. 크기만 좀 줄여서 무보정으로 올려본다. 확실히 색감이 컴팩트 디카랑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괜히 비싼 카메라라서 드는 생각인가........정말 제대로 다룰줄 아는 사람이 쓴다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제대 후에 사진을 배우고 싶은데...돈도 없고, 이젠 공부해야지. 무리해서 있는 돈, 없는 돈 다 끌어모아서 전자기기 더 장만했다가는 집에서 쫓겨날 것 같다. 이미 집에 있는 갖가지 악기와 전자기기만 따져도..

아직 날이 춥다. 햇살은 따사로운데 바람이 너무 매서워서 몸이 으스스 떨려왔다. 제대로 된 봄은 언제 오는걸까. 40여일 앞둔 군생활기간 동안 빨리 벚꽃도 피고, 완연한 봄이 얼른 찾아왔으면 좋겠다.

주간방범근무를 나가기 바로 전, 부대 뒷쪽에서 EOS 500D로 동기가 마구 찍은 사진을 첨부한다.

방범근무 출발~ 버스로 향하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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