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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취준생, 2013~2014

iOS7 탈옥을 기다리며 끄적거려본 탈옥에 대한 생각

by hyperblue 2013. 10. 4.

탈옥의 상징, Cydia.


나는 아이폰5와 아이패드미니를 모두 iOS 6.1.2에서 탈옥한 상태로 이용중이다. 두 기기 모두 올해 중고로 구입했는데, 이 버전(6.1.2)의 것을 구하려고 밤낮으로 온갖 중고장터를 '눈팅'하며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얼마 전에 iOS7이라는 메이저 업데이트가 있었지만, 난 아직 6에서 움직이지 못한다. 익히 알고 있듯이, 현재 iOS7 탈옥은 나오지 않았고, 호기심에 iOS7으로 업데이트 해버리면 원래 쓰던 iOS6로의 롤백이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


나와 탈옥과의 첫 만남은 '아이팟터치 1세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입대 1년 전인 2007년에 용산 지하상가에서 약 30만원 돈(기억이 가물가물..)으로 현금 박치기해서 구입 후 한 동안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감히 동시대의 모든 기기를 비교대상으로 올릴 수는 없겠지만, 그 당시에 사고 팔고 하던 아이리버, 코원 기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애플 모바일 디바이스와 견주어 크게 차이가 없는 미려한 터치감과 와이파이를 통해 즐기는 인터넷, 각종 어플 설치를 통한 사용자 경험은 '내가 조그마한 컴퓨터를 지니고 다니는구나'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 그런 까닭에 당시 청바지 양쪽 주머니에는 늘 핸드폰인 애니콜 스윙(SPH-B2300)과 아이팟 터치가 있었다. 나름 대학교 2학년의 '간지템'이라고 하기에 충분했다.


혼자 mp3나 좀 넣어서 가지고 놀던 와중에 인터넷 까페를 통해 탈옥(당시에는 대부분 '해킹'이라고 했음)을 알게 되었고, BlackRa1n 툴로 탈옥에 성공했다. 좀 부끄럽지만 각종 크랙 어플도 깔아보고, Cydia에서 트윅도 설치하며 나름대로 사용성 극대화에 노력했다.


군입대 후에는 영영 전자기기와 작별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보배로운(?) 의무경찰은 mp3플레이어 등의 한정된 전자기기 품목의 소지 및 사용을 허용하였고, 군바리 월급을 모아 아이팟터치 2세대를 구입하기에 이르렀다. 구입했을 당시에 내무반의 선임들은 mp3p 하나쯤은 거의 다 가지고 있었는데, 대부분 코원과 아이리버의 것이었다. 내가 내무반에 아이팟터치 2세대를 갖고 들어갔을 때, 처음 아이팟터치를 접하는 선임들의 반응은 굉장히 차가웠다. 아직도 기억나는 머릿속 장면은 한 고참이 자신의 코원 S9을 내게 보여주며 아이팟터치를 폄하하던 것이다.


"확실히 화면도 S9이 크고, 음질도 더 좋고, 화면도 쨍하네. 아이팟은 엄청 비싸기만 하고, 더 좋은게 뭐야?"(코원 S9은 Amoled를 사용해서 색감이 더 진했고, 고유의 음장시스템을 갖고 있었고, 화면크기도 0.2인치 컸다.)


다른 소대원들도 대부분 여기에 동조했는데, 내가 해킹(탈옥)을 통해 그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소개한 후 다들 외박이나 특박나갔다가 오면서 하나둘씩 아이팟터치를 갖고 부대에 들어왔다. 다른 소대로 입소문을 타는 것 또한 순식간이었다. 그 후로 한동안 나는 많은 중대 선임들의 아이팟터치 관리(탈옥 등)를 담당하는 사역병이 되기도 했다.


이런 에피소드가 있기에 iOS 탈옥은 아이팟터치 초창기부터 항상 내가 관심을 갖고 공부한 분야였고, 이제 그것도 어느덧 8년차이다. 탈옥하지 않은 iOS 디바이스는 거의 써본적이 없다. Cydia 어플 아이콘이 없는 스프링보드(바탕화면)는 앙꼬없는 찐빵과도 같다.


혹자는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말하며 결국 탈옥의 끝은 순정이라고 하지만 나는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내게 있어서 탈옥은 애플이 제한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트윅만 잘 설치, 이용해도 '자유로운' 안드로이드의 개방성과 iOS 특유의 안정성을 고루 갖춘 디바이스를 만들 수 있다.


iOS가 판올림을 거듭하며 일정부분 발전을 거듭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제한한 부분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메이저 업데이트를 통해 애플이 감옥에 갖가지 편의시설을 갖춰주며 '더욱더 편한 감옥'에서 생활할 수 있게 해주지만, 아무리 좋게 봐줘도 '감옥 안에 있다'는 그 자체가 불편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많은 해커들이 온전히 폰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금도 툴을 개발하고 있고, 나는 그들을 지지하며 하루하루 탈옥툴이 풀리는 날만 기다린다.


안드로이드와는 다른 까닭에 루트권한 획득, 애플이 설치해놓은 갖가지 보안모듈 무력화, 이 일련의 과정을 마우스 클릭 한번에 자동으로 진행케하는 user-friendly 탈옥툴로 집대성하는 데에는 굉장한 노력이 요구된다. 또한, 이 탈옥은 현재로서는 애플 제품 소프트웨어의 보안상 헛점을 이용하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탈옥툴이 대중에 공개되면 일정 기간 후에 애플은 마이너 업데이트를 통해 탈옥툴에 이용된 보안 헛점을 fix 해버린다. 뚫는 이는 엄청 힘들게 뚫고, 막는 이는 가볍게 막아버리는 이 불공평한 '창과 방패의 싸움'은 현재 진행형이다.


혹자는 탈옥이 보안상의 헛점을 이용한 것이고, 제조사가 막아놓은 권한을 열어서 사용하는 것인만큼 인터넷 뱅킹 등의 위험에도 굉장히 취약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일정 부분은 맞고, 일정부분은 틀리다고 본다. 탈옥을 안한 폰과 비교했을 때 디바이스와 외부 사이의 통로를 보다 크게 열어주는 측면은 있지만, 사용자가 관리만 잘 하면 일반 폰에 비해서 위험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무분별한 불법 어플 설치 및 크랙된 cydia 패키지 설치만 안하면 탈옥하지 않은 폰과 거의 동일한 위험수준이 아닐까 싶다. 또한, 수 많은 탈옥폰이 그간 스마트폰 뱅킹을 해왔고, 하고 있지만 그로 인한 피해사례는 단 한 건도 보고된 바가 없다. 게다가 iOS 자체가 '아직까지는' 각종 malware로 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탈옥으로 인한 보안위험은 일반유저들로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써놓고보니 장황하기 그지 없지만, 앞으로도 아이폰, 아이패드를 사용한다면 난 어떻게든 탈옥상태로 사용하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안드로이드의 경우에는 잘 모르겠지만, iOS 탈옥의 경우 유명한 개발자를 위시한 커뮤니티가 형성되어 있다. 안드로이드처럼 XDA developers forum과 같이 눈에 보이는 '대형 본진'은 없지만, 트윅을 개발하는 Cydia developer와 탈옥툴을 개발하는 iPhone hacker들은 트위터와 IRC 등을 이용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이루고 있고, 애플의 WWDC를 벤치마킹한 WWJC(Worldwide Jailbreak Convention)와 같은 행사를 개최해서 오프라인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함께 개발하는 것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나는 이들의 트위터 계정을 follow하며 최신의 탈옥 소식을 접하려고 늘상 노력한다.


@p0sixninja, @pod2g, @planetbeing


엊그제 유명한 iPhone hacker인 @pod2g@planetbeing이 트위터로 iOS7 탈옥관련 희소식을 알려왔다. 머지 않아서 일반배포용 탈옥툴도 완성되고, Cydia는 서버 과부하로 불이 나길 기대한다.


'탈옥'자체는 우리나라의 유명 iOS 커뮤니티 사이에서도 가끔 이슈가 되는 부분이다. '미국에서는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이 있었다', 'EULA 위반이다.' 등 '순정vs탈옥' 유저사이에는 온갖 논거가 오가는 논쟁이 있었다. 아직 여기에 대해 이렇다 할 결론도 없거니와 이런 부분에 대한 논의를 부족한 내가 여기서 하고 싶지도 않다. 어찌됐든, 애플과 탈옥툴 개발팀이 좀 '복잡한 공생 관계'라는 점에는 다들 이견이 없지 않을까 싶다. '탈옥이 안되면 안드로이드로 넘어가겠다!'는 일반 유저들도 꽤 있지만, 보안상 헛점을 이용하는 탈옥을 애플이 대놓고 권장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애플로서는 이들이 밉지만은 않을 것 같은 이유가, 가장 보안이 뛰어난 모바일 운영체제라고 평가받는 iOS의 보안 헛점을 계속적으로 발견, 탈옥툴 개발에 이용하기 때문에 이것을 보완해 나갈 수록 더욱더 보안에 완벽한 OS가 되는 데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애플이 펌웨어 업데이트 시에 공식사이트에 첨부하는 보안헛점 발견자 이름에는 탈옥툴 개발자들의 이름이 종종 등장한다.)


소니와의 소송으로 유명한 천재해커 George Hotz(Geohot)를 필두로 한 iOS 탈옥의 역사는 나름 하나씩 곱씹어보면 재미있는 면이 있다. 언제나 '탈옥의 중심을 담당한 자'는 커뮤니티에서 명성을 누리는데, 지금은 pod2g라는 닉네임을 쓰는 프랑스의 해커가 그 권위를 누리고 있다. 그는 현재 iOS7 탈옥에 매진하는 탈옥팀인 'Evad3rs'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 전에 획기적인 탈옥툴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comex라는 해커도 있었는데 그 후에 애플에서 인턴을 하게 되어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풀자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여기에서 줄여야겠다.


앞으로도 탈옥툴 개발이 멈추지 않기를, 혹은 iOS 자체가 api 공개와 같은 방법을 통해 자유도를 높여주어서 더이상 탈옥툴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날이 오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끝으로 아래에 누군가가 '희망사항'이라며 올린 업데이트 스크린샷 하나를 첨부한다.



언젠가 이런 날도 오지 않을까 :)



<내가 지금까지 사용했던 iOS 디바이스>

- iPod Touch : 1세대, 2세대

- iPhone : iPhone4, iPhone4s iPhone5

- iPad : iPad2 wifi, iPad2 cellular, iPad3 wifi, iPad3 cellular, iPad mini wifi



※ 보다 빠르게 탈옥 소식을 접하고 싶다면, 개발자들의 트위터 계정 follow가 최선이다. 대부분 널리 알려져있지만,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follow중인 탈옥 관련 계정들 일부를 첨부해본다.


@tssstatus - 실시간으로 TSS signing status를 알려준다.(Apple이 특정 펌웨어에 대한 signing을 종료하면 일반적으로 해당 펌웨어로의 다운그레이드가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openjailbreak - 유명 해커 Joshua Hill(p0sixninja)이 야심차게 런칭한 탈옥관련 오픈소스 프로젝트


Evad3rs logo

@evad3rs - 현재 iOS7 탈옥툴을 개발하는 개발팀인 Evaders의 공식 계정


Nikias Bassen(aka @pimskeks)

@pimskeks - 유명 해커 Nikias Bassen(pimskeks)의 계정


David Wang(aka @planetbeing)

@planetbeing - 유명 해커 David Wang(planetbeing)의 계정. 동양인이다.


Saurik Freeman

@saurik - 탈옥 패키지 플랫폼, Cydia의 아버지인 Saurik Freeman의 계정


Joshua Hill(aka @p0sixninja)

@p0sixninja - 유명 해커 Joshua Hill(p0sixninja)의 계정


Cyril Cattiaux(aka @pod2g)

@pod2g - 근래에 가장 명성있는 해커인 Cyril Cattiaux(pod2g)의 계정


Eric McDonald(aka @MuscleNerd)

@musclenerd - 유명 해커 Eric McDonald(MuscleNerd)의 계정. 진짜 근육맨인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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