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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대학생, 2006~2008

영화 United 93. 2001.09.11의 끔찍한 기억.

by hyperblue 2006. 9. 2.

United 93.

United 93.

2001년 9월 11일 펜실베니아 모처에 추락한 United Air Lines의 민항기.

World Trade Center와 Pentagon등 '미국의 상징'이란 건물에 충돌한 다른 항공기와 달리 건물에 충돌치 않은 유일한 항공기.

영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구체적 정보는 거의 이것 뿐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헐리웃 영화와 달리 저예산으로 제작되었으며 110분 정도의 러닝타임 내내 9/11 그날 상황의 재연에 충실한 점 외에는 '볼 거리'라고 할게 없다.

영화를 본 친구의 추천으로 어둠의 경로를 통해 구해서 보게 되었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저 킬링타임용으로 생각하고 보았다.

하지만...영화를 보는 내내, 본 후에도 난 어줍잖은 슬픈 감상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었다. 너무나 평온하고 날씨까지 맑던 그 날. 목적지가 샌프란시스코가 아닌 하늘나라였다는 것을 그 어느 누구도 알 수 없었겠지.

정말...감독의 연출력이 대단하단 말 밖엔 할 말이 없다. 화끈한 액션이나 서스펜스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전혀 어필할 수 없을 것이다. 말 그대로 '재연'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여러지역의 Air Traffic Center에서 벌어지는 시끄러운 교신상황. 마치 내가 그 상황실, 그 순간에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아무리 살펴봐도 영화에서 상투적인 휴머니즘에 편승하여 흥행하려는 의도를 찾을 수 없었다. 소위 '혐 Pax Americana'를 외치는 이들도 이 점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의 문턱에서 친지에게 'I love you, good bye'를 전하고 주기도문을 외우는 관객들의 모습과 똑같이 죽음을 기다리며 아랍어로 알라신에게 기도하는 테러범들의 모습이 교차되는 모습은 대체 이들이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는가란 의문을 지울 수 없게 한다.

영화씹기 좋아하는 몇몇이 예상하듯이 '미국만세, 타도 아랍'이란 코드는 영화에서 전혀 찾을 수 없다.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 그 아비규환만 가득한 기내의 모습은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상기시켜줄 뿐이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개봉하지 않았다. 곧 할 듯.

며칠 있으면 9/11이다. 기막히게 우리나라에선 개봉날짜를 맞춘 듯 하다.

2001년 9월 11일 기내에서 피할 수 없는 죽음을 기다리며 절규했을 그들에게 다시 한번 애도의 뜻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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