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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대학생, 2006~2008

운동권 총학생회는 싫다.

by hyperblue 2006. 8. 11.


다시 한번 학교에 폭풍이 휘몰아 칠 것 같다. 통일대축전? 역시 또 멋지신 우리 총학생회 여러분이 두 주먹 불끈 쥐고 조국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일어나셨다. '연대항쟁 10주년 기념'이라... 거 참 거창하기도 하다. 뭘 해도 명분은 정말 거창한 사람들이다.

안타까운 건 다시 한번 충돌이 불가피해졌다는 뜻이다. 당연히 학교 측에서는 반대할 수 밖에 없다. 학교 학생이 아닌 만여명의 군중에게 시설물이 훼손당하는 일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대체 이런 행사를 왜 우리학교에서만 하는건가? 운동권이라 그런지 아주 이런 행사만 있으면 게거품물고 달려는 것 같다. 드넓은 서울대 캠퍼스도 있고, 서울에 있는 대학만 몇 개인데 왜 우리 학교냔 말이다. 그래 연대항쟁이 있었던 '민주화의 성지'라는 건 좋단 말이다. 근데 그거 기념한답시고 또 학교를 난장판으로 만들자는 건가? 통제를 잘 하면 된다고? 여기저기 '이상한 단체'사람들이 저글링처럼 개떼러쉬 갈게 훤~한데 참 통제가 잘 되겠다.

자칫하면 또 경찰과 충돌할 것이다. 공권력 알기를 지들 발톱 때로 아는 개망나니 놈들은 또 '저리비켜라'하면서 설치겠지. 안봐도 비디오다.

그래, 연세대학교는 '민주화의 성지'였다. 하지만 이젠 '그냥 대학교'로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통일의 성지'라는 호칭까지 붙는 건 별로 학교 내에는 원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듯.

제발, 이런 행사하려면 상암 월드컵 경기장 같은 것이나 빌려서 해라. 어차피 '당신들만의 잔치, 축제'가 될 것인데... 학생들의 학구열로 불타야 할(방학중이긴 하지만, 내가 갔을 때 마다 중앙도서관은 불타던데) 캠퍼스를 '통일, 민주'라는 허울 좋은 구호로 더럽히지 말고.

정 하고 싶으면 시설을 빌리는 조건으로 돈이라도 내던가 말야. 무슨 총학생회가 '학교의 주인'인냥  "누추하지만 이 곳에서 외치고 즐기지요"라고 선심쓰는 듯한 태도는 아주 역겹기 그지없다. 그들이 늘 외치는 '모든 연세인이 이 학교의 주인입니다'란 말은 이럴 때면 무색해진다.

동방신기 같은 놈들은 돈내고 대강당 빌려서 빠순이들하고 잘 놀더만. 하필이면 큰 맘먹고 중도에 공부하려고 갔던 차라 짜증이 솟구쳤지만...

총학생회는 얼마 전 본관점거를 중단하고 다시 학생회관으로 돌아갔다. 등록금...그들이 외치던 인하는 안되었지만, 적어도 두 자리수 인상을 막았다는 데에 '그들 스스로' 큰 의의를 두더군. 하긴, 그것도 못했으면 매번 뉴스타면서 학생운동 정신의 본보기 임을 자처했던 모습 자체가 애처로워지겠지.

요즘 나라 꼴이 왜이런지 모르겠다. 민주노총인지 뭔지 하는 놈들은 북한가서 '혁명성지'를 참배하고 떳떳하게 고개들고 돌아다니질 않나... 개구리 대통령은 뜬금없이 작통권 갖고 국론분열 야기에..휴...

여튼 815통일대축전인지 뭔지 제발 충돌없이, 학교 기물 파손 없이 잘 끝났으면 좋겠다. 뭐, 난 관심없지만.

학교 측도 강경하게 나가야 한다. 확실히 막을꺼면 시덥잖은 성명서 발표하고 '반대한다!'이러지 말고, 공권력 동원 요청해서 단호하게 막아야 한다. 우리가 낸 등록금이 학교의 파손된 기물 및 어지럽혀진 환경정리에 쓰여지는 꼴은 못보겠다. 더러워서 퉷


이제 '통일과 민주화의 성지'라는 이 위대한 칭호는 다른 학교나 시설에게 붙여줄 때가 아닌가 싶다.

여튼, 예전보다 운동권이 많이 죽긴 했지만, 여튼 지금까지 살아있는 운동권이란 족속들은 정말 대책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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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 2006 8.15 민족공동행사 개최와 관련한 연세대학교의 입장 -


행사 관련 사회단체와 정부,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호소합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8월 2일, 이번 행사의 주관단체인 범민련측으로부터 학교 시설이용을 바라는 일방적인 이메일을 접수했으며, 8월 4일자로 이를 거부한다는 회신을 보낸 바 있습니다. 외부단체가 대학의 시설을 학교 당국의 사전 동의없이 무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사유재산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이며 교육과 연구가 본업인 대학의 목적에도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만약 학교 당국의 불허방침에도 불구하고 교내에 무단으로 진입하고 시설물을 훼손하는 경우, 이것에 따른 민, 형사상의 조치도 취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하는 바입니다.

대학 본연의 사명은 진리의 탐구와 학문의 연마에 있습니다. 대학에게 주어진 이 길은 어떤 경우라도 훼손되어서는 안됩니다. 외부의 사회단체가 주관하는 집회 및 시위장소로 대학의 시설이 무단으로 사용되는 일은 반드시 종식되어야 합니다. 더욱이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있는 집회에 대학의 시설이 이용되는 일은 대학의 정치화를 가져올 뿐 아니라 대학의 역할이 왜곡되고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이를 단호히 배격합니다. 정치적 목적을 가진 단체의 집회나 시위는 정부가 보장하는 공공시설이나 장소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정부당국과 행사단체들의 현명한 판단과 조치를 촉구합니다.

2006년 8.15 민족공동행사는 남북한 관계가 보다 원만하게 진행될 때, 남북 양측 정부 당국의 적극적 후원 아래 평화적 방법으로 진행되어야 그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남북관계 조차 경색되고 동북아 국제질서에도 상당한 위기가 조장되고 있는 시기에 남측의 단독행사는 제한적 의미만 가질 뿐입니다. 무엇보다도 학교 당국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시설을 무단으로 사용하며 막무가내로 추진하려는 것은 극단의 폭력에 가깝습니다. 정치적 목적을 띤 집회나 행사는 대학의 교육과 연구 분위기를 심각한 수준으로 저해시키고 심대한 물적 정신적 피해를 끼치는 불법행위입니다.

연세대학교는 행사 관련자들과 정부당국에 다시 한 번 호소하며 현명한 판단을 촉구합니다.

지금 연세대학교에는 입시 업무가 진행되고 있어 정숙한 학내 분위기가 어느 때보다도 필요합니다. 또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연세대학교의 학문을 세계 속에 드높이고 한국 대학의 연구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단 하루도 쉼 없이 수많은 연구 인력들이 밤낮으로 일하는 곳입니다. 날로 치열해지는 세계적 학문 경쟁시대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학교가 전력투구하고 있는 시기에 불법적 집회로 인해 연구 분위기가 훼손된다면 이는 비단 연세대학교의 손실일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손실이 됩니다.

지금부터 꼭 10년 전인 1996년에 소위 한총련 사태로 인해 우리 연세대학교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멀쩡하던 교육 시설이 화염에 휩싸이고 각종 연구실에 축적되어있던 수많은 귀중한 연구 자료들이 유실되었습니다. 이런 비극적 사태가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우리 연세대학교 모든 구성원들의 한결같은 다짐입니다. 사회단체의 불법행위가 가져올 막대한 손실을 심각하게 우려하면서 연세대학교의 모든 구성원들은 이를 막아내기 위해 모든 가능한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연세대학교는 지난 121년 동안 한국 사회의 지성을 선도해 왔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우리 연세대학교는 장차 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통일에도 맡은 바 소임을 다 할 것입니다. 다만 민족의 화해와 통일에 대한 연세대학교의 역할은 대학의 본분인 연구와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연세대학교가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학문적 업적과 연구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과 정부, 사회단체들이 적극 협력하고 지원해 줄 것을 다시 한번 간곡히 당부드립니다.


2006년 8월 8일

연세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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