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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대학생, 2006~2008

영화 '한반도'. 기대이하. 졸작....(incl. 스포일러)

by hyperblue 2006. 7. 30.

한반도.

이 영화 본지는 꽤 됐다. 거의 개봉하자 마자 영화관에서 봤으니...정말 지루했고, 딱히 '명장면'이다 싶은 것이 그다지 기억 속에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인지 그냥 내 기준에서는 '졸작'이라고 한 단어만 떠오를 뿐이다.

그렇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기준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2006년 최고의 영화'가 될 수도 있겠지.

솔직히...이 영화 정말 기대 많이했다. 예고편을 본 후, 가슴에 와닿는 '극일정신'으로 나를 포함한 많은 국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 줄, 후련한 영화일 것이라고 내심 장담했지만 영화는 나의 기대를 산산조각 내버렸다.

Fiction+Fact. Faction. 이 단어가 왠지 좋았다. 탄탄한 플롯을 바탕으로 '나름' 천문학적 액수를 부었으니 '죽여줄 것 같다'는 기대감. 하지만 그 어디에도 없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그래. 솔직히, 공들였다고 홍보한 '최첨단 국정원 세트'가 꽤나 멋지게 보였고, 우리나라 해군의 협조를 통해 찍었다는, 밀리터리 전문가적 관점에서는 '전혀 말도 안되는' 한일 해상 대치장면도 백보 양보해서 '그럴싸했다'.

하지만, 그 외 부분은...뭔가 많이 부족했다. 2%? 아니 이건 느낌상 두자리수다.
가장 맘에 안든건 비중있는 배역을 맡은 문성근씨.(지극히 주관적. 농담조;)

영화 보고 난 직후에는 나름 블로그 포스트를 위해 여러가지 허점을 머릿 속에 정리하려했으나...차일피일 미루다보니 너무 오래됐다. 그리고 그닥 머리가 좋지 않기 때문에...;

우선, 명확한 갈등구조가 눈에 보인다. 불의로 점철된 과거사를 참지 못하고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정의'를 쟁취하려는 대통령 파 vs 그러한 과거사에 미친 대통령을 견제하며 현실적 관점에서 일을 풀어가려는, 영화상에서는 일본과 타협하려는 더럽고, 비열한 국무총리 파.

영화에서는 당연히 '대통령 파'의 승리로 끝난다. 나름 '여운을 남기려는(?)' 정말 이상하고 황당한 엔딩으로 관객에게 억지로라도 생각할 여지를 남겨주겠다는 제작진의 속셈도 보인다.

그렇다. 영화 상에서는 '옥새를 찾으면 다 끝난다'란 SF적 설정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대통령 파는 정의를 따르는, 합리적인 집단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고, 국무총리 파는 '친일, 친미'로 일신의 보전만 바라는 비합리적인 매국노, 불한당일 수 밖에 없다.

허나, 이게 과연 진실인가? 경제, 외교와 같은 기본적, 실리적 관점을 송두리째 무시한 채 '정의'를 쟁취하는게 과연 옳은가 말이다.

영화는 이러한 갈등구조를 만들어가면서 양 측의 극단적인 면(대통령 파에게는 긍정적인, 국무총리 파에게는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킨다. 특히, 그 장면. 원로배우들로 보이는 '수구 꼴통 늙은이들'과 문성근 국무총리의 대화는 정말 가관이다. "무식한 민초들은 몽둥이로 개패듯이 패야 말을 들어" 이러한 저급한 대사를 뱉어내는 원로배우들에게 관객이 가질 생각은 뻔하다.
'빌어먹을, 나쁜 놈들. 개국공신? 친일, 친미, 천하의 죽일놈들'.
참...그랬다. 영화상에서는 물론 그들이 '매국노'처럼 비춰졌지만, 실제 우리나라의 현 경제 발전, 국력신장에서 '그들'을 빼고 이야기 할 수 있을까? 
한 쪽으로 치우친 영화의 역사관, 사회관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이 나라에는 '대통령 파'와 '국무총리 파' 모두가 필요하다. 영화처럼 '대통령 파'만 득세하는 세상은 별로 보고 싶지 않다. 영화에선 장밋빛 엔딩으로 막이 내리는 듯 했지만, 실제로 그들이 만들어갈 미래의 우리나라 모습은 그리 밝지 않을 것이다.

견제와 균형. 너무나 당연한, 하지만 실현하기에는 힘든 가치. 이것은 우리 세대가, 우리 후손들이 강력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꼭 이뤄야 할 것이다.(삼천포로 빠졌음;;;;)

노무현 정부는 '반미와 반일''왜곡된'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정리해 나갈 정의의 사도처럼 보였다.(처음엔)
하지만, 국민들 간 편가르기만 더 가중되었을 뿐, 지금까지 아무런 소득도 없다.(평가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

'분명 우리는 얻는 것이 있다. 그저 근시안적인 관점에선, 현 시점에선 눈에 보이지 않는 것 뿐이다'라고?
그럼, '감정적 반미, 반일을 통해 우리가 근시안적인 관점, 현 시점에선 알 수 없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국익에 대한 악영향'은?

'국익에 대한 악영향'은 뜬구름 잡는 소리처럼 들릴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냥 무시할 수는 없다는 것을 모두 다 알지 않나?

두서없이 잡설이 길어졌다...이제 줄여야지.

영화 한반도는 '반일 감정' 극대화에 중점을 둔 영화다. 원래 의도가 아니었더라도 나같이 영화에 조예가 깊지 않은 '우둔한 관객'들에게는 뜨거운 민족적 자긍심과 애국심, 반일 감정만 솓구치게 만들 뿐이다.

과연 우리가 이 시점에서 해야할 것이 '감정적 반일의식 고취'인가?
아니다. 우리는 궁극적으로 '극일'에 다가서야 한다.

'감정적 반일을 바탕으로 한 극일''좀 더 유순한 방법을 통한 극일' 중 어느 것이 shortcut일까?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의 국력차이를 감안할 때, '과연 극일이 가능할 것인가' 자체도 의문이지만...위 질문의 결론은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 맡긴다.

여튼, '애국심'을 빙자한 마케팅을 통해 '폐쇄적 민족주의''감정적 반일의식' 고취에 기여하는 영화 '한반도'의 흥행은 강우석 감독의 '상업적 수완'을 증명하는 작품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명작'취급은 받지 못할 것이다. 아니, '받지 못하길' 간절히 바란다.

설마...영화의 흥행과 관객들의 'Thumbs Up!'평가가 작품성을 증명한다고 생각하는 자가 있진 않겠지?
우연찮게 요즘 읽고 있는 귀스타프 르 봉의 '군중심리'의 여러 내용을 곱씹어보면 그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 아닐까 싶다.

가끔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올바른 역사의식 함양을 위해 꼭 보아야 할 영화,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보아야 할 영화'라고 치켜세우는 사람들의 평가를 볼 때가 있다. '여러가지를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 추천하는 것은 동의한다...다만, 영화에서 명성황후 역을 멋지게 연기한 강수연씨의 눈물만이 우리가 느끼고 배워야할 모든 것이라고 착각하지 않기를 바랄 뿐.

P.S. 이건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장면인데, 영화 속에서 안성기 대통령이 코 윗쪽 부분에 주사 바늘 맞는 바로 그 장면...난 왜 그거 보면서 '보톡스 맞는 노대통령'을 풍자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 내 상상력이 놀라운 건가. 여튼 피식 웃었던 기억이...;

요즘 유행하는 한반도 평(알아서들 이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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