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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대학생, 2006~2008

쌀쌀하고 하늘이 맑은 오늘 밤.

by hyperblue 2007.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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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reachable...?

무심코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낮부터 맑아서 보기좋았던 파란 하늘은 어느새 검은색으로 변해 있었다.

오늘은 아침 일찍 알바도 하고 아버지도 도와드릴겸 서울에서 좀 떨어진 아버지 일터에 왔다. 이거저거 하다보니 시간이 금방 가버렸다.

이 곳은 서울의 환한 도심에서 멀기 때문에 주변은 고요하다 못해 정적이 감돈다. 날씨도 쌀쌀하고 해서 불장난을 하려고 종이를 태우고 있다가 문득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갑자기 내 눈 앞에 펼쳐진 '별'천지. 말그대로 별천지였다. 하늘에 별이 이렇게 많았나 하고 내 자신에게 되물었다. 조금만 집중안하면 안보일 듯, 보일 듯한 수많은 별들. 집중을 하고 볼 수록 더 많이 보였다.



별을 보려면 인공의 빛이 없고 대기 오염이 적은 곳이 제격이다. 거기에 딱 맞는 환상의 나라 뉴질랜드! 중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난 밤마다 잠안자고 하늘을 바라봤다. 정말 뚫어지도록. 하늘에 떠있는 정말 눈부시게 반짝이던 별들이 모두 내게로 쏟아질 것 같았다.


다시 난 이젠 21살 대한민국 서울 청년. 그간 잊고 살았던 별이 다시 내게 윙크하고 있었다. 정말 추웠지만 10분도 넘게 고개를 꿋꿋이 위로 젖히고 말없이 하늘만 바라봤다.

저 별들은 하지만 우리에게서 너무 멀리 있다. 난 2학기에 수강한 '우주의 이해'라는 과목을 수강하기 전까지는 정말 우리가 보는 밤하늘의 별들은 만화 아기공룡 둘리에서 도우너와 친구들이 요리조리 피해다니던 것 처럼 우리 주위를 가득은 아니어도 듬성듬성 메우고 있을 줄 알았다. 현실은...빛의 속도로 한 참을 달려가야 우리에게서 가장 가까운 별이 하나 나올 정도.

말 그대로 우주는 '시공간'이다. 단순한 공간의 개념이 아니라 '시간'은 엄연한 한 축으로써 우주를 구성한다. 내가 방금 뚫어지게 바라본 저 별빛들은 적게는 수 년전에서 말그대로 '천문학적' 숫자로 표현되는 시간 전에 그 별에서 출발해서 내게 다가온 것이다.

참 가슴 벅찬 사실 아닌가. 그래,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내겐 그렇다. 자꾸만 팽창해서 커져만 간다는 우주 속에서, 티끌만도 못한 지구라는 행성에서 살고 있는 나는 대체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일까. 누군가를 밟고 올라가겠다고 티격태격대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 세상이란게 자기 보는 관점에 따라 하나의 사실도 모두 다르게 해석되기 마련이다. 쉬운 실례로 한 사건을 바라보는 '조중동'과 '한겨례'의 기사, 사설의 차이만 보고있어도 이 간단하고도 어려운 진리는 우리 생활 속에 늘 함께한다.

마음의 여유, 그리고 때로는 로맨틱한 분위기 까지. 멀리서 달려온 저 별빛은 많은 것을 선물하고 아침이 다가올 무렵 태양빛에 다시 사라져간다.


나의 감성을 일깨우는 밤.

가끔은 정제되지 않은, 폭발할 듯한 감정을 담아 헤드뱅잉을 유발하는 하드코어 음악같은 사람보다는 아무 말 없이 그저 한 줄기 빛으로 누군가의 가슴을 적셔주는 포근한 사람이고 싶다.


그냥 이런 쌩뚱맞은 생각들미 머리를 정리해주는 이상 야릇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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