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iscellaneous/대학생, 2006~2008

反 한미 FTA ? 나는 모르겠네.

by hyperblue 2007. 1. 16.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번 시위와 무관한 사진.

또 시위가 있었군. 도심을 기습점거까지 하고.... 반 FTA를 위해 자신들 혹은 FTA로 인해 생계를 위협받는 많은 사람들의 이익수호를 요구하는 그들의 외침.

당연히 맞는 말이다. 생계를 위협 받는다면 뛰쳐나가서 싸워야한다. 나라도 그럴 것 같다. 그래, 난 아직 똥오줌도 못가려서 FTA로 인해 이득을 볼지, 손해를 볼지 모르는 자기 입장 없는 바보라고 치자.

그리고 생각해본다. 이들의 결연한 의지가 현재 협상 진행 중인 한미FTA를 막을 수 있을까? 불가능 할 것 같다. 정부 측에서 이들이 원하는 개선안을 내놓도록 끊임없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중요한 것은, 이 문제에 대해 관심이 없거나 알게 모르게 은근슬쩍 찬성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것이다. 당연히 몇몇 분야에서는 쌍수들고 환영할 것이다. 국민 대다수'처럼'보이는 반대론자들이 있기에 대놓고 '합시다!'라고는 못하지만...

대기업이라는 엄청난 자본, 그리고 그와 얽히고 섥힌 대부분의 미디어는 역시나 '은근슬쩍' 한미FTA가 '괜찮아 보여, 좋아'라는 논지로 여러 기사와 사설을 써내려간다. 우둔한 나는 '아, 그렇구나'하면서 그들의 주장에 세뇌당한다. 그래, 나는 그들의 헤게모니 속에 갇혀있다. '세뇌'가 아니라고 외치고 싶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도 소름끼칠만큼 논지에 암묵적 동의를 표하는 나를 보면 현실인듯 하다.

나름대로 중립적 시각을 갖기 위해 아주 조금의 노력은 해봤다. 인터넷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접하기 쉬운 반대론자들의 주장과 근거가 빼곡한 여러 문서들. 역시나 '그럴싸 하다'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끄덕인다.

참 줏대없다. 그래도 곰곰히 생각해보면 난 찬성론자 쪽에 가깝다. 아버지께서 미국과는 상관없지만 수출입관련 분야와 관계가 있다는 것. 내가 아직까지는(?) white collar가 되어 FTA로서 득을 볼 수 있는 분야에 종사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기대 때문인 것 같다.

그렇다. 여러가지 미사여구로 찬반 양측에서 정보와 주장을 쏟아내지만, 사람이 갈리는 것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이해관계인 것 같다. '니들은 농촌에서 뼈빠지게 일하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안해봤냐?'며 눈시울 붉어지는, 또한 구구절절 맞는 말들로 누군가를 설득하고, 설득 당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이해관계 앞에 입장은 결정된다.

그 이해관계의 객관적 옳고 그름은 당연히 개인에 따라 틀릴 수도 있다. 포인트는 그것이 맞고 틀리는 것의 문제가 아니라 주관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넌 틀렸다. 나의 이해관계와 상관없이 난 나의 신념에 따라 FTA와 싸운다!"..멋진고 존경스런 사람이다. 아니, 사람들이다. 정말 마음의 기저에서부터 이런 생각이 우러나온다면 난 그들을 '군자'라고 본다.

'너같은 놈들은 무지해서 몰라! FTA는 온 나라를 말아먹을꺼야!!' 하지만 더 '똑똑해보이는' 정부관료들이 지지를 호소하며 밀어부치는 FTA. 하긴, 경제학 입문시간에 교수님께서 '대학다니면서 그 잘났다는 교수들 아래에서 경제에 대해 살짝 맛만 본 놈들이 한 나라의 경제를 주무르겠다고, 여기저기 손을 대니 참 무섭고 웃기는 일 아니냐?"라고 말씀하셨던 것을 상기해보면 꼭 그런 것 같지도 않고...


난 FTA 그 자체의 정당성과 문제에 대해서는 솔직히 큰 관심이 없다. 그냥, 이런 사회적 이슈를 통해 나타나는 나를 둘러싼 수 많은 단체와 사람들의 반응을 주의깊게 바라보고 생각하고 싶을 뿐이다.

"망국의 지름길로 치닫는 한미 FTA 협상을 당장 중지하라!"

"우라질! 이 새끼들은 또 대로 점거하고 지랄이야. 지들이 내 시간하고 기름값 대줄껀가?"



난 정말 모르겠다.

그냥, 길바닥에서 눈물 흘리며 추운 곳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는 시위자들이 안쓰럽기도 하고, 시위자의 죽창에 하루하루 생명을 위협당하는 나의 친구, 형같은 전경들의 현실을 보며 '빌어먹을 놈들'이라고 입으로 중얼대기도 한다.




난 정말 모르겠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