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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대학생, 2006~2008

무한도전이 상기시켜준 아카라카.

by hyperblue 2007.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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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과외와 합주 때문에 보지 못했던 '무한도전'을 오늘 당나귀로 다운로드 받아서 보았다.

그리고 방송에서는 아카라카에 깜짝 출연한 무한도전 팀이 등장하여 '쇼'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 때의 기억을 회상케 했다.








입학 후 두번째로 참여하게 된 아카라카.

자타공인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축제라는 것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해준 날이었다.

그래도 역시 아쉬움은 남는다.

왜 이 축제에는 '연예인'이 등장해야 하는 걸까? 꽤 고액을 받고 축제 때 무대에 서는 그들이 꼭 축제에 필요한 것일까?

사실 난 이번 아카라카를 처음부터 끝까지 즐기진 못했다. 별로 알지 못하는(사실 관심도 없는) 가수들이 등장하여 노래를 부르는 스테이지가 작년보다 훨씬 더 길었다고 느꼈기 때문일까.. 어쨌든 그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모든 스테이지는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스테이지를 우리 학교 학생들의 무대로 꾸미면 어떨까, 혹은 우리 학교가 아니더라도 고대를 비롯한 다른 대학교의 끼 있는 학생들로 꾸미면 어떨까 싶었다.

수 많은 동아리가 있고, 항상 끼를 펼칠 무대를 찾고 있는 그들(사실 나도...?!)이 여기저기에 널려있는데 왜 굳이 비싼 돈을 주고 외부인을 축제에 '모셔와야'하는 걸까?

그래, 아카라카 바로 전에 있었던 축제인 '대동제'가 나와 같은 '끼를 펼칠 장소를 찾는' 많은 이들을 위한 축제이기는 하다. 그래도...뭔가 아쉬움이 남는다.

잡설이 길었고, 누가 뭐래도 아카라카의 메인스테이지는 맨 뒤에 있다. '연예인'이 아닌 '연세인'이 주축이 되어 함께 날뛰는 응원이다. 올해 아카라카의 부제는 '응아일체(應我一體)'였다. '응원과 내가 하나가 된다'라는 모토.

이 '응원'이라는게 난 다른 대학교에도 다 있는줄 알았는데, 늘상 연고전 등을 통해 친목을 도모하는 고대와 우리 학교에만 많이 보급 및 개발(?) 되고 있는 것 같더라.

참 즐겁다. 이 나이먹고 미친듯이, 아니 미쳐서 광기를 부릴 수 있다는 것. 함께 하는 모두가 그러하기 때문에 주변의 시선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정말 살아 숨쉬고있다'는 젊음을 땀과 희열로 느낀다는 것.

군대에 갔다와서도, 나중에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서도, 할아버지가 되어서도 동기들과 함께 한다면 얼마 전에 느꼈던 그 때로 돌아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응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한없이 유치해보일 수도, 민폐의 온상처럼 보일 수도 있는 '응원'.

오히려 이런 배타성이, 연세인이 아니라면 누릴 수 없는 이 특성이 집단 모두를 하나로 똘똘 뭉치게끔 하지 않나 싶다.

우리 국민 모두가 월드컵으로 하나 되었던 것 처럼,
난 또 오랜만에 하나됨을 느꼈다.

지나친 집단활동과 세뇌는 히틀러의 그것처럼 군중을 우중(愚衆)으로 만들지도 모르나,
적당하다면 윤활유로써 집단의 결속력에도, 개인의 소속감에도 양의 효과를 주지 않나 싶다.

난 내가 누리는 것들을 항상 감사히 생각하고 있다.

사랑한다, 연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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