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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대학생, 2006~2008

잔인한 4월의 첫날.

by hyperblue 2007. 4. 2.

짜증이 솟구치는 잔인한 4월의 첫날.

요즘은 정말 왜 사는지 모르겠다. 공부도 안되고, 삶도 무미건조하고, 온통 주변은 짜증나는 일들만 가득.

누가 대학생이 자유롭다고 했던가. 거짓말쟁이.

아 힘들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많다. 딱히 하는 것도 없는데, 여러가지 미래의 걱정들 앞에서 자꾸만 작아지는 내가 싫다. 그렇다고 현실에 안주도 못하겠다. 할 건 많은데 손에 잡히지 않는다. 죽겠다.

돈. 없으면 힘들고 벌자니 힘들다. 나도 '그 누군가들'처럼 부모님께 용돈이란거 넉넉히 타며 살고 싶다. 애같은 생각인가? 그렇다고 선뜻 '주세요'하기엔 부끄럽다. 죄송하다. 비싼 등록금도 죄송스러운데 무슨 용돈...그래도 남들보다 쉽게, 보람차게 벌 수 있다는 데에 위안삼는다. 그런 의미에선 행운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는 시간만 보며 안타까워하는 내가 싫다. 남자들은 다들 이럴 때 '군대'를 생각한다지. 그런데 이런 생각하며 그냥 가버리면 후회한다니깐 또 멈칫. 귀얇은. 너무 얇은.

나이 21살 먹고 또 다시 정체성의 혼란이 오는 것 같다. infantile. 대체 나의 존재 이유는 뭘까. 대체 왜 사는거지. 왜 줄서기와 여러가지 것에 스트레스 받으면서 이렇게 살아야하지. 애같이 여기저기 투정하고 싶다. 부모님은 더 이상 그러한 투정을 받아주지 못한다. 받아주신다고 해도 내가 할 수 없다. 너무 컸기 때문일까.

아직도 아주 어릴 적 생각이 난다. 집 앞 동산에서, 맑은 하늘 아래에서, 봄의 기운을 만끽하며, 꽃내음에 취해서, 친구들과 잠자리를 잡던 그 시절이 생각난다. 파라다이스는 먼 곳이다. 왜? 내 머리 속 기억에만 있으니깐. 되돌아 갈 수 없다.

가끔 나에게 실망하셨다는 그들의 꾸지람이 싫다. 대체 내가 과거에는 어땠길래. 대학물 먹더니 변했다고 하셨다. 언젠가는 너무 실망해서 더 실망할 것도 없다고도 하셨다. 난 원래 이랬는데. 단지 속에 숨겼던 것 뿐인데. 왜 어떨 때는 성인으로, 어떨 때는 애로 날 취급하시며 double standards를 적용하시는 걸까. 아 모르겠다. 이런 생각 하고나면 또 죄송하다.

왜, 무슨 죄로 나 학교보내신다고 저렇게 고생하실까. 그 은혜를 갚으려면 열심히 해야하는데. 목표없는 '열심히'. 목표가 없기에 현실은 그저 헛된 시간낭비로 가득 찬. 딜레마.

그냥, 영원히, 편안히 잠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날.

'일탈'이라는 단어가 자꾸 떠오르는 날.

하지만 내겐 그 단어를 현실화 할 용기 마저 없다.

이래서 난 내가 싫다. 그저 병신.


somewhere i bel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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