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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콜2

술로 어떻게 잊고 사나 술도 잘 못마시는 타입이지만, 성인이 된 후에 힘든 일이 있을 때면 '술 한잔 마시고 다 잊어버리라'는 일종의 관용적 충고를 많이 듣는다. 깊이 파고 들어가면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알콜로 뇌를 적셔서 순간 다 지우개처럼 지워버리려고 노력하란 얘기겠지. 하지만, 그렇게 주량을 떠나서 알콜로 몸을 적신다고 해결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최소한 구체적인 액션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말이다. 그리고 요즘 드는 생각인데, 술이라는 외적 자극을 통해 정말 아픈 기억들이 쉽게 지워지는 거라면, 그건 알콜성 치매가 아닐까 싶다. 세상을 마음 편히 살기 위해 멍청해지는 건 아직 싫다. 2021. 11. 12.
후유증, 그리고 잡소리 제대한지 3일째.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왔다갔다하는데 나름 슬슬 군바리티도 벗고 민간인 스멜이 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정말 그저께 제대한게 맞냐?', '제대한지 오래된 사람같다.' 등의 입에 발린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역시 '민간인 짬밥'이 미천한 것은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나니...그건 바로 대화를 할 때 툭툭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경찰무전음어이다. 의경의 특징 중 하나가, 늘 사용하는 경찰무전기로 인해 무전음어가 부대내의 일상적인 생활회화에도 통용된다는 것. 뭐, 취사반이나 행정반 등 무전과는 거리가 먼 보직이라면 다르지만, 방범, 교통, 시위진압 등 '필드'에서 뛰는 대원들은 무전기가 곧 총이요, 생명이다. 고로, 옛날에는 신병이 들어오면 두드려패서 수백개의 무전음.. 2010.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