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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3

광복절, 그리고 (나의) 독립선언문 언젠가부터 갈구했던 독립을 드디어 쟁취했다. 서른넷이 되어서야 독립 '쟁취'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은 사실 많이 부끄럽다. 어쨌거나 결과적으로 한달 전 즈음 회사 후배 민수와의 충동적인 복덕방 투어로 시작했던 독립 추진은 이렇게 성공적으로 끝났다. 나의 이전 자취 경험은 정확히 10년 전인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년간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패기 넘치게 전역한 후, 회계사 시험준비를 하겠답시고 학교 앞인 신촌역 근처에 자취방을 잡았다. 모든 것은 부모님의 따사로운 경제적 은총 속에서 등골브레이커 모드로 진행되었고, 시험을 접고 현재의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하는 2014년까지 약 4년 동안 20대의 한 페이지를 채우고 본가로 돌아갔다. 나와 아버지의 통근을 고려하여 일부러 1호선 라인으로 이사까.. 2020. 8. 15.
자취는 어려월. 음식을 직접 해먹겠다던 나의 강한 다짐은 온데간데 없다. 자취는 로망이 아니었다. 이것은 현실이다. 내일 아침에 먹을 밥 쌀씻어서 예약해놓아야 하는데 귀찮다. 청소를 매일 아침마다 신나게 하다가 지쳐서 오늘 처음으로 안했다. 설거지도 아침마다 매일 하다가 어제 처음으로 쌓아놓고 학교갔고, 오늘 다 했다. 힘들다. 냉장고 안에 있던 콩자반이 상했다. 시원찮은 냉장고....... A/S 부를까. 병무청에서 등기가 왔는데 못받았다. 받아줄 사람이 없다. 난 하루종일 학교에 있는데...예비군 때문인가. 빨래하기 힘들다. 물론 세탁기가 하긴 하지만, 이거 쌓아두다보면 대책없다. 날이 습해서 잘 마르지도 않음. 난 분명 여기서 잠만 자고 아침만 먹는데 왜이렇게 벌써부터 힘들지. 쓰레기 처리가 골치아프다. 조금씩 비.. 2010. 7. 22.
원리는 중요해, 출가(出家)준비중, 당산철교 분명히 대학교 2학년 때, 한 학기내내 들었던 과목인데.....내가 당시에 공부에 손을 많이 떼고 살았던 것 같다. 누구나 무시하기마련인 회계원리. 말그대로 원리과목이기 때문에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근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듯 하다. 요즘 깨작깨작거리며 많이 느낀다. 이 단순하고 원초적인(?) 과목을 보며 입대 전에 공부할 땐 못느꼈던 깨달음도 가끔 느낀다. 갈 길은 멀고, 내가 한 달간 해낸 것은 아직 걸음마도 시작못한 아기 수준. 오호호호, 결국 한 달동안 놀기도 꽤 열심히 놀았다. 방을 구했다. 자그마한 원룸. 하숙을 들어갈까 어쩔까 하다가 결국 홀로서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전역 후에 학교도서관으로 노트북과 이거저거 넣고 등산용 백팩을 군장 들쳐멘 군인마냥 들고 하.. 2010. 6.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