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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대학생, 2006~2008

새해가 다가왔다. 하지만 모든건 복잡하지.

by hyperblue 2008. 1. 8.
정말 오랜만에 하는 포스팅이다. 두 달은 훨씬 넘은듯..

이렇게 또 한 해가 시작됐다. 내게 남은 건 무엇이고, 해야할 일은 무엇이고, 헤쳐나가야할 일은 무엇인가.
곰곰히 생각해봤지만 딱히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저 '군대'라는 큰 벽만 느껴질뿐.

생각해보면 지난해 말 부터 내 삶은 굵직굵직한 불운의 연속이었다. 나름 참 많이 힘들었고, 괴로웠다.
'세상은 내맘처럼 되지 않는구나'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해준 때였다. 어떨 때는 '참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하늘은, 하느님은 내게 가혹하셨다.

많은 걸 잃었다. 물론 얻은게 없는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생각하면 잃은게 더 많았다. 그것은 물질이기도 했고, 내 정신이기도 했고, 그 외의 무형의 것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한 '나만의 것'을 넘어 가족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쳐서 날 더 괴롭게 했다.

일상 자체가 괴로움의 연속은 아니었지만, '대학 합격' 이후, 나름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이벤트에서는 다 고배를 마셨다. 부덕한 내 자신이 가장 큰 문제라고 할 수 있겠지만, 처음엔 쉽사리 인정하고 싶지도, 인정할 수도 없었다. 그 전까지 내 인생에 '실패'란 없었기 때문이다. '기필코 이루리라'하고 다짐했던 모든 것은 다 쟁취해왔다. 그 전까지는 그랬다. 대부분 학업과 관련된 것이었지만, 항상 '승리'만 있어왔기에, 그것이 진실된 노력이 있으면 가능하다고 굳게 믿어왔기에 잘 이겨내왔다.

하지만 대학 입학 후엔 그렇지 않았다. 꼭 학업과 관련된 것들은 아니었지만...참 힘들었다. 줄줄이 실패의 연속이었다. 난 그렇게 자신감을 잃어갔고, 하느님을 원망했다. 정말 울기도 많이 울었다. 사실 이 글을 써내려가는 지금도 뭔가 북받쳐오르는 것을 느낀다. 참 쓰디쓴 인생이다.

그렇게 인생의 '중대한 방황'이 끝나가고 이제 인생의 다음 phase로 넘어가는 경계라고 할 수 있는 군입대 문제만이 날 괴롭히고 있다. 카투사와 의무소방 등..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부모님께 갖은 훈계를 들으며 내 인생이 꼬여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적어도 CPA시험 합격이라는, 인생의 큰 꿈을 향한 내 시기적 계획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문제였기에 부모님의 상심도, 나의 좌절도 참 컸다. 왜 남들 다 가는 군대를 이렇게 힘들게, 방황하면서 가는 것일까.

그리고 다시 한번 가닥을 잡고 있다. 남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리는 '의무경찰'에 지원했다. 그동안 고배만 마셔왔기에 솔직히 이것마저도 자신이 없다. 이것마저 잘못되면...생각도 하기 싫다.

만약 합격하게 되면 빠르면 5월 쯤, 그보다 좀 더 늦게 입영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나의 '신성한' 군복무는 시작될 것이다. 그 때까지 남겨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또 어떻게 보내게 될까? 지금까지 내모습을 보아하면 또 방황으로 시작해 방황으로 끝날 것 같다. 그 방황이 그 후 인생의 밑거름이 될 수 있을까....그래, 보통 같으면 '방황안해야지'라고 생각하는게 정상이겠지만, 지금의 난 이렇다. 나도 안다. 나란 사람은 꼬일대로 꼬였다는거.

그냥 미안하다는 생각밖에 안든다. 언제까지 이렇게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세상을 저주하고 자신에게 대못질을 해야할까. 당신들 앞에서 난 웃고 있지만, 내 가슴은 그렇지 못하다. 사춘기는 오래전에 지나갔건만 왜 이렇게 살고있는거지.

난 느낀다. 난 뭔가에 굉장히 굶주려있는 것 같다. 사랑일수도, 돈일수도, 음악일수도, 그 외의 것일 수도 있다. 어떤 것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정말 날 파멸로 이끌어줘도 좋으니 어느 하나에 빠져서 헤어나지 못하고 싶다. 정말 구제 불가능할 정도로 푹빠져서 시간가는지 모르고 미쳐보고 싶다. 그게 안되니깐 이러는걸까.

세상은 내맘처럼 호락호락하지 않다. 나도 잘 안다. 그리고 올해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또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기고, 관계가 형성되고, 관계가 끊어질까. 이 조그마한 지구 위에 살아가면서 난 또 어떤 것을 하며 1년을 보내게 될까.

그저 복잡하다. 그 누구도 해결해주지 못할 것 같다. 자꾸만 천천히 꼬여 내려가는 downward spiral마냥 천천히 내리막을 걸으며 침전해가는 내 자아를 바라보면서, 난 절대자인 하느님을 부르짖는다. 그렇지만 잘 모르겠다. 그 분께서 내게 신뢰를 져버린지 너무 오래이기 때문인가.

날 위로해주는 것은 오직 음악뿐이다. 넌 날 위로해주지 못한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다. 또한 나도 널 위로해주는 존재는 아니다. 참 슬프지만 사실인걸.

천사같은 누군가가 나타나서 구원해줬으면 좋겠다. 날 이 늪에서 꺼내줬으면 좋겠다.

사실,
굳이 꺼내줄 필요는 없다.

함께 늪에 꼭 껴안고 함께 가라앉을 그런 사람이, 그런 존재가, 그런 가치가 절실하다.
그 사람이, 혹은 그것이 망설이고 있다면...아무 걱정말고 다가와주길.
난 다른 것은 몰라도 그것만큼은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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