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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의무경찰, 2008~2010

날이 이렇게 추운데, 평일인데...(민노총 1만 상경투쟁)

by hyperblue 2009. 12. 16.

 


날은 추운데, 무엇이 이들의 투쟁을 멈추지 않게 하는 것일까. 춥고도 조용한 평일이 되리라 생각했지만 이런 예상은 여차없이 빗나갔다. 민주노총 1만명의 여의도 상경투쟁 소식. 따뜻한 사제 옷을 아무리 안에 껴입어도 추울 것 같은 날, 그들과 마주하기 위해 점심 즈음에 경력수송버스에 몸을 싣고 여의도로 향해야 하는 나. 이럴 때 마다 그들이 참 밉다.

현 정권에 대한 그들의 투쟁열망을 이해못하는건 아니지만, 막상 착잡한 기분이 아침부터 계속 온몸을 휘감는건 이상한 일이 아니겠지.

상급기관에서 전화까지 하면서 이거저거 챙기고 준비 단단히 하라고 명령 내려오는 걸 보니 생각보다 쉽지 않은 하루가 될듯-

이 분들이 폭력을 행사할 거란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이 추운날 함께 마주보고 서있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눈물이 앞을 가린다.

괜시리 어제 집을 나서면서 작별인사를 나눈 어머니의 얼굴이 그리워지는 날.

오늘은 이 상황 끝나면 부대 못들어오고 서울 한복판에서 철야도 해야하는데...내 블로그 오른편에 배치해놓은 날씨 위젯이 무심히 가리키는 '영하14도'란 심플한 숫자가 그저 야속하다.

p.s. 볼 때 마다, 입을 때 마다 느끼지만...군인들의 겨울보급품이란...가끔 '자기 자식들이 입을 걸 생각하고 디자인하고, 만들었을까?'란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해주는 면이 있다. 아무리 싸게 만들어서 우리를 입혀야 한다고 쳐도 이건 좀...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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