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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콜렉팅

제65회 한자교육진흥회 한자자격시험 2급 취득

by hyperblue 2013. 7. 9.

 

 

한자급수는 취업준비를 생각하며 취득하겠다고 생각했던 것 중 하나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자격증 취득한다고 아둥바둥했던 것 중에서 가장 고생을 한 것 같다. 취득에 소요된 시간은 에누리없이 딱 4일이었다. 왜 힘들었는지 짐작가능하다.

 

64회 시험은 신청해놓고 이틀 전에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한자700자'를 펴놓고 도서관에 앉아있다가 멘붕이 크게 와서 시험장에 아예 가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매우 부끄러운 사건이었는데, 결국 정신 못차리고 또 짧고 굵게 준비했다가 기절할 뻔 했다.

 

중학교, 고등학교 때 '한자' 과목을 이수했다는 것에 대한 쓸데없는 오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2급 한자의 수준을 솔직히 좀 얕잡아봤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한자 2급 필수 700자를 모두 편하게 쓰고 읽을 수준이 된다고 합격의 안정권은 아닌 것 같다.

 

시험 전 날, '이대로는 또 떨어진다'는 위기감에 사로잡혀 결국 학교다니면서도 잘 안샜던 밤을 학교 도서관에서 새하얗게 불태웠다. 역시 뭐든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초인적 집중력이 발현한다. 진흥회 시험준비의 가장 큰 요소라는 '기출문제 풀이'를 이 날 새벽에 파이널(?)로 6개 정도 풀었는데 결과는 실로 충격적이었다. 처음 푼게 49점, 두번째가 52점...뭐 이런식이었다. 점수가 조금씩 오르긴 했지만 합격엔 턱도 없는 점수였다. 결국 6개 중 단 한개만 합격점수에 턱걸이 하고 좀 우울한 마음으로 반 포기상태에서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집으로 향했다.

 

운명의 시험당일, 서강대학교에서 시험을 치렀는데 역시 인간의 두뇌는 시험이라는 위기상황 속에서 잠재능력을 이끌어낸다. 결과가 말해준다. 나만의 모의고사(?)에서는 단 한번도 근처에 가본적 없는 80점대를 맞았다.

 

나의 짧디 짧은 시험준비는 아래와 같았다.

 

1. 700자 암기.(쓰기, 읽기 모두 가능하도록)

2. 기출문제 6회분.

 

시험에는 사자성어와 여타의 것들이 꽤 큰 배점이 차지하지만 그 부분들은 운과 자신의 기본적 언어센스에 맡긴다. 기출문제를 내가 한 것보다 많이 풀면 풀 수록 이 부분은 커버가 될 것 같다.

 

시험 때문에 밤을 새는 건 꽤 오랜만의 경험이었다. 내겐 결코 쉽지 않았기에 흔한 자격증이지만 괜시리 뿌듯하다. 한자자격을 취득해서 뿌듯하다기 보다는 시험을 목전에 두고 터진 나의 포텐(?)을 스스로 느낄 수 있어서 짜릿했다.

 

- 결론 : '벼락치기'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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