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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취준생, 2013~2014

두 개의 학사모 졸업사진, 그리고 21년의 간극

지난 5월 초, 캠퍼스에서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졸업사진을 찍었다. 더운 날씨에 하루종일 서서 차례를 기다리면서 수업도 못가고 찍었는데, 오늘에야 그 사진들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학사모 사진을 보자마자 갑자기 떠오른 아주 오래 전의 졸업사진 하나.

21년의 간극.

유치원 졸업사진으로 추정되는 학사모 사진이 문득 생각났다. 그 사진 속에서 마주하는 21년 전 앳된 모습의 나. 지금의 사진 속에는 후덕해진 무거운 몸으로 조금은 늦은 대학교 졸업을 기다리는 아저씨가 하나 있다.


과연 21년전 일곱살의 나는 무슨 꿈을 꾸고 있었을까. 카메라 앞에서 앙증맞은 학사모를 쓰고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경찰, 군인, 대통령, 변호사 등 갖가지 꿈을 학창시절 내내 바꾸었던 나는 지금 평범한 회사원이 되기 위해 학교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어렸을 적 그 꿈들이 희미해진 지금, '한 달, 한 달 적당히 월급받으며 살아야지'란 일종의 체념을 한 내 모습에 가슴이 조금은 무겁다. 새로운 터전에서 다시 꿈을 꾸고, 키워나갈 수 있을까.


30대를 바라보는 사진 속의 아저씨는 웃고 있지만 웃는게 아닌 것 같아 기분이 오묘하다.

어쩌면 인생의 마지막 학사모 사진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한다.

  • ㅎㅎ 2014.07.08 10: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회계사 관련 검색하다 방문하게 되었네요 저는 한학기 휴학하고 공부했는데 도저히 제 길이 아닌 것 같아서 관두려고 합니다.. 1차 시험도 한 번 보지 않고 포기한다는 게 참 부끄럽네요 ...ㅠㅠ 또 사진 보니 연경 선배님이신 거 같아서 왠지 반가움에 댓글 남겨요 ^^

    • 한 학기면 좀 짧은 것 같은데... 그래도 힘든 결정이셨을텐데 응원합니다! 저는 이번에 졸업하면서 기업에 입사해서 연수중입니다.

      길은 많아요~ 자신만의 길을 잘 찾아서 가시길 바랍니다, 후배님!

  • 후배 2014.11.08 23: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동계 인턴 검색하다 우연히 들어왔는데
    학교 선배님이시군요!! 회사 생활 하시느라 바쁘실거라 예상이 됩니다 !!
    저도 나이는 좀더 어리지만 이제 막학기 재학중인 학생인데
    제가 겪은 모든 것을 미리 비슷하게 겪으신 선배님의 글들을 보니
    참 공감도 가고..위안도 되고? 많은걸 느끼게 되네요!!
    선배님 화이팅!!

    • 안녕하세요, 후배님! 댓글 감사합니다.

      아직도 학교는 공사하느라 개판이죠? 졸업할 때 원망하면서 떠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3개월이나 흘렀네요. 뜬금없지만 나중에 들어올 후배들을 위해 우리의 캠퍼스 낭만이 사라졌다는 기분 때문에 끝이 약간 개운치 않았습니다.

      저는 재무회계팀에서 열심히 제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너무너무너무 그립습니다. 사실 학교 그 자체가 그립다기보다는 그 곳에서 함께 한 사람들과의 추억이 너무 그립습니다.

      취업준비 때문에 빡빡한 생활을 하시겠지만, 사회에 나오면 못누릴 그 생활을 실컷 누리세요! 소박하게 실컷 낮잠자기 같은 것도 얼마든지 좋습니다.

      전 오늘도 조용히 퇴근시간만을 손꼽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