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격증 콜렉팅

제11회 IFRS관리사 합격...ㅠ_ㅠ

by hyperblue 2013. 3. 22.

 

확대可

새로이 만든 블로그 '취준생' 카테고리의 첫 글-

얼마 전에 있었던 제11회 IFRS관리사 시험에 합격했다.

 

사실, 신청해놓고 시험당일에도 안보려고 작정하고 있던 시험이었다. 고사일 2~3일 전에 인터넷으로 공식사이트 상에 올라온 기출문제를 보고 '아, 이건 공부안하고는 힘들겠네'란 생각과 함께 이미 응시료 5만원은 경제적 매몰비용이라고 자위하며 주말을 즐길 생각이었는데, 엄마의 '돈이 썩어나니 이놈아' 궁디팡팡을 맞고나서 어쩔 수 없이 고사장이었던 건국대로 향했더랬다.

 

이 시험은 보통 회계사 및 세무사 수험생들이 자신들의 재무회계 실력을 중간점검하고자 응시하는 대표적인 시험이다.(물론 그들은 우습게 여기는...) 나는 지난 회계사 1차 시험일 며칠 전에 '1차에 붙든말든 실력을 점검해보자'란 생각으로 좀 충동적으로 신청했다.

 

주변 친구들 중에 응시자가 거의 없긴 했지만, 학교 고시반 등에서 들려오는 카더라통신에 의하면 '매우 쉽다'가 중론이어서 신청시에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로부터 얼마 후, 최악의 시나리오였던 1차 시험 낙방이 거의 확정되고, 시험직후 멘붕의 3주를 거치면서 회계 및 기타 수험지식은 따스한 봄날의 아지랑이처럼 머릿속에서 재빨리 어디론가 날아가버렸다. 이 시험을 신청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 만큼 하루하루 아무것도 손에 잡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다. 그러던 와중에 스마트폰에 뜬 'IFRS관리사 시험 3일전'이란 알림을 보았고, 부랴부랴 기출문제를 공식 사이트를 통해 구경해봤다.

 

지난 몇회의 시험문제를 구경하고 나서야 이 시험이 결코 그렇게 우습게 볼 시험은 아니라는 직감이 왔다. CPA 수험생활을 성실히 하며 내공을 쌓은 이들에겐 껌같을 것 같았지만, 두 가지의 특이점을 찾을 수 있었다.

 

① 4지선다 (∴ 5지선다인 CPA 1차시험에 비해 찍기신공 성공확률 高)

② CPA 1차 수험생들은 읽지도 않고 제끼는 자잘한 국제회계기준서 인용 개념문제 다량출제

(∴ 정확히 맞히려면 제대로 공부하지 않는 이상 답없음)

 

또한, 지난 기출문제를 모두 보지는 못했지만 '합병, 연결, 지분법'과 같은 고급회계 부분이 꽤나 큰 비중을 차지했다. 120분에 70문제를 풀어야한다는 것도 꽤 부담스러웠다.(물론, 합격기준은 7할 득점)

 

그나마 다행스러웠던 것은 CPA 기출문제가 더러 있다는 것. 말로만 '회계사 1차시험 수준'이라고 홍보하는줄 알았는데, 실제로 숫자 하나 안바꾸고 CPA기출문제들을 그대로 낸 것이 꽤 됐다.(왠지 익숙해보여서 확인코자 버리지 않은 1차 객관식 책을 찾아봤음. 할 일 되게 없... )

 

시험 당일, 회계를 구경안한지 거의 한 달이 다 되었는데 회계사 수험생시절에도 어렵사리 풀어내던 수준의 문제들이 이따금씩 출연했기에 더욱더 정신줄을 놓아버렸다. 시험지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공정가치 측정'관련 회계기준은 CPA수험생시절에도 올해시험부터 반영된다기에 쳐다보지도 않고 제꼈던 부분이어서 이쁘게 OMR마킹기둥을 세웠다.

 

오늘 오후 3시에 발표가 된다고 해서 뭔가 밍숭맹숭한 복잡한 마음으로 합격여부를 조회했더니 실로 오랜만에 접하는 '합격'이라는 글자가 모니터에 나타났다. 내가 왜 합격했는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었지만 턱걸이든 아니든 그 글자를 보니 지난 한 달여의 '불합격자' 심리적 낙인 가운데에서 조금이나마 햇살을 본 것 같았다.

 

누군가에겐 가볍게 실력점검을 하는 쉬운 인증시험일 수도 있겠지만, 난 정말 솔직하게 기뻤다. 아직 국가공인이 아닌 것이 아쉽지만 회계관념이 아직 머릿속에 조금이나마 잔류하고 있었다는 것에 위안을 얻었다. 매몰비용이라고 애써 무시하려던 응시료 5만원은 그 외의 어떠한 추가지출 없이 기대치 않았던 합격증이 되어 다시 돌아왔다. 역시 엄마말 들어서 나쁠 것 하나도 없다는 일상 속의 소소한 깨달음.

 

앞으로도 이것을 필두로 쉽든, 어렵든 여러가지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며 조금씩 취업전선을 향해 나아가고 싶다.

물론 자격증이 취업준비의 전부는 아니지만, 내가 무언가를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정도로는 충분히 괜찮지않나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

 

차후 응시할 이런저런 시험에 대해서도 되도록 포스팅해볼 생각~_~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