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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회사원, 2014~

꿈이 없는 삶은 죽은 것과 다름없다.

by hyperblue 2021. 7. 18.

오랜만에 회사 업무 관련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해방된 주말을 보내고 있다. 지리멸렬한 야근과 고통스런 숫자/회계 분개 싸움으로 수명이 매일 조금씩 줄어드는게 느껴지다가도 당장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이 조직에서 나 밖에 없다는 책임감으로 버티고 또 버틴다.

2주일 전에 드디어 만 7년을 꽉 채우고 8년차 회사원이 되었다. 조금씩 잠잠해지는듯 했던 코로나19 상황은 다시 전례없이 격해지고 있고, 나의 조직생활, 환율, 그 외 많은 것을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다. 백신도 맞았고, 이제는 조금씩 실마리가 보이는구나 싶다가 갑자기 급변한 상황은 이래저래 씁쓸함만 더 할뿐이다.

특별한 사교활동도 하지 않고, 집-회사 만 오가는 일상 속에서 다른 옵션을 고민해보기도 하고, 그간 잠시 소홀했던 혼자만의 취미활동/공부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으로 나름 잘 활용하고 있다. 물리적으로 혼자 있음에서 오는 고독함도 무뎌졌다.

나의 꿈은 임원도 아니요, 다른 의미의 성공한 회사원도 아니다. 나의 꿈은 어쨌거나 회사 밖에 있다. 회사원으로서의 삶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회사원은 내가 안정적인 근로소득을 창출하여 밥을 먹고 살게 해주는 수단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회사원으로서 보내고 있지만, 그러하다. 많은 시간과 정력을 쏟기에 나름의 애착은 당연히 있으나 더 큰 의미부여를 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다. 지금은 퇴사하고 없는 예전 옆 팀장님은 '회사원은 평일/주말 구분없이 늘 스탠바이 하고 있어야한다'는 괴랄한 꼰대질을 일삼으며 퇴근한 팀원들을 술자리로 불러내는 등 지금 기준으로는 말도 안되는 전횡을 일삼았더랬다. 세상은 날이 갈수록 빨리 변하고 있는데, 본인의 쌍팔년도 회사생활을 강요하시던 분. 흡사 '천상천하 유아독존'과 같았던 그 전횡의 끝은 불명예퇴사였다. 아재요, 불공정에 민감하고 '임원 달아야지' 얘기하면 코웃음친다는 90년대생들이 몰려오고 있다는 걸 그 때 정녕 몰랐단 말입니까.

벌써 10년이나 지나버린 회계사 수험생 시절에 당시 중급회계 강사이셨던 김현식 회계사님이 pmp 화면 속에서 나를 신랄하게 꾸짖었던 기억이 났다. "'수험생'이 너의 직업이 되면 안된다."는 취지의 꾸지람. 보통 연단위로 하는 수험생활을 하며 '나는 수험생'이란 이유로 매너리즘에 빠져서 시간을 허비하거나 합리화하며 합격에 대한 열정을 잃지 말라는 얘기. 분명히 지금의 나는 회사원이 직업이지만, 같은 취지에서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 때가 있다. "'회사원'이 나의 평생의 직업이면 안된다."고 나 스스로를 꾸짖고 싶은 순간이 있다. 이 때 까지 나를 꾸짖었던 지나간 선배들의 가르침을 아직도 가슴 속 깊이 100% 공감하고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내가 결혼을 아직 하지 않았고, 부양해야 할 처자식이 없기에 생기는 현실적인 여유(?)에서도 일부 기인했다는 것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그럼 대체 나의 '꿈'은 무엇이냐고 혹자가 묻는다면, 난 30대 중반의 터닝포인트를 통과한 지금도 '음악'이라고 얘기하고 싶다. 거창하게 뮤지션이니 뭐니 꿈을 하나의 직업으로 특정하여 포장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러기엔 나의 재능이 일천하고, 지금까지의 나의 삶의 궤적이 전형적인 음악가의 그것과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직업이라 함은 모름지기 소득 창출이 가능해야 함이 조건이다. 사실 그런 자신은 없다. 그렇다고 포기하고 싶지도 않다. 주머니에 돈이 좀 생기니 어릴 적보다 값 비싼 취미생활을 즐기는 영역에 진입했지만, 오늘도 이런저런 영상강의를 들으며 감을 익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훌륭한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지만, 연장을 어떻게 잡는지도 모르고는 일을 시작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친구들 몇명이 함께 있는 단체카톡방에선 모두가 일요일 저녁의 우울함을 노래하며, 월요일을 고통스럽게 기다리고 있다. 나 역시 동조하고 있긴 하다. 피할 수 없는 월요일이란 현실을 받아들이더라도 어쨌든 나에겐 포기하고 싶지 않은 꿈이 있다. 그 꿈은 내가 회사에서 일을 하게 해주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회사에서 1인분을 잘 해내야만 내가 하고 싶은, 배우고 싶은 것들을 계속 할 수 있는 근로소득이 주어지기에 퇴근 후의 삶을 위해 퇴근 전의 삶에 최선을 다해본다.

꿈이 없는 삶은 정말 죽은 것과 다름 없다.

오늘도 나의 꿈은 변치 않고 음악에 맞닿아있다.
남들보다는 조금 돌아갈지라도, 아니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더 많이 빙빙 돌아서 갈지라도 나만의 타임라인으로 꾸준히 그 꿈을 향해 나아가리라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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