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iscellaneous/회사원, 2014~

7/30(금) 장중 소고 (이 곳이 중국인가)

by hyperblue 2021. 7. 30.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원화와 위안화는 여러가지 이유로 비슷한 흐름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은데, 어제 오늘 들어 이런 모습이 더 두드러진다. 두 통화간의 코릴레이션을 금융기관의 리서치센터처럼 분석할 능력은 없지만, 오늘은 거래를 하며 장중 틱 차트를 멍하니 보고있는데 움직임이 너무 유사해서 괜히 소름이 돋았다.

원화가 위안화의 프록시 통화니 뭐니 하는 여러가지 이유로 연동된다고는 하지만, 특히 외국인들에게는 그냥 중국과 붙어있는 또다른 중국으로 간주되는게 아닐까란 불편함이 있다. 물론, 이건 정치적인 논리가 아닌 양국의 밀접한 경제적 상관관계 때문인 것이 크겠지만 이런 다소 미시적인 움직임 마저 똑같이 판박이처럼 움직이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불편하다고 해야하나.

중간에 달러를 거치지 않고 위안화와 원화간 직거래하는 시장이 엄연히 국내에 존재하니 차익거래 유인 때문에라도 비슷하게 움직일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자본주의의 달콤한 부분만 취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 중국과 경제적으로 같은 카테고리에 묶여있다는 사실은 내심 유쾌하지 않다.

최근의 중화권 증시 폭락도, 자국 기업의 미국 증시 상장이 불쾌하여 철퇴를 내린 모습도, 중국 당국은 그럴싸한 말로 포장은 했지만 결국 공산당 일당 체제의 폐쇄성이 낳은 정책 결정이었고, 결과적으로는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엄청난 인구에서 오는 내수시장과 그 기회를 잡기 위해 중국 진출에 애가 닳은 우리나라 기업들- 나 역시 그 기업의 일원으로 몸담고 있기에 중국이라는 대국이 전해주는 꿀을 향유하는 수혜자임은 부정할 수 없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권과 중국은 날이 갈수록 경제발전과 체제의 우월성 경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분명 세계 10위권의 선진국 반열에 진입했으나 두 국가와의 밀접한 관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우리나라는 머지 않은 미래에 선택을 강요당할지도 모르겠다. 이런 고민은 결국은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된다. 이 좁은 땅 덩어리에서 우리끼리 편 나눠서 치고 박고 싸우기에는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경제 상황이 무겁게 다가온다.

중국의 체제는 싫더라도 돈은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중성. 중국 인민해방군의 열병식에 국가원수 자격으로 참석했던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국 중국의 인민들에게 "따쟈 하오"라고 따로 신년인사를 했던 문재인 대통령-

오늘도 쌍둥이 마냥 커플링 된채 움직이고 있는 USD/CNH와 USD/KRW는 뜬금없이 장중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p.s. USD/KRW는 오버슈팅 된 구간인'듯'하다고 여러가지 경로로 끊임없이 주위에 강변하고 있으나 연고점 부근에서 방향성을 모색중인 환율은 '이제 너가 틀렸다고 인정해'라고 강요하는 것 같다. 주식도 단기, 중장기 흐름을 다르게 봐야하듯 달러/원 환율도 조금 더 시계열 스코프를 넓혀보자고 얘기하고 싶다.

그렇다, 아직 내가 틀렸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다. 달러/원 환율은 지금 레벨에서 하락해야만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