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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의무경찰/의경 블루스

5. 내무실 기수(보직)체계.



[의경블루스 - 5] 내무실 기수(보직)체계.

어느 군대이건 위계질서가 존재한다. 또한, 위계질서에 따른 역할배분과 권한제한 등이 뒤따른다. 육군식으로 예를 들면, "이젠 전투화 끈을 앉아서 맬 수 있다.".... 뭐 대충 이런 식.

전의경은 이런 보직, 기수체계가 상당히 세밀하고 치사하게(?) 나뉘어져있다. 먼 옛날부터 그래왔고,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게다가 조금씩 다르긴해도 놀라울 정도로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전국의 중대가 다 비슷하다. 기본 틀은 비슷한데 보직의 이름이 좀 다르거나 하는 정도이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머나먼 옛날 전투경찰 1기가 해병대 조교로부터 교육을 받았고, 의경 1기가 전경 조교들로부터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온갖 것(?)들이 다 물려져 지금까지 내려왔다는 설이 있다. 물론 루머는 루머일뿐, 사실관계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전의경이 일반 군대에 비해 가장 X같은건, 바로 짬밥이 하루, 이틀 밖에 차이가 안나도 기수가 다르면 무조건 칼같은 선후임관계가 된다는 것이다. 'X월 군번'이면 입대일이 몇일씩 차이가 나도 동기처럼 지내는 육군과 달리 전의경은 자대 전입일이 하루만 차이나도, 그 기수가 다르다면 무조건 선임, 후임관계가 성립된다.

맨 처음에 신병이 자대에 전입했을 때 마주하는 가장 큰 위기중의 하나가 바로 고참들의 이름과 얼굴, 기수를 외우는 것. 세자리 기수와 얼굴, 이름을 재빨리 매치시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기수를 외워야하는 이유가 다 있다. 그 비공식 보직이라는 것이 기수별로 나눠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1기~##5기는 ○○○, ##6기~##9기는 ☆☆☆', 이런 식으로 보직체계가 구성돼있다. 입대일, 기수사이의 절대적인 짬밥차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게 바로 일반적인 군대와 차별화되는 전의경의 큰 특징.

이런 보직체계는 당연히 '비공식'적인 것이다. 대원들 사이에 비공식적으로 존재하는 것이지만, 부대생활에는 가장 절대적인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휘관들도 대부분 이런 보직체계가 존재하는 것을 알고 있다. '묵인'이라는 표현보다는 '재량권의 인정'이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지금까지도 이런 보직체계 안에서 수 많은 부대가 잘 굴러가고 있고, 대원들끼리 시대의 흐름에 맞게 자체적인 수정을 거쳐가면서 예전처럼 막무가내 구타나 가혹행위를 유발하는 요인 또한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보직 레벨업의 재미. 이게 바로 전의경들의 가장 짜릿한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일경, 상경, 수경 진급은 거의 의미가 없다. 그저 월급이 좀 오를뿐. 제 아무리 수경이어도 위에 절대적 차이가 얼마 나지않는 고참들이 많아서 기수의 상대적인 위치가 낮다면 계속 고생을 해야한다. 굉장히 웃기면서도 무서운 것은, 의경출신 지휘관의 경우 이런 보직체계에도 빠삭하기 때문에 고참 중 한명이 되어 보직체계에 관여하기도 한다는 것. 우스갯소리로 그런 지휘관들을 '우주열외'라고 일컫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인 '열외'고참대원을 뛰어넘기 때문이다.

아래는 화제의 전의경 웹툰 '노병가'의 일부. 기안84님의 작품인데, 이와 거의 흡사하다. 만화 아래에 명시되어 있듯이 지방과 중대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다.

'챙', '받데기', '열외'...이런 단어를 알고 있는, 경험했던 사람을 사회에서 만나면 참 반가울 것 같다 :)
2년동안 까까머리 남자들끼리 하는, 어찌보면 참 유치하고 무섭고 치사하고 더러운 군대놀이.

누군가에겐 영원히 지우고 싶은 악몽이 되고, 누군가에겐 아련한 추억이 되겠지.

- 원작자 '기안84'님의 블로그 : http://kr.blog.yahoo.com/khmnim/folder/13.html

  • 우왕 2010.02.17 22:5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석수경님 글 잘읽고 있습니다 :)
    재밌네여

  • 으허 ㅋㅋㅋㅋ 2010.02.24 12: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 윗 댓글단이인데 석수경님 부대원 아닌데염 ㅋㅋ

    애꿎은 부대원만 하나 죽었겠군요 ㅠㅠㅠㅠㅠ

  • 오늘 발행하는 글에 위의 그림을 퍼가겠습니다. 출처 표기 하겠습니다.
    허락하지 않으시면 내리겠습니다..

    • 저도 이 그림의 원제작자가 아니라서 이렇게 말씀하시면 좀 뜨끔...합니다.

      이 그림은 '기안84'라는 닉네임을 가진 웹툰 만화가의 저작물입니다. '노병가'라는 제목의 의경 관련 웹툰을 연재했고, 거기에 있던 그림입니다.

      참고하세요...^^

  • 공둘249 2011.02.11 23:5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ㅋㅋ 아 군생활 새록 새록 떠오르네요
    저흰
    막쫄<사역병<사수(사역병수석의 준말=밧데기)<중간(=챙)은 장비와 서무로 나뉘는데 서열은 장비<서무이고 그위에 소대열외<중대열외<내물or내장 (내무반장,왕고)
    전령은 부전령<전령 체계였는데 전령은 상경~수경 짬빱이고 말년에 내림. 부전령은 이경말~상경. 전령라인이라 막쫄때부터 엘리트얘들 뽑아서 시킴 그래서 열외들도 왠만하면 큰빵꾸내거나 전령업무 잘못하기전에는 전령터치 안하지만 전령은 중대전령이나 기율한테 핵털림ㅋㅋㅋㅋ

    • 비슷하군요. 저희는 쫄 - 받데기(장비) - 챙(서무) - 열외 순으로 크게 나뉘어져있었습니다. 그리고 저 4개 보직은 소대 보직과 중대 보직으로 구별됐죠. 예를 들면 소대에서 쫄이더라도 중대장비인 경우도 있었고..

      지금 생각하니 참 우스운데 그 땐 정말 절대적인 그런 체계였는데...요즘 부대의 왕고를 잡고 있는 옛 후임들에게 가끔 물어보면 직원들의 터치와 언론의 ㅈㄹ때문에 지금은 거의 다 무너져서 유명무실해졌답니다.

  • 비밀댓글입니다

    • 제가 있던 부대와 비슷하네요. 전 풀린 군번이라서 일경 말에 분대장 녹견장을 달았죠. 물론 저의 풀린 군번을 시기한 악마고참들의 갈굼으로 그 때 까지 참 힘들었지만....

      자세한 글 잘 봤습니다. 읽고있자니 옛날 기억들이 다시 떠오르네요. 다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할지, 다 함께 만나면 어떨지 괜히 상상해보게 됩니다.

  • 의경 출신 2013.05.16 08: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세요, 간만에 포털에서 노병가 검색해서 들렀다가 잘 보고 갑니다. 저는 님보다 한 한 달 반 정도 늦게 입대한 953기입니다. 아저씨 수고하셨어요.

    • 953기면 제 기억엔 6주차 후임기수였네요. 저희 부대에도 있었습니다.

      지금와서 이런 얘기하는게 민망하긴 하지만 아저씨도 고생많으셨어요~_~

  • 태풍1010 2014.01.09 22:5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전 서울 1기동대 1010중대 출신이랍니다.기수는 818기^^ 아직도 깨쓰걸고 하루에 한번씩 챙 패나요? 저땐 하루가 멀다하고 챙 겁나게 때렸는데...오죽하면 제가 챙질하다가 차라리 막내가 편해보인다는 생각도 했으니까요.ㅠㅠ 그땐 제대보다는 얼른 열외시켜줬음 하는 바램이었죠. 아직도 소름끼치는 말...챙 다 올라와.ㅠㅠ

  • 6중방 둘 2015.10.20 14: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우린 소대막내-사역병-차방-사역장-5석(장비)-3석(서무)-전령(준열외)-분대장(열외) 이 순서였늣데ㅋㅋ 4석 챙은 아마 직원들 보기에 애들 교양하고 패기만 하는 보직이다 보니 찌르면 좆되니까 없앤듯 하네요ㅋㅋ

    • 생소한 용어가 더러 있으나 비슷하네요.전 군번이 잘 풀려서 챙을 빨리 달았는데, 소대열외가 제 위에 열명 정도 됐고, 중대열외는 중대의 1/3은 족히 됐더랬죠.... 그 몇달동안 진짜 하루하루 너무 힘들었다는ㅠㅠ 이젠 6~7년전 이야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