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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scellaneous/회사원, 2014~

책임의 무게, 무게의 책임

by hyperblue 2021. 6. 2.

살다보면 그럴 때가 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때. 그 누구도 나를 등떠밀지 않았고, 오롯이 나의 의사로 행한 어떤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때가 있다. 스무살 성인이 된 이후 암묵적으로 사회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교육을 받았으며, 직장인이 된 후에는 '어엿한 사회인'으로서 져야 할 책임의 무게에 대해 생각해보곤 했다.

선택 그리고 자유와 방종의 애매한 경계 속에서 우리네 삶, 특히 나의 현재 삶에는 수 많은 선택이 존재했다. go or no-go. 가끔은 그 선택은 돌이킬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잘 하지는 않지만 어떤 게임 속에서는 rewind 기능이 존재해서 잠시 뒤로 감은 다음 다시 플레이할 수 있는데, 우리의 삶은 비가역적이다. 다시는 그 선택의 전 시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생채기는 아물면서 보기싫든 좋든 흉터를 남긴다.

숱한 선택의 순간이 만든 것이 지금의 나,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이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작고도 큰 선택의 순간들에 대해 다들 그 무게를 얼마나 느끼면서 살아가는걸까. 가끔 나처럼 선택의 기로에서 도망가고 싶지는 않은걸까. 그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할 것만 같은 양갈래 길에서.

어느덧 나의 지시 혹은 조언에 의해 움직이거나 진중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생긴 지금은 그 위치가 주는 무게감에서 책임이 느껴진다. 만약에 내가 생각한대로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에 대한 책임은 응당 내가 전체, 혹은 많은 부분을 지고 가야 하는 것이다.

오늘도 누군가의 선택이 있었다. 넌지시 속삭이며 물었다. 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겠느냐고.

혀 끝의 알싸함이 쉬이 가시지 않는다. 동전의 양면이 있음을 인정하지 못하면, 우리네 인생은 여러모로 피곤해진다.
플러스가 커진 만큼 마이너스가 커지는 것이 만물의 균형을 유지하는 중요한 원리인 것을 늘 가슴에 아로새기며 오늘도 내 마음 속 하얀 촛대에 불을 붙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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