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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도 긴 특박도 이제 안녕~ 우와..벌써 2009년의 끝이 보인다니. 군생활을 시작한 2008년 중반에서 지금까지의 시간흐름은 정말 지금 시점에선 믿기지 않는다. 흔히 말하는 '국방부의 시계는 거꾸로 매달려 있어도 간다(아, 우리는 행정안전부..*-_-*)'는 말은 당연하면서도 반신반의하는 진리였나니... 전의경 상설진압중대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특별외박'. 줄여서 '특박'.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난 이거 기대하고, 기다리는 재미로 지금까지의 군생활을 보냈다. 특별외박은 말그대로 '특별히 보내주는 외박'이다. 일반 군대로 치면 일종의 포상휴가. 우리 같은 경우에는 큰 시위나 힘든 근무기간이 끝났을 때, 노고치하의 측면에서 경찰청장 혹은 지방청장(나의 경우엔 서울청장)이 보내주는 것이 보통이다. 참고로 現 서울청장이신 주상.. 2009. 12. 15.
명동성당, 용산참사, 그리고 가치관의 혼란. ※ 사진 클릭하시면 좀 더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2009년 10월 29일) 명동대성당에는 많은 전의경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천주교 신자로 첫 발걸음을 내딛는 세례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약 700여명의 서울청, 기동본부, 경찰서 소속 전의경이 새신자로서, 그들의 첫걸음을 축복해주는 대부(代父, godfather)로서 기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이른 아침부터 줄줄이 모여들었다. 우리 중대에서는 애석하게도 새신자가 한명이었다. 그리고 대부를 서는 나와 함께 이 곳까지 인도해주신 담당 선교사님까지 총 3명만이 참석. 다른 중대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기동대 같은 경우에는 중대당 수십명이 우르르 와있었다. 신자 입장에서는 참 부럽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소수만 참석한 우리 중대가 좀 부끄.. 2009. 10. 29.
헌혈, 모두모두 동참해요! 부끄럽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헌혈을 했다. 수술을 하면서 누군가의 피를 수혈받은적은 있는데 헌혈하기는 처음이다. 물론, 내가 군인이기에 알게모르게(?) '다 하는 것'처럼 되어있기에 약간의 망설임을 뒤로하고 손을 뻗었다. 별거 없었다. 괜시리 쭉쭉 호스를 타고 빠져나가는 검붉은 피를 보면서 기분이 좋았다. 이렇게라도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뿌듯했달까. 많은 사람들은 정기적으로 한다는데, 이게 얼마나 필요하고 소중한 일인지 느낄 수 있었다. 요즘 혈액공급에 차질을 빚고있다고 한다. 함께 얘기를 나눈 직원분께서 말씀하셨다. 신종플루 때문에 학교나 일선 군부대에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아서 헌혈이 어렵다고. 이렇게나마 경찰서차원에서 헌혈을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고- 뿌듯한 마음으로 기념품(?)과 초.. 2009. 10. 15.
후임이 만들어준 내 침상 이름표. 참....고맙다. 이런 장난을 칠줄은 몰랐다. 가볍게 웃음짓게 만들어준 장난 :) 남자들끼리 티격태격하며 살아가는 군생활은 이런 소소한 재미가 있다. 2009. 10. 15.
블로그 이전 기념, 일상사진 업데이트(?) 드디어 블로그 이전성공~ 이전 설치형 블로그에서 트래픽의 은근한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트래픽이 무한이라는 티스토리로 옮겨왔다. 티스토리와 텍스트큐브 사이에서 거의 1주일 가량 고민을 했는데, 결국은 업로드와 관련한 기능에 끌려 티스토리로 왔다. 도메인도 다시 세팅했는데, 무슨 문제인지 아직은 적용이 안되고 있다..아...이거 은근히 피말리네. 어느덧 남은 군생활은 7개월도 안된다. 참, 시간 빠른듯.. 의경 입대 전에 절묘한 타이밍(?)에 글썼다가 광우병촛불집회 때문에 욕만 된통 먹었는데, 벌써 이렇게.......... 티스토리의 강력한 특징이라는 사진기능을 시험하기 위해 근래에 찍은 사진을 업로드 해본다. 훈련과 근무나가서 짬날 때 후임들과 찍은 사진들 :) 처음엔 정말 힘들었는데, 역시 짬밥이 차.. 2009. 10. 13.
군대에서 맞는 첫 생일. 어김없이 시간은 가고, 이렇게 만22세 생일도 찾아왔다. 그것도 군대에서. 생각보다 덤덤한 기분. 오늘은...서울시내에 집회가 많은 관계로 아침일찍 중대원 전체가 출동을 나갔다. 나는 '중대자체지침(?)'에 의해 생일자근무열외. 아무도 없는 조용한 내무실에서 이렇게 블로깅을 할 수 있다니..신기하기도 하고, 왠지 모를 느낌이 몸 전체를 휘감는다. 심심해서 예전에 써갈긴 싸이월드 다이어리를 한 페이지씩 펼쳐봤다. 나의 화장실(?)이라고 해도 다를 바 없는 그 곳. 2008년 4월 10일 - 스무해가 넘는 세월동안 뭘 위해 살았나 살기위해 살았나, 죽기 싫어 살았나 요지경세상, 메스꺼운 내 속. 아직까지도 이런 날 거둬줄 위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신을 기다린다. 내 모든 것을 휘감고 날 지배할 당신을 기다.. 2009. 4. 11.
우와!! 특박이 떨어졌다!! 드디어 2009년 첫 특박(특별외박)이 떨어졌다. 그렇게 기다려온...정말 간절히 원했던 특박. 서울청이 아닌 경찰청 본청에서 떨군(?) 특박이다. 우리 중대는 서울청 특박 첫조로 배정이 되어서 이렇게 나와있다! 용산참사의 후폭풍과 언론노조 문제 등으로 요즘 함께 고생하는 서울의 수 많은 전의경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은...^-^ 간단하게 특박 내용을 아래에 첨부한다. ::: 전국 상설 전의경부대 특박 실시 ::: ★ 기간 : 2박 3일 ★ 대상 : 전국212개 상설 전의경부대 (직원중대, 시설전담 중대는 제외) 각 지방청 실정에 맞게 조편성후 특박. 경 찰 청 National Police Agency 2009. 3. 29.
서울에 복무하는 전의경은 우울하다. 용산참사와 관련해서 경찰조직 내에 큰 파란이 일고, 그 폭풍의 결과로 김석기 前청장이 물러났다. 공석으로 남아있던 서울청장 자리에 한 마리의 용(龍)이 등장하셨나니....바로 주상용 치안정감이다.(치안정감은 경찰 내 두번째 계급. 말 그대로 경찰 No.2) 계급장에 큰 무궁화3개를 달고 서울치안유지의 총책임자가 되었다. 경찰조직의 가장 말단인 우리 전의경들에겐 역시 화젯거리가 되었다. "대체 어떤사람이래? 우리한테 잘 해줄까?" 청장의 말 한마디에 군생활 자체가 달라진다는 걸 모두 알기 때문이다. 기대와 불안이 오가는 시기가 지나고 그가 자리를 잡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기대는 사라지고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국엔 단순한 불안감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모두들 입에 "좆됐다."라는 말을 달고 다.. 2009. 3. 16.
2009년 1월 중순, 1/3의 군생활. 어느덧 군생활도 약 1/3정도가 흐르고, 시위철은 잠시 정체기에 들고 우리는 '방범순찰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거의 매일 방범근무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무엇이 날 이 곳으로 이끌었나. 자대전입 후 많은 일이 있었고, 힘들어서 다 포기하고 싶은적도 숱했다. 그래도 견디다보니 이렇게 되어버렸다. 오늘 또 의경기수 883기(행정기수 924기)고참들이 전역했다. 늠름한 모습으로 손을 흔들며 경찰서 후문을 나서던 그들. 난 언제쯤에나 그 대열에 낄 수 있을까. 어젯밤에 나눴던 '옛날엔 그랬지-'류의 대화들을 난 언제쯤에나 수 많은 후임들 앞에서 할 수 있을까. 어제는 '북한 남침 전면태세'와 같은 뉴스 때문에 야간방범을 돌면서 영 마음이 싱숭생숭했다. '나는 전쟁이 나면 무엇을 하게 될까'부터 '가족들은 어떡.. 2009. 1. 18.
전의경에게는 인권이 없다. (입대 D-24) '촛불문화제'는 그냥 '시위'로 변모하고 있고('변질'이라는 말을 쓰면 또 우르르 달려들겠지.), '쇠고기 수입 반대'구호는 '이명박 나가죽어라'로 反정부구호로 변해버렸다. '일단은 듣는척이고 뭐고 개무시로 일관하자'는 이명박 정부와 '우리 말 안듣는 당신같은 대통령 필요없다'라고 으르렁대는 집단 사이에 껴서 진퇴양난의 처지에 있는 집단이 있다. 바로 요즘 인터넷에서 쉴새없이 입에 오르내리는 '전의경'이다.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합리성'이라는 것을 본래 좀처럼 찾기 힘든 인터넷 게시판 등은 쌍욕과 입에 담기 힘든 문구들로 물들고 있다. 소위 '폭력경찰'로 그들과 대치하는 사람들을 싸잡아 매도하고, 그들의 신상정보를 마구 캐내서 유포하고, '이 사람이 시민들을 때렸다'며 마녀사냥식으로 희생양을 재생산하.. 2008. 8. 30.
우민 유전자 & '전의경옹호(?)' 포스팅으로 얻은 것. 몇몇 성난 군중들께선, 이 만화를 보고나서도 '그럼 너나 미친소고기 많이 쳐먹고, 명박이 똥꼬나 핥아라'라고 평을 할지 사뭇 궁금해졌다. 만약 그렇다면...정말 그렇다면..? 내가 비록 대안을 제시할 수준은 못되지만, 지금 우리 주위에 저런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걸까 생각하면..참 답답하다. (여러 사람들이 얘기하듯) '전의경 옹호(?)' 포스팅을 하고나서 많은 사람들이 남겨준 댓글을 보면서, 대응하면서, 이 답답하고 쓰라리는 마음을 평소에 사회 공부를 많이 해서 박식한 친척형에게 하소연했더니 형은 내게 몇가지 조언을 해주었다. 1. 내가 얼마나 무력하며, 폭력적이고, 어리석었으며, 조심해야하는지를 난 알지 못했다. 2. 합리적인 비판에 대해 힘을 보탠 후에, 합리적이지 않은 비판과 싸우라는 것. 형은 내.. 2008. 6. 3.
너와 너희들에게 나는 아무것도 모르겠다. 근데 난 한 가지는 확실히 알고 있다. 너의 존재가 내 가치를 일깨워준다는 것. 이래서 사람은 혼자일 수도, 혼자여서도 안되나보다. 미천한 내 가치는 너로 인해 재평가된다. 타인의 평가와 비난과 멸시와 조소 따위는 두렵지 않다. 난 이미 오래 전부터 그래왔었다. 당신은 그 존재자체로서 나에게 새로운 삶의 의미를 부여한다. 언제부턴가 그래왔다. 그리고 조금씩 다가온다. 나와 당신을 시험할 숱한 고난의 시간이. 두렵다. 아니, 두렵지 않다. 난 당당히 맞서 싸우겠다. 이 싸움의 이유도 바로 당신. 당신은 이미 내 안에 너무 커져버렸다.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의경, 남자, 아들이 되고 싶다. 또한 당신들의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고 싶다. D-40. 항상 고맙다. 그리고 사랑한다. 너, 그.. 2008.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