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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기도 그렇게 이 길을 걸어왔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처럼. 그리고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돌이켜보면 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수식되는 단편적인 기억들뿐. 목줄 잡힌 개처럼 사는 시간이 종착역을 향해,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주체적인 인간'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으로 다시 세상속으로 던져지겠지. 목줄은 풀렸지만, 다시 '경쟁사회'라는 우리 속에 같인 개가 되어. 잠을 수단삼아 꿈속으로 도피하려고 하지만, 그것마저도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꿈은 언제나 꿈일 뿐. 눈을 뜨는 순간 난 다시 현실이라는 거대한 세계와 마주한다. 참 기쁘지만, 이 순간들을 손꼽아 기다려왔지만, 참 기쁘지 않다. 행복하지만, 행복하지 않다. 즐겁지만, 즐겁지 아니하다. 매번 반복되는 역설적인 감정, 순간들. 난 변했다. 그리고 변하.. 2010. 4. 8.
스페인어로 노래하는 독일 라틴팝 밴드, Marquess Marquess는 대부분의 노래를 스페인어로 부르는 이상한(?) 독일의 라틴팝 밴드이다. 처음에 우연히 독일관련 음악사이트에서 이들을 접했을 때, 당연히 스페인쪽 그룹이라고 생각했으나 독일밴드라는 사실을 알고 좀 어리둥절했었다. 어쨌든, 그들의 본거지인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 체코, 폴란드 등의 독일 인접국가에서 인기가 상당히 좋다고 한다. 누가 들어도 spanish 느낌이 물씬 풍기는 신나는 노래들이 귀를 즐겁게 해준다. 이국적인 남미, 라틴의 감성을 느끼고 싶은 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밴드. 늘 듣는 락음악과 댄스음악과는 전혀 다른 장르여서 그런지 나도 굉장히 오랫동안 이들의 음악을 들어왔지만 쉽게 질리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곡 3개를 첨부한다. Marquess - El Temperam.. 2010. 4. 4.
[EOS 500D] 화사한 봄날, 진압용품, 장비정리- 오늘은 볕이 참 좋은 날. 때 맞춰 일주일 만에 부대휴무가 떨어졌다. 엊그제 지휘검열 때 비를 맞으면서 눅눅하게 된 진압복도 말리고, 버스 안의 장비들도 보기좋게 정리해서 내일부터 다시 새로운 한 주를...! 날씨가 좋아진만큼 천안함과 관련된 여러작업에도 속도가 더 붙고 실종자 구조에 애쓰시는 많은 분들이 다들 힘내셨으면 좋겠다. 2010. 4. 3.
G20 정상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2010년 상반기 제2기동단 지휘검열 "G20 정상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2010년 상반기 제2기동단 지휘검열" 우와, 제목 길다.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 지휘단상 위에 걸린 플래카드의 문구가 이러하다. 오늘로서 내 처음이자 마지막 단검열(기동단에서 주관하는 지휘검열)이 끝났다. 우리 중대는 어느 순간부터(?) 2기동단 소속 중대들이 움직일 때 마다 상황대비 때 같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결국 검열까지 같이 받았다. 물론, 방순대이기 때문에 2기동단의 일선 기동대, 전경대가 하는 만큼의 수준을 요구받지는 않았지만 처음으로 기동단 지휘검열에 참여했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고 본다. 언제부턴가 세트(?)로 묶여서 각종 집회, 상황에 같이 나가는 바로 옆 동네 강남경찰서 방범순찰대를 비롯하여 혜화경찰서, 용산경찰서, 강동경찰서 방순대 등 방범순찰대.. 2010. 4. 1.
Green Day -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약 7분에 이르는 긴 뮤직비디오, 그리고 끝나고 난 후의 긴 여운. 내 가슴 속에 깊게 흔적을 남긴 뮤직비디오 중의 하나, Green Day의 Wake Me Up When September Ends. 얼마전에 생각난건데, 2006년 대학교 밴드 공연 때도 손수 무대위에 올렸던 곡이기도 하다. 물론 생각해보면 연주자체는 좀 별로였긴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노래를 다른 사람들에게 라이브로 허접하나마 들려줄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했다. 뮤직비디오가 좀 길어도 볼만하다. 여자친구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다가 그녀에게 알리지 않고 해외파병을 자원한 소년에 대한 이야기. 일종의 반전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입대전에 뮤직비디오를 보며 괜시리 뭉클했던 기억이 난다. 가사도 눈물겹다. 쉬운데 머릿속에서 반복된다. 참 잘.. 2010. 3. 31.
제대를 한 달여 앞두고. 이젠 전국적으로 고참이 없다. 7주 차기수인 의경 908기(행정기수 949기)가 엊그제 완전 전역했다. 아직도 기억난다. 입대 전에 기동본부에서 면접을 볼 때, 자신이 원하는 입대일을 순서대로 고르라고 했었다. 난 5/1, 5/8, 6/26 순으로 가장 빠른 시일부터 지망했으나 연장자우선 때문에 밀리는 바람에 6/26에 입대했다. 5/1입대한 기수가 907기, 5/8입대가 908기, 6/26 입대가 지금 내 기수인 909기이다. 운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나도 지금쯤 제대했을텐데. 천안함 침몰사건으로 말이 많다. 나와 전역일이 비슷한 말년병장의 실종소식을 듣고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 하루하루 더 조심스럽게 생활해야겠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도 을호비상령이 떨어져서 영외활동이 전면금지됐다. 대한민국은 국방의 .. 2010. 3. 28.
[EOS 500D] 따뜻한 봄날의 연합진압훈련 제2탄!(사진多,스크롤주의^-^) 오늘도 일주일만에 연합진압훈련이 떨어졌다. 아침일찍 과천서울대공원 주차장에 수십대의 경찰버스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서울청 소속 중대 뿐만 아니라 경기청 소속 중대들까지 모여들어서 주차장은 경찰버스 전시장을 방불케할 정도였다. 내 눈으로 대충 확인한 것만 60대 정도였으니...최소 20개 중대 이상이 모였다는 이야기. 여기저기서 각자 자기 중대만의 구호를 외치며 구보를 뛰고, 훈련을 하는 통에 좋게 말하면, 활기가 넘쳤다. 우리 중대는 며칠 후 있을 자체진압검열 준비에 비중을 많이 두고 오늘 훈련에 임했다. 승리의 카메라, 캐논 EOS 500D는 오늘도 여기저기에 찰칵찰칵 불을 뿜었다. 1주일 전과는 다르게 따뜻해진 날씨 덕분에 잠바도 벗고 가벼운 마음으로 훈련을 했다. 정말 오늘만큼은 봄이 온게 아닌가.. 2010. 3. 26.
"그때 당신이 경찰청장이었다면?… 화염병에 선량한 시민이 죽었다면?…" ※ 조선일보 기사링크 : [최보식이 만난 사람] '용산 참사' 때 물러난 김석기 前 경찰청장 내정자 조선일보에 김석기 前 서울청장님의 인터뷰 기사가 떴다. 읽어보며 마음 한 구석에 남아있는 안타까움과 해결되지 않는 의문점, 그 외의 복잡한 감정들이 다시금 수면위로 떠올랐다. 김석기 前 청장님은 내가 근무중인 경찰서의 서장을 지내기도 하셨다. 물론 내가 군복무하기 10년전인 98년에 취임하셨으니 직접적인 관계는 없다. 부대 지휘관분들께 훗날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가 가끔 볼 수 있는 정겨운 '포돌이, 포순이'도 이 분이 창안하셨다. 게다가 군복무까지 전투경찰로 자원하셔서 마친, 뼛속부터 경찰이신 분이다. 김 前청장님은 지난 2009년 2월 10일, 용산참사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지고 결국 前 경찰청장 내.. 2010. 3. 23.
추운 봄날, 경찰병원에서의 반가운 조우 :) 오늘 오전에는 소대후임과 오랜만에 경찰병원으로 병원외출을 갔다. 근데 이럴수가..동기들을 3명이나 차례로 우연히 만났다. 처음으로 만난 사람은 노원경찰서 방범순찰대에서 군생활중인 동기. 보자마자, "형!"이러면서 내게 왔다. 우와, 원래 얼굴이 귀염상이였는데 하나도 안변했다. 거의 입대하고 훈련소와 서울청 신병교육대에서 한 내무실을 쓴 이후 처음으로 만났다. 이제 제대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는데, 만감이 교차했다. "잘 지냈어?" 이 한 마디로 약 2년간 못 전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이 녀석은 나랑 다르게 부대기수가 좀 꼬여서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한다. 노원..우리 경찰서 방순대와 함께 서울의 최고 망고방순대로 손꼽히는데, 녀석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하네. 후일을 기약하며, 연락되는 동기들끼리 한번 .. 2010. 3. 22.
Lostprophets - The Betrayed 크하...Lostprophets 형님들이 또 다시 진리의 앨범을 가지고 돌아왔다. 앨범 타이틀은, The Betrayed. 올해 초인 1월에 발매됐는데, 2007년부터 이번 앨범을 준비했다고 한다. 3년이란 시간만큼이나 앨범의 수준도 명반급이다. 난 웬만해서는 타이틀곡 한 두개 듣고, 앨범 전체는 잘 안듣는 편인데, 이번 앨범은 버릴 곡이 거의 없다. 이 정도 퀄리티면 하나하나가 다 타이틀곡급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아, 그리고 이번 앨범은 Korean/Japanese Edition으로 한국, 일본에서만 좀더 특별하게 발매됐다. 앨범의 마지막 곡, The Light That Shines Twice as Bright...의 뒷부분에 히든트랙이 더해졌다. 앨범발매일 또한 한국, 일본은 1월 13일,.. 2010. 3. 18.
[EOS 500D] 겨울같은 봄날의 연합훈련, 그리고 즐거운 만남.(사진多, 스크롤 주의^-^) 또 여기저기 불을 뿜은 DSLR, EOS 500D. 제대로 다루는 사람이 없어서 초점이 안맞는 것도 많고 웃기는 사진이 많다. 오늘은 제2기동단 소속 격대(간단히 말해서, 대형집회시위현장에서의 원활한 지휘를 위해 중대 2~3개를 묶은 통합 단위)들의 연합전술훈련이 있었다. 우리 중대는 방순대이지만 제2기동단 소속 직원기동대인 11기동대, 옆 경찰서 방순대인 289중대와 함께 격대를 이루고 있다. 격대훈련의 목적이었던 연합대형전술훈련은 드넓은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했다. 아...정말 추워죽는줄 알았다. 훈련 말미에는 눈이 미친듯이 마구마구 쏟아졌다. 오늘은 3월 중순.....지구 멸망이 다가오는 것 같아 두렵다. 일단, 빙하기가 오든, 지구멸망이 다가오든..나 제대 좀 하고ㅠㅜ 훈련을 하며 찍은 많은 사진.. 2010. 3. 17.
날 좋은 오후의 주간방범, 그리고 캐논 EOS 500D 우리 부대의 카메라와 캠코더는 매우 노후됐다. 딱 봐도 몇년 전 것인데, 이젠 작동조차 간신히 되는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경리계에서 새 채증용 카메라와 캠코더가 보급나왔다. 근데 깜짝 놀랐다. 둘다 초고가의 물건이었다. 카메라는 DSLR인 캐논의 EOS 500D이다. 나는 사회에서도 이 카메라에 대해 들어만봤지, 만져본 적도 없다. 그런 카메라를 부대에서 만져볼줄이야...... 이런 고가의 카메라, 캠코더 보급은 집회시위현장에서 일선 부대의 채증능력강화의 일환으로 실시됐다고 한다. 특히나 절체절명의 국가적 행사인 G20 정상회의가 다가오고 있고, 모든 경찰의 역량이 그 부분에 집중되어 있어서 이런 파격적인(?) 보급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사실 이 카메라를 제대로 다룰줄 아는 대원도 부대에 딱히 없다. 그.. 2010.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