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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인 신부님때문에 불편한 미사시간 난 천주교 신자다. 아무한테나 떳떳하게 '난 가톨릭입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만큼 마음과 행동이 신실하지는 않지만, 아주 어릴적부터 꾸준히 다녀왔고 군생활 중에도 심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내가 죽을 때 까지 함께 해야 할 종교임에는 틀림없다고 할 수 있다. 제대 후에 새롭게 나의 본당이 된 동네 성당 주일미사에 참석하기 시작했는데, 마음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신부님이 '너무 정치적'이여서이다. 나는 기도를 하러,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과 대화를 하러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지 신부님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들으려고, 어떤 의미에서는 강요받으려고 참석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신부님도 그걸 알법한데 우리 성당 신부님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 워낙 확고해서인지 강론시간을 '주님의 가르침'을 빙자해서 은근.. 2010. 5. 30.
제대 직후의 마음가짐? 어느덧 나도 제대한지 2주일이 훌쩍 넘었다. 머리 좀 짧은거 빼고 '군바리 스멜'난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주위에 딱히 없음. 원래 난 제대 직전에 아래와 같은 것들을 꿈꿨었다. 1. 원없이 게임이나 하자! ▣ 내가 직면한 현실 : 난 일단 게임에 소질이 없고, 입대 전에도 별로 즐기지 아니함. 제대하기 6개월도 훨씬 전 부터 휴대용게임기 PSP를 장만해서 경찰버스 안과 내무실에서 껴안고 살아서인지 게임은 쳐다도보기 싫음. 2. 잠이나 자자! ▣ 내가 직면한 현실 : 부대에 있을 때, 말년에 하도 시간이 안가서 잠을 한번 미친듯이 자보려고 했었는데, 시간가는건 좋았지만 이게 인간인가 짐승인가 싶어 끔찍했다. '이제는 그만 자고 싶다'고 느낄만큼 원없이 자고 나와서 제대하고 또 잠에 쩔어 살고 싶지는 않았.. 2010. 5. 29.
Slipknot 베이시스트 Paul Gray(1972~2010) 사망 밴드 Slipknot의 베이시스트 Paul Gray가 미국 현지시간으로 2010년 5월 24일 아침, Iowa주 Des Moines의 투숙하던 호텔방에서 사망한채로 발견됐다. 현재까지 사인(死因)에 대해선 알려진 바가 없고, 지역경찰은 부검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래 Kerrang! 기사를 보니 HALE!과 앨범 작업중이었다는데, 충격적이다. 불과 몇분 전까지도 Slipknot 노래를 듣고 있었는데 우연히 이 비보를 접했다. 메가톤급 밴드 Slipknot의 일원인지라 다른 팬들의 충격도 상당히 클듯. According to the Associated Press, the body Slipknot bassist Paul Gray was discovered this morning (May 24) in a .. 2010. 5. 25.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and all we need is a reason. All we need is right here inside us :) 우리, 인간적으로, 너무 멀리 가지는 맙시다. 2010. 5. 17.
내가 공부를 하겠다며 깝죽대는 이유 제대하자마자 하루종일 학교도서관에 있다가 출퇴근하기를 반복하자니 기분이 좀 그렇다. 원래 기분같아서는 여행도 가고, 이거저거 많이 하려고 했지만 제대휴가 나와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직면한 현실의 높은 벽을 보았다. 결국 난 공부를 하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쓸쓸히 도서관을 오가고 있다. 진지하게 장래에 대해 고민을 해봤고, 내가 잘 하는게 무엇인지도 생각해봤다. 글쎄...아직 내가 날 잘 모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난 노래로 돈을 벌 수 있을만큼 노래를 잘 하지도 못하고, 연예인이 되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만큼 끼를 갖고 있지도 않으며, 세상을 휘어잡을 수 있는 음악적 재능도 없다. 그렇다고 머리가 아주 비상하지도 않다. 결국 내가 이 날 이 때 까지 해온 것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엉덩이로 했다고.. 2010. 5. 16.
후유증, 그리고 잡소리 제대한지 3일째.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왔다갔다하는데 나름 슬슬 군바리티도 벗고 민간인 스멜이 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정말 그저께 제대한게 맞냐?', '제대한지 오래된 사람같다.' 등의 입에 발린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역시 '민간인 짬밥'이 미천한 것은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나니...그건 바로 대화를 할 때 툭툭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경찰무전음어이다. 의경의 특징 중 하나가, 늘 사용하는 경찰무전기로 인해 무전음어가 부대내의 일상적인 생활회화에도 통용된다는 것. 뭐, 취사반이나 행정반 등 무전과는 거리가 먼 보직이라면 다르지만, 방범, 교통, 시위진압 등 '필드'에서 뛰는 대원들은 무전기가 곧 총이요, 생명이다. 고로, 옛날에는 신병이 들어오면 두드려패서 수백개의 무전음.. 2010. 5. 16.
내 인생의 목표, 그리고 꿈 누군가가 갑자기 내게 와서, "네 꿈은 뭐니?"라고 물었을 때 바로 일목요연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나 또한 그럴 수 없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과연 내 꿈은 뭘까? 어릴 때는 대통령이니 군인이니 경찰이니 허구언날 바뀌면서도 바로바로 얘기했는데, 이제는 20대 중반의 문턱에 와서 정말 현실적인 꿈을 찾아나설 때가 왔다. 입대 전에는 '일단 남자가 군대는 갔다와서...'란 생각으로 잠시 미뤄뒀는데, 막상 제대를 하고 나니 더이상 자기자신에게 변명할 거리가 없다. 한창 적성이니 뭐니 하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때, 진지하게 꿈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있다. 결국 그 때 잠정적으로 결론내린 것이 '국제변호사'였다. 글쎄...단순히 그 직업이 어감상 있어보여서였을까? 난 그렇게 대학.. 2010. 5. 13.
영광스러운 전역, 그리고 새로운 출발! 아침 8시, 단잠에서 깨어나 잘 먹지도 않던 아침짬밥을 먹으러 취사반으로 내려갔다. 평소와는 다르게 꿀맛이었다. '마지막 짬밥 맛있게 드십쇼!'라고 웃으며 말을 거는 취사반 후임이 고마워서 식판을 깨끗이 비웠다. 단화를 질질 끌며 내무실로 다시 올라가서 이제 더이상은 입을 일이 없을 경찰근무복을 마지막으로 차려입었다. 여섯명의 부대동기가 함께 모여 경비계로 향했다. 제대휴가 나오는 날까지 두발상태가 불량하다며 휴가증을 안주고 애먹였던 전경관리반장님도 오늘은 말없이 수고했다며 전역증과 자그마한 전역 선물을 하나씩 손에 쥐어주셨다. 그렇게 싫어했던 경비과장님께서도 밖에 가서도 하는 일 모두 다 잘 되고 건강하길 빈다며 한 명씩 악수로 전역을 축하, 격려해주셨다. 아, 난 왜 눈물이 이리 많은걸까. 밖으로 흘.. 2010. 5. 12.
Being free is a tragedy Living so free is a tragedy- when you can't see what you need to see, when you can't be what you want to be, when you don't know who you are. 무서워하지 마라. 나는 방패가 되어 너를 지켜주며 매우 큰 상을 너에게 내리리라. (창세기 15, 1) 2010. 5. 11.
단상 #1 민간인처럼 살고 있으니 부대생각이 전혀 나지 않는다. 아직 전역증은 받지 않았지만, 제대휴가중이니 마음은 그냥 민간인이다. 지난 2년의 부대생활이 이렇게 머리에서 쉽게 잊혀지나 싶을 정도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이제 11일 밤에 들어가서 전역휴가 귀대신고식을 하고, 부대에 남은 후임들과 옛이야기를 하며 서로에게 덕담을 나누고, 부대에서의 마지막 잠을 잔 후, 다음날 아침 전역신고식을 하고 부대를 완전히 떠날 날만 기다린다. 믿기지 않는다. #2 확실히 2년의 공백동안 많은 것이 변했다. 방을 2박3일을 넘게 정리해도 내 맘에 들지 않는다. 없어진 것도 많고, 바꿔야할 것도 많다. 차차 해가야지. 시간을 갖고. 무엇보다 가슴아팠던 것은, 부모님이 2년 전보다 나이들어 보인다는 것. 이게 가장 큰 변.. 2010. 5. 9.
마지막 휴가. 인생의 마지막 휴가라고도 할 수 있으려나. 그냥 젊은 날의 마지막 휴가라고 하고 싶다. 길고긴 군복무의 끝이 보인다. 사실상의 근무를 마치고 제대휴가를 나왔다. 기분은 민간인이다. 예전과 같은 부대복귀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아직 한두번 들어가서 잠을 더 자고 나와야하지만, 말그래도 잠만 자야할 뿐이다. 신도림역을 왔다갔다 했는데, 방범나온 의경들이 보인다. 뭐눈엔 뭐밖에 안보인다고, 어딜가나 눈에 띈다. 독일어학원을 등록했다. 고등학교 때 미친듯이 배운 이 언어에 대한 알 수 없는 애착이라고나 할까. 실상 쓸일은 거의 없지만, 왠지 '나 독어 좀 했어요'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자격증을 하나 갖고 싶었다. ZD. 열심히 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어야겠다. 노트북이 생기니 데스크탑에 전혀 손이 가지 않.. 2010. 5. 1.
2012, 열두명의 현자 2012 - 윌리엄 글래드스톤 지음, 이영래 옮김/황소북스 책제목에 혹해서 구입했다. 고대 마야력에 나온 2012년이란 특정 해와 그 의미에 대한 작가의 해석이 드러난다. '맥스'라는 한 인물의 생애를 다루면서 그가 일생을 통해 마주하는 특정한 사람들간의 관계가 주로 다루어지며, 훗날 그들의 운명이 예정되어 있었으며 결국 2012년 12월 21이라는 마야력 마지막 날에 그 의미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줄거리만 보면 어떤 측면에서는 좀 진부하지만, 한 인물의 생애를 다루는 작가의 탄탄한 구성이 돋보였다. 책장을 덮으면서 미래에 대한 작가의 긍정적인 생각을 느꼈다. 하지만, 크게 가슴 한 구석을 울리는 무언가를 느끼게 만든 책은 아니었다. '인류멸망'이라는 자극적인 어휘를 사용한 출판사의 '종말론 마케팅'에 .. 2010.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