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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도서관은 CPA준비생이 넘쳐나요. 우와, 정말 열람실에 앉아서 주위를 둘러보면 나랑 똑같은 중급회계책을 갖고 열심히 씨름하고 있는 사람이 열의 일곱은 족히 된다. 정말 놀라울 정도... 인터넷 강의를 듣는 노트북 화면을 힐끗 쳐다보면 대부분이 나도 듣고 있는 '김현식 중급회계'. 많은 이들이 회계사 시험에 매진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비율이 이 정도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간간히 계절학기 학과목 공부를 하거나, 사시나 행시를 준비하는듯 여타 법전과 씨름중인 사람들고 간혹 있었지만...역시나 대세는 CPA. 이건 뭐, 오렌지색 바탕이 포인트인 '신현걸 중급회계'책을 들고다니기가 민망할 정도. 우리학교가 괜히 공인회계사 합격자수 1위를 하는게 아니다. 합격자가 많은 만큼, 굉장히 많은 수의 학생들이 준비한다는 것을 주위를.. 2010. 7. 1.
현실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늦은 때. 일상생활에서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해 종종 쓰는 표현이 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라는 말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것저것 때문에 망설일 때, 부모님이나 주위 친구들로부터 받은 조언에도 많이 포함되어 있었는데 오늘 강의를 듣다가 강사님이 '여러분에게 현실을 알려주겠다'며 이 표현을 독특하게 해석하셨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었다.'는 것이 그 분의 말씀이다. 그리고 우리가 원래 주구장창 언어생활에 활용한 전자의 허구성(?)을 파헤치셨다. 강사님 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라는 표현은 사회의 '가진 자'들이 '그렇지 못한 자'들이 쉽사리 자신에게 맡겨진 일 등을 포기해서 이 사회의 계층구조 등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도록 만든 말이란 것이다. 오...듣자하니 정말 .. 2010. 6. 24.
원리는 중요해, 출가(出家)준비중, 당산철교 분명히 대학교 2학년 때, 한 학기내내 들었던 과목인데.....내가 당시에 공부에 손을 많이 떼고 살았던 것 같다. 누구나 무시하기마련인 회계원리. 말그대로 원리과목이기 때문에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근데, 실상은 그렇지 않은듯 하다. 요즘 깨작깨작거리며 많이 느낀다. 이 단순하고 원초적인(?) 과목을 보며 입대 전에 공부할 땐 못느꼈던 깨달음도 가끔 느낀다. 갈 길은 멀고, 내가 한 달간 해낸 것은 아직 걸음마도 시작못한 아기 수준. 오호호호, 결국 한 달동안 놀기도 꽤 열심히 놀았다. 방을 구했다. 자그마한 원룸. 하숙을 들어갈까 어쩔까 하다가 결국 홀로서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전역 후에 학교도서관으로 노트북과 이거저거 넣고 등산용 백팩을 군장 들쳐멘 군인마냥 들고 하.. 2010. 6. 16.
안양대학교 도서관이 자꾸 눈에 밟혀. 버스와 지하철에서의 몸싸움을 마친 후 신촌역에서부터 넉넉잡아 15분 정도의 다리운동을 적절히 해야 도착하는, 총 한시간 반의 대장정이 끝나야 당도할 수 있는 학교 중앙도서관. 날도 더운데 노트북이다 뭐다 육군훈련소 행군의 추억을 재현하듯이 두 어깨에 등산용 백팩을 짊어진채 집을 나서니 도착하면 등뒤에 흐르는 것은 땀이요, 오는 것은 잠이로다. 항상 도서관에 도착하면 자리에 엎드려서 한숨 자고 시작한다. 집 바로 옆에는 안양과학대도 있고, 안양대학교도 있는데 타대학교 학생인지라 이용할 수가 없다. 아...듣기로는 안양대학교 도서관이 시설도 좋다던데....방학 때 만이라도 안양대 학생이 무선랜 아이디랑 학생증만 빌려주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주변에 아는 사람이 없다. 동네 독서실에 가자니 돈도 들 뿐더러 .. 2010. 5. 30.
정치적인 신부님때문에 불편한 미사시간 난 천주교 신자다. 아무한테나 떳떳하게 '난 가톨릭입니다'라고 얘기할 수 있을만큼 마음과 행동이 신실하지는 않지만, 아주 어릴적부터 꾸준히 다녀왔고 군생활 중에도 심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내가 죽을 때 까지 함께 해야 할 종교임에는 틀림없다고 할 수 있다. 제대 후에 새롭게 나의 본당이 된 동네 성당 주일미사에 참석하기 시작했는데, 마음이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신부님이 '너무 정치적'이여서이다. 나는 기도를 하러,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과 대화를 하러 미사에 참석하는 것이지 신부님 개인의 정치적 견해를 들으려고, 어떤 의미에서는 강요받으려고 참석하는 것이 아니다. 분명히 신부님도 그걸 알법한데 우리 성당 신부님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이 워낙 확고해서인지 강론시간을 '주님의 가르침'을 빙자해서 은근.. 2010. 5. 30.
제대 직후의 마음가짐? 어느덧 나도 제대한지 2주일이 훌쩍 넘었다. 머리 좀 짧은거 빼고 '군바리 스멜'난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은 주위에 딱히 없음. 원래 난 제대 직전에 아래와 같은 것들을 꿈꿨었다. 1. 원없이 게임이나 하자! ▣ 내가 직면한 현실 : 난 일단 게임에 소질이 없고, 입대 전에도 별로 즐기지 아니함. 제대하기 6개월도 훨씬 전 부터 휴대용게임기 PSP를 장만해서 경찰버스 안과 내무실에서 껴안고 살아서인지 게임은 쳐다도보기 싫음. 2. 잠이나 자자! ▣ 내가 직면한 현실 : 부대에 있을 때, 말년에 하도 시간이 안가서 잠을 한번 미친듯이 자보려고 했었는데, 시간가는건 좋았지만 이게 인간인가 짐승인가 싶어 끔찍했다. '이제는 그만 자고 싶다'고 느낄만큼 원없이 자고 나와서 제대하고 또 잠에 쩔어 살고 싶지는 않았.. 2010. 5. 29.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Everything happens for a reason and all we need is a reason. All we need is right here inside us :) 우리, 인간적으로, 너무 멀리 가지는 맙시다. 2010. 5. 17.
내가 공부를 하겠다며 깝죽대는 이유 제대하자마자 하루종일 학교도서관에 있다가 출퇴근하기를 반복하자니 기분이 좀 그렇다. 원래 기분같아서는 여행도 가고, 이거저거 많이 하려고 했지만 제대휴가 나와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내가 직면한 현실의 높은 벽을 보았다. 결국 난 공부를 하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쓸쓸히 도서관을 오가고 있다. 진지하게 장래에 대해 고민을 해봤고, 내가 잘 하는게 무엇인지도 생각해봤다. 글쎄...아직 내가 날 잘 모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난 노래로 돈을 벌 수 있을만큼 노래를 잘 하지도 못하고, 연예인이 되어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만큼 끼를 갖고 있지도 않으며, 세상을 휘어잡을 수 있는 음악적 재능도 없다. 그렇다고 머리가 아주 비상하지도 않다. 결국 내가 이 날 이 때 까지 해온 것은 책상머리에 앉아서 엉덩이로 했다고.. 2010. 5. 16.
후유증, 그리고 잡소리 제대한지 3일째. 학교 중앙도서관에서 공부한다고 왔다갔다하는데 나름 슬슬 군바리티도 벗고 민간인 스멜이 나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들마다, '정말 그저께 제대한게 맞냐?', '제대한지 오래된 사람같다.' 등의 입에 발린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역시 '민간인 짬밥'이 미천한 것은 숨길래야 숨길 수가 없나니...그건 바로 대화를 할 때 툭툭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경찰무전음어이다. 의경의 특징 중 하나가, 늘 사용하는 경찰무전기로 인해 무전음어가 부대내의 일상적인 생활회화에도 통용된다는 것. 뭐, 취사반이나 행정반 등 무전과는 거리가 먼 보직이라면 다르지만, 방범, 교통, 시위진압 등 '필드'에서 뛰는 대원들은 무전기가 곧 총이요, 생명이다. 고로, 옛날에는 신병이 들어오면 두드려패서 수백개의 무전음.. 2010. 5. 16.
내 인생의 목표, 그리고 꿈 누군가가 갑자기 내게 와서, "네 꿈은 뭐니?"라고 물었을 때 바로 일목요연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나 또한 그럴 수 없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과연 내 꿈은 뭘까? 어릴 때는 대통령이니 군인이니 경찰이니 허구언날 바뀌면서도 바로바로 얘기했는데, 이제는 20대 중반의 문턱에 와서 정말 현실적인 꿈을 찾아나설 때가 왔다. 입대 전에는 '일단 남자가 군대는 갔다와서...'란 생각으로 잠시 미뤄뒀는데, 막상 제대를 하고 나니 더이상 자기자신에게 변명할 거리가 없다. 한창 적성이니 뭐니 하면서 대학입시를 준비하던 고등학교 때, 진지하게 꿈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있다. 결국 그 때 잠정적으로 결론내린 것이 '국제변호사'였다. 글쎄...단순히 그 직업이 어감상 있어보여서였을까? 난 그렇게 대학.. 2010. 5. 13.
영광스러운 전역, 그리고 새로운 출발! 아침 8시, 단잠에서 깨어나 잘 먹지도 않던 아침짬밥을 먹으러 취사반으로 내려갔다. 평소와는 다르게 꿀맛이었다. '마지막 짬밥 맛있게 드십쇼!'라고 웃으며 말을 거는 취사반 후임이 고마워서 식판을 깨끗이 비웠다. 단화를 질질 끌며 내무실로 다시 올라가서 이제 더이상은 입을 일이 없을 경찰근무복을 마지막으로 차려입었다. 여섯명의 부대동기가 함께 모여 경비계로 향했다. 제대휴가 나오는 날까지 두발상태가 불량하다며 휴가증을 안주고 애먹였던 전경관리반장님도 오늘은 말없이 수고했다며 전역증과 자그마한 전역 선물을 하나씩 손에 쥐어주셨다. 그렇게 싫어했던 경비과장님께서도 밖에 가서도 하는 일 모두 다 잘 되고 건강하길 빈다며 한 명씩 악수로 전역을 축하, 격려해주셨다. 아, 난 왜 눈물이 이리 많은걸까. 밖으로 흘.. 2010. 5. 12.
Being free is a tragedy Living so free is a tragedy- when you can't see what you need to see, when you can't be what you want to be, when you don't know who you are. 무서워하지 마라. 나는 방패가 되어 너를 지켜주며 매우 큰 상을 너에게 내리리라. (창세기 15, 1) 2010. 5. 11.